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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글감옥 - 조정래 작가생활 40년 자전에세이
조정래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내게 작가정신이란 무엇인가?
조정래 선생님의 [황홀한 글감옥]을 읽고 나에게 있어서 작가 정신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았다.
작가정신(作家精神) 이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그 것에 심혈을 기울여 무언가를 행하는 사람의 태도 정신 정서이며,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일컫기도 한다고 국어사전에는 소개되었다.
결국 글을 쓰는 작가만이 갖는 정신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하고 요구되는 것이다.
작가는 글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가는 인류의 스승이며 그 시대의 산소다.’라는 문구를 접하며 글을 쓰는 행위를 하는 이들의 책임이 결코 가볍거나 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는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조정래 선생님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과연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치열하고 깊게, 오래도록 되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 ‘무엇을’을 찾기 위해서는 주위를 둘러보는 부지런함이 있어야 하고, 꿰뚫어 유심히 사물을 보는 관찰(주의 깊게, 관심 있게, 마음을 한 곳으로 쏟아, 정신을 집중하여, 잡생각하지 않고, 한 생각에 몰두하는)이 습관화되어야 하고, 철저한 자료 모으기가 선행되어야 하고, 독자에게 전달할 강력한 메시지를 탄탄한 스토리(내용)를 통해 분명하게 그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 ‘어떻게’를 찾기 위해서는 일단 대상을 정하고, 스스로가 먼저 독자가 되어, 어떻게든 몰입하여 읽기 쉽도록 (1. 이야기 전개를 빠르게, 2. 등장인물의 개성을 뚜렷하게 각인시키기, 3. 한 문장에 3번의 고민을, 4. 감동과 영감 있는 내용) 깊은 고민의 몸부림을 쳐야 한다.
작가는 외롭다. 글 쓰는 작업은 오로지 혼자 하는 것이다. 무한정 긴 시간을 필요로 하고 상대적 비교가 아닌 절대적 평가를 요하는 작업이다. 남의 글귀를 훔쳐서 자기 것인 양 발표하는 표절은 굉장히 달콤하고 위험한 유혹이다. 자신의 능력부족, 치열함 부족, 노력부족, 양심결여...등등이 합쳐진 총체적인 함정이다. 그 위험한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에 노력을 더해야 한다.
모든 종류의 예술행위에는 재능+노력만 있을 뿐 ‘비결’은 없다.
모든 예술은 모방으로 시작하되, 결국에는 그 것을 넘어서야 한다. 그 누구도 흉내내지 않은 자기만의 특색과 개성을 갖춘 문장 즉, [자기만의 문체]를 확립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영감에 대하여...
영감이란 흔히 생각하듯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한 가지에 치열하게 집중하고 몰두하는 생각(사고)이 쌓이고 쌓여 어느 순간에 폭발하는 불꽃처럼 원하던(찾고자 했던) 바가 환하게 꽃피우는 그 것이다. 자기가 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깊고 깊은 고심과 몰두가 쌓여야만 영감은 분출된다. ‘영감이란 고심의 깊이와 몰두의 강도에 따라 결정된다.’
“새로운 작품을 향하여 새로운 설렘으로 펜을 드는 것. 그 것이 바로 작가의 생명력일 것입니다. 힘닿는 데까지 글을 쓰고, 글을 쓰다가 책상 위에 엎드려 숨을 거두는 것을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조정래 선생님의 책 마지막 문장이다.
나는 사실 글을 쓰다가 책상에 엎드려 죽는 모습은 바라지 않는다. 나의 소명은 소설가가 아니기에... 하지만 내가 세상에 외쳐 드러내고픈 메시지를 치열한 고민과 노력으로 강력한 문장에 담아 내어놓고 싶기에 그의 방법을 조금은 참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