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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여름 우리나라 좋은동시
고지운 외 39명 지음, 서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6월
평점 :

아이들의 마음을 가장 순수하게 표현한 문학이 #동시 라고 알고 있다.
그 동시를 어른들이 쓰고 있다는 아이러니함도 있지만,
아이들이 쓴 동시나 어른들이 아이의 마음을 가지고 쓴 동시나
독자로써 읽었을 땐 비슷했다.
학교 사서도우미로 봉사하면서 어느시즌에 2,3학년 아이들이 동시에 동시집을 몽땅 대출하는걸 알게됐다.
학교 교육과정 중 동시를 배우던 시기에 맞춰
담임 선생님께서 준비물로 동시집을 가져오라고 했다한다.
집집마다 흔하게 있는 동시책이 아니기에, 아이들은 학교 도서관에 몰려와서 대출을 해간다.
대출한 도서는 자연히 반납을 하게 되고, 정리하면서 들춰보곤 했었다.
동시집에 실린 동시들은 창의적인것도 있고, 성숙한것도 있고, 그다지 이끌리지 않는 동시도 있었다.
내 아이들도 학교 준비물로 동시집을 가져가야 하는 날이 올것에 대비해서
몇권쯤은 사두고 싶어서 더 열심히 동시들을 살폈었다.
내가 재밌던 동시도 있고, 아이들이 보고 재밌다고 사달라고 한 동시집도 있었다.
이렇게 저렇게 몇년에 걸쳐 동시들을 꽤 읽었었는데, 이번에 읽은 동시집은 단연 탑이였다.
"기분나쁘게 말해서 수학책이랑 안 놀거야." 한 문장에 이끌려서 선택한
#2023여름우리나라좋은동시

전집을 살 때, 50권중에 마음에 쏙 드는 책이 3권이 넘으면 사도 괜찮단 얘길 들었는데,
동시집을 살 때도 한 권 안에서 마음에 쏙 드는 동시가 3편 이상이면 샀다.
근데 이 책에는 마음에 쏙 드는 동시가 5편이 넘는다!!!!
그 중 하나로 '너를 만나고 싶어서 첫째, 둘째를 낳았고, 세번째만에 드디어 너를 만났다'는 내용의 동시가 있었는데,
막둥이 귀에 속삭여주니 아이가 베시시 웃으면서 너무 좋아했었다.
연산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에게 "교과서 받은 날"을 낭독 해주니 깔깔 거리면서 재밌어 한다.
크레파스가 사라지고 방에 보름달이 떴다는 동시도 좋았다.
한명의 작가가 출간한 동시집이 아니라 다수의 작가들의 동시들을 한권에 모아둬서
다양한 관점을 느낄 수 있던 장점도 있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면서 더욱 크게 와 닿게 된 동시도 있다.
초승달 만함 틈이 보름달만큼 커져서 휠체어가 탈 수 있는 공간이 생긴 지하철 풍경.
가만 생각해보니 책에 실린 동시만 좋았던게 아니라
일러스트도 훌륭했다.
읽다보면 어느새 동시보다 그림을 먼저 관찰하게 됐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속에서 지루해 하는 초1 막둥이에게 가만가만 하나씩 읽어줬는데,
멈추지 말고 계속 읽어달라고 요청했다.
아이도 나만큼이나 동시가 맘에 들었나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