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의 일본인 마을에서 나고 자란 사와코와 미카엘라 자매는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자신들의 뿌리, 일본을 생각하면서 땅에 별사탕을 묻었다.
별사탕을 묻으면 그게 일본 밤하늘에 흩어져서 별이 된다고 상상하면서.
자신들이 있는 곳에서 보이는 별은 일본에 사는 아이가 묻은 별사탕이라 생각하면서.
그녀들의 이런 생각은 어린이다운 생각이었을까, 상상력이 풍부한 거였을까? 나의 어린시절을 잠시 떠올려 봤다.
어린 시절 서로의 연인을 공유하기로한 자매는, 말도 안돼! 싶다가도 한 편으로는 왜 그랬는지 이해도 가는 그 이상한 약속을 오랫동안 유지했다.
그러다 일본 유학 중에 만난 다쓰야라는 매력적인 남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사와코는 처음으로 이 남자를 공유하지 않겠다 선언하고 그와 결혼해 일본에 정착한다. 미카엘라는 곧 형부가 될 그 남자에게 여러번 유혹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그것이 사랑인지, 언니에 대한 배신감이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러다 누군가의 아이를 임신하고 갑작스럽게 아르헨티나로 귀국해 딸을 낳아 키운다. 그렇게 자매는 20년을 떨어져 각자의 삶을 살았지만, 사와코는 손편지로 계속 미카엘라에게 닿아 있으려 노력했다.
어느날 사와코는 다쓰야에게 이혼서류 한 장을 남긴 채 연하의 남자 다부치와 아르헨티나로
떠나고 딸 아젤란과 평범하게 생활하던 미카엘라는 그런 언니를, 알 수 없는 기쁨이 밀려오는 자신을, 모두 이해할 수 없어 혼란스럽다.
<별사탕 내리는 밤>은 이 두자매와 그녀들을 사랑하는 남자들, 그리고 딸 아젤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참 어이없는 내용인듯 한데 그녀들의 이야기를 가만 듣고 있으면, 고개를 끄덕이며 빠져들어 나도 별사탕 하나 땅에 묻어볼까.. 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어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