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슬퍼할 것 - 그만 잊으라는 말 대신 꼭 듣고 싶은 한마디
하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충분히 슬퍼할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 유일한 가족인 엄마를 애도하며 그 슬픔을 이겨내는 에세이입니다. 처음 이 책을 받았을 때는 귀여운 그림체의 그림 에세이다 보니 마음 편하고 빠르게 완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슬픔의 감정들이 밀려와서 쉽게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완독하기까지 조금은 시간이 걸렸습니다ㅠㅠ 온전히 이 감정을 추스르고 읽어나가기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기도 했고 너무 슬퍼서 우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남들에 비해 감성적인 사람이기도 하고 저에게도 몸이 편찮으신 아빠가 있어서 일까요.. 저 또한 이 책을 통해 제 슬픔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작가님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단순히 그림이 귀여워서 힐링을 원해서 이 책을 선택하셨다면 생각만큼 가볍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위에도 언급했듯이 저에게도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셔서 여러 번의 고비를 맞으신 후 지금은 요양병원에서 지내고 계시는 아빠가 계세요. 그래서 그런지 이 부분에서 너무나 공감이 갔습니다.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눈도 못 뜨고 잠든 것 같이 누워계시는 아빠를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었죠. 다행히 저희 아빠는 깨어나셔서 지금은 살아계시지만 그때의 슬픔이 온전히 느껴졌어요. (아직도 그때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지만요^_ㅠ)



그래서 저 또한 요 몇 년간 진짜 슬픔에 잠겨서 하루하루를 살아간 것 같아요. 저도 이런 얘기를 자주 했거든요. '내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아', '그 뚫린 구멍이 뭘로도 안 채워져서 너무 시리고 아파'라고 말이죠. 근데 주위의 사람들은 그래요. 다 지나갈 거라고 그럴 때일수록 더 행복한 생각만 해야 된다고..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은 그걸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점점 가면 쓴 사람이 되어갔어요. 그냥 평상시에는 아무렇지도 않는 척 담담한 척. 그러다 제가 이 슬픔을 달래는 방법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슬픈 공연을 보는 거였습니다. 그 슬픈 공연을 보고 울면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울고 싶은 만큼 펑펑 울다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정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져서 이렇게 지내다가는 내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저도 작가님처럼 슬픔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찾아갔어요


작가님은 마음 구멍을 채우기 위해 좋아하는 것들을 했다고 하셨는데! 저는 가장 먼저 '책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런 말 하기 부끄럽지만 그전의 저는 일 년에 한번 책을 읽을까 말까 하던 사람이었어요. 근데 책은 장르가 다양하잖아요? 그래서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여러 장르 읽어나갔어요. 아무래도 책을 읽을 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었죠. 소설책을 읽으면 그 내용을 따라가다 보니 생각이 나지 않았고, 자기 계발/힐링 책을 읽을 때는 제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서평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무언가 몰두할 수 있었고, 결과물이 주어지는 일이다 보니 만족감이 커졌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저를 조금씩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계기가 된 거죠.


솔직히 아직도 그때 생각을 하거나 여전히 아프신 아빠 생각을 하면 슬프고 눈물이 납니다. 하지만 조금씩 마음을 이해해 나가고 지금 이 순간도 중요하니 조금은 행복해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혹시나 아직도 슬픔을 주체할 수 없는 분들께 엄청난 힘이 되어드릴 순 없겠지만 조금은 나를 위해 용기를 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힘내세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내 옆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자.
지금 이 시간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니까. - P3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