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달리기에 대해 두 가지 편견을 내던지고 나서부터였다.
하나는 달리기는 언제나 빨라야 한다는 편견이었다.
달리기가 겁이 났던 결정적 이유는 ‘지는게 싫어서‘였다. 어릴때는 다른 친구들에게 지는 게 싫어서였지만, 어른이 되고 나니 나스스로에게 지는 상황이 더 싫고 무서웠다. 나를 바꿔보자는 당찬마음으로 시작한 달리기인데, 죽을상이 되어 숨을 깔딱대다가 포기해버리는 나를 만나게 될까 봐 두려웠다.

내가 버린 또 하나의 편견은 힘든 순간을 어떻게든 극복해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우리는 목표를 다소 과하게 잡는 경향이 있다. 그래야만 뭔가를 성취했을 때 제대로 해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과한 목표 탓에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감내해야 할 고통이 얼마나 클지 상상만 하다가 지레 포기하는 거다. 또 시작했다 하더라도금방 높은 벽에 부딪쳐 낙담한다.

철학자 마크 롤랜즈Mark Rowlands는 《철학자와 달리기》에서 "젊음은 행동이 놀이가 되는 곳마다 존재한다"라고 했다. 다른 무엇을 목적하지 않고 그 자체로 의미 있는 행동을 하는 곳에 젊음이 깃든다는 의미일 테다. 적어도 우리에게 달리기는 다른 목적이 아닌,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달리기는 우리에게 놀이였다. 어른이 된우리는 ‘달리기‘라는 ‘놀이‘를 통해 ‘젊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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