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외 지음, 칼 라르손 외 그림 / 저녁달고양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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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이 하늘에서 눈이 펑펑 쏟아져 내렸습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밖으로 나와 눈사람도 만들고

하얗게 뒤덮인 눈 위에 자신의 발자국을 뽀드득-뽀드득 남깁니다.

퇴근하는 길 눈길을 천천히 걸어 집으로 가던 중 시집을 꺼냈어요.


"눈이 새하얗게 와서 눈이 새물새물하오."

눈/윤동주, Snow Effect Giverny 1893/클로드 모네


하얗게 온 세상을 물들인 눈과 함께, 시집의 시 그리고 명화는 제 마음속을 더욱 포근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지금 이맘때 읽기 딱 좋은 시집 <열두 개의 달 시화집 겨울>은 열두 개의 달을 컨셉으로 각 달의 주제에 맞는 시와 그림들을 모은 시화집 중 12-2월 모아 만든 시화집입니다. 동주, 백석 등 33인의 작가의 시와 칼 라르손, 클로드 모네, 에곤 실레의 그림이 만나 새롭고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十二月. 편편이 흩날리는 저 눈송이처럼 (그림 칼 라르손)

사실주의 화가인 칼 라르손은 아름답거나 장식성이 강한 전원생활의 그림과 평상시 자신의 소박하고 평화로운 가정생활을 그리는 그림을 많이 그렸다고 합니다. 그의 따뜻한 색감의 그림들을 보면서 보는 내내 시와 그림 속 세상을 상상하며 미소 짓는 시간을 보냈어요. 제가 느끼기에 12월의 시들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생각하고, 새롭게 맞이할 새해에 대한 기대/설렘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一月. 지난밤에 눈이 소오복이 왔네 (그림 클로드 모네)

클로드 모네는 자연을 주제로 한 인상주의 화풍의 풍경화나 빛에 따라 변하는 풍경을 주로 그렸는데요. 1월은 눈에 관련된 시와 함께 소복이 내린 눈이 쌓인 풍경을 눈앞에서 실제로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요즘같이 눈이 내린 날이면 자연스럽게 시화집을 꺼내 작품을 이백 프로 느낄 수 있는 좋은 찬스 같아요^^ 그중에서도 저는 기노 쓰라유키의 시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색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감정 따라 변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색채들을 보면 감격스럽기도 하고 기분이 좋죠. '색깔이 없던 마음을 그대의 색으로 물들인 후로' 그대의 색으로 마음을 물들였다는 표현이 인상 깊고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사랑으로 인해 바뀌어가는 나의 모습. 몽글몽글해지는 기분이에요~ 二月.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그림 에곤 실레)

2월은 슬픔과 어리석음에 대한 주제로 죽음/슬픔/그리움 등의 감정을 짓누르며 한자 한자를 담아낸 시와 함께 에곤 실레의 그림으로 가득해있습니다. 에곤 실레는 공포와 불안에 떠는 인간의 육체를 묘하 하거나 성적인 욕망의 주제를 많이 다루었죠. 앙상하게 뼈가 드러난 에곤 실레의 자화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져 시가 더욱 아프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표지부터 너무나 예쁜 시화집. 책 속 디자인 또한 감탄했어요! 월별로 하루하루 읽어나가기도 좋을뿐더러 시와 함께 그림까지 있으니 더욱 이해하기 쉽고 그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정말 시와 그림이 원래 하나인 듯 양 찰떡같이 느껴져 만드신 에디터 분들께 존경을 표할 정도예요! 제가 화가로썬 고흐를 정말로 좋아하는데 다른 시화집에 있더라고요~ 윤동주 시인과의 콜라보! 겨울 시화집에 너무 만족했기 때문에 다른 계절 시화집도 주문해보려고요:)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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