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양장) 소설Y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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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창비의 K-영어덜트 소설 '나나' 

처음 독자들에게 작가를 밝히지 않고 서평단을 모집할 정도로 속도감 있는 전개, 흡입력 있는 문장 구조로 단숨에 읽히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소설


어느 날 갑자기 육체에서 영혼이 빠져나오게 된 두 아이. 

영혼이 육체로 다시 돌아가지 않는다면, 자신은 죽고 영혼 없는 껍데기뿐인 육체로 평생을 살아가야 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모든 것에 완벽함을 추구하며 공부면 공부, 노는 거면 노는 거 어떤 거 하나 빠짐없이 잘하는 한수리는 도무지 육체가 왜 자신을 거부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육체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애를 쓰죠. 반면 집안의 사정으로 인해 무던한 삶을 살며 싫어도 절대 NO라고 얘기하지 않는 은류는 영혼이 없는 삶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육체로 돌아가는 일을 등한시합니다. 이야기는 이 두 아이가 육체만 남은 나 자신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나를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소설이나 드라마, 웹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 중 하나인 영혼 빠지기. 

하지만 이 소설은 그런 흔한 이야기들과 다른 점을 보여줍니다. 


첫째로 보통 영혼이 빠진다고 하면 일련의 어떤 사건이 존재하죠. 차 사고라든지 번개를 맞았다든지 큰 사건으로 인해 영혼이 빠지거나 뒤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영혼을 견디지 못한 육체가 자신의 영혼을 거부해 영혼이 빠져나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둘째론 영혼이 빠질 때 보통 다른 누군가와 영혼이 뒤바뀌거나, 귀신들이 들어온다거나, 육체는 혼수상태로 깨어나지 못한 채 영혼만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곳에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영혼 없는 웃음, 영혼 없이 일한다'와 같은 영혼 없는 육체가 일상생활을 그대로 지낸다는 것입니다. 




영혼이 분리됐는데도 저렇게 할 거 다하면서 산다면 굳이 인간에게 영혼이 왜 필요할까요? 라는 말에 공감하며 의문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영혼이 없는 것. 흔히 말해 텅 빈 상태라고만 생각했는데, 저렇게 멀쩡히(?) 육체가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영혼이 굳이 필요한가 싶더라고요. 여태까지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 영혼은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영혼이 분리되면 죽는다.'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영혼이 없어도 육체는 여전히 할거 다하면서 살아간다고 하죠. 이 이야기를 통해 작가님은 우리에게 있어 생각(영혼)이 중요하다는 것을 더욱 상기시켜주려고 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저 역시 이를 통해 생각의 폭은 넓어졌으나 여전히 영혼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영혼 없이 산다는 건 로봇과 별반 다른 게 없는 삶이라 생각해요! 요즘 시대는 AI 시대인 만큼 로봇이 많이 발전하고 이곳저곳에서 사람을 대신해서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느끼지 못하죠. 만약 로봇에게도 사람과 같은 영혼(생각, 기분 등등)이 있다면 사람이라는 존재가 굳이 필요할까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있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영혼이 꼭 필요한 존재라 생각됩니다.


지친 일상 속 하루하루를 쉼 없이 달려오는 어른들에게 K-영어덜트 소설은 

잠재워있던 감성을 깨닫게 해줄 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그랬고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 영혼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고만 믿었어요.
그런데 영혼이 분리됐는데도 저렇게 할거 다 하면서 산다면 굳이 인간에게 영혼이 왜 필요할까요? - P20

그러니까 너는 네 육체보다 지금까지 이룬 것들이 더 중요하다는 거네.
쌓아 온 이미지와 주변의 평가 말이야.
누구든 그걸 없애 버리면 용서할 수 없다는 거잖아.
그것이 스스로라 해도 - P117

인간의 손이 왜 두 개인지 알아?
한 손에는 문제를, 다른 한 손에는 그 답을 들고 있거든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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