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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개의 달 시화집 봄 ㅣ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귀스타브 카유보트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1년 3월
평점 :
아직 쌀쌀할 때도 있지만 추웠던 겨울이 지나가고 있네요.
어느덧 햇살이 길가를 비추고, 조금씩 길거리에 꽃들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정말 봄이 찾아온 것 같아요.
봄바람이 하늘하늘 콧잔등을 간지럽히는데 ㅎㅎ 완연한 봄이 어서 왔으면 좋겠어요!!
비록 시국이 시국인지라 꽃놀이를 하러 갈 수는 없지만
동네 길거리나 안양천만 해도 꽃이 제법 피었더라고요.
그래서 점심시간에 길거리에 잠시 나와 시화집을 꺼내들었어요.
"벚꽃잎이여
하늘도 흐려지게 흩날려 다오
늙음이 찾아오는 길 잃어버리게."
아리와라노 나리히라, Park Bei Lu/파울 클레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데요. <열두 개의 달 시화집 봄>은 열두 개의 달을 콘셉트로 각 달의 주제에 맞는 시와 그림들을 모은 시화집 중 3월-5월 모아 만든 시화집입니다. 저번 시화집 겨울 포스팅에서도 극찬했듯이 월별로 주제에 맞는 시와 그림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계절감을 확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므로 여러분께 정말로 추천해드립니다!! 앞서 말했듯이 아무래도 꽃놀이를 가긴 힘들 것 같아 이렇게라도 그 풍경을 생각하고 느끼니깐 너무 좋더라고요!
이번 시화집 봄은 윤동주, 백석 등 39인의 작가의 시와 귀스타브 카유보트, 파울 클레, 차일드 하삼의 그림이 만나 새롭고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유명한 작가들(그러니깐 일반 사람들이 평소에 알고 있는 작가들/관심을 갖고 있지 않더라고 쉽게 알 수 있는 작가들)이 아닌 작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이렇게 하나 더 배워나가는 거죠^^
三月.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그림 귀스타브 카유보트)
귀스타브 카유보트는 인상주의 화가로 고전적인 규범을 벗어나 길 위의 풍경과 같이 일상적인 파리의 모습을 주제로 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해요. 그리고 사실주의 화풍을 공부했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의 모습, 사람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우면서도 그가 전하는 메시지를 뚜렷하게 느껴져 더욱 좋았던 것 같아요! 3월의 시들은 새롭게 봄을 맞이하는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시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봄바람이 살랑살랑 부러 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四月. 산에는 꽃이 피네
(그림 파울 클레)
파울 쿨레는 현대 추상화의 시조로 어느 특정한 미술 사조에 속한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추상적이고 구상적인 미술 양식을 모두 갖춘 그림을 그렸다고 해요. 처음에는 생각보다 어둡고 난해해 보이는 그림들이 많아서 왜 이 파울 쿨레 작품을 4월의 그림으로 선택했을까? 의문이었어요. 근데 4월의 시들을 쭉 읽어봄에 따라 왜 인지 알 것 같더라고요! 꽃이 피어나면 언젠가는 시들어 버리는 게 순리이죠. 그래서 꽃이 필 때는 너무나도 행복하고 좋지만, 시들어가거나 떨어지는 꽃들을 보면 가슴이 괜히 쓸쓸한 것 같고 그렇잖아요. 마쓰오 마쇼의 시 또한 일맥상통하는 같아요. 두 사람의 생 그 사이에 피어난 벚꽃이 어느 순간 시들어 가듯이, 우리 인생 또한 저물어가잖아요. 4월은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달이었습니다.
五月. 다정히도 불어오는 바람
(그림 차일드 하삼)
차일드 하삼은 미국의 인상주의 작가로 그 역시도 미국의 도시와 해안을 주로 그렸다고 해요. 카유보트의 그림이 조금 더 사실적으로 느껴졌다면 그에 비해 조금 몽글몽글해 보이는 그림이지만, 좀 더 느낌이 있어 보인다 생각했어요. (그림을 잘 알지 못하는 자의 주관적인 판단입니다^_ㅠ) 5월도 4월과 같은 맥락의 시들이 있었지만, 조금 더 청량한 느낌이 가미되어 있었다고 해야 할까요? 요즘 5월만 돼도 날씨가 조금 무덥잖아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나날들을 표현하는 모습들이 느껴져서 4월과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봄을 만연히 느끼고 싶으시다면 꼭 열두 개의 달 시화집 봄을 읽어보시길 바라요!! 진짜 진짜 추천합니다!! 근간으로 나올 여름도 너무 기대가 되고, 이미 나온 가을 편 또한 가을의 낙엽을 보며 보고 싶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리고 꼭 봄/여름/가을/겨울이 아니더라도 월별로 시화집이 나와있기 때문에 읽어보고 싶으신 분들은 월별 시화집을 구매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