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보낼 용기 - 딸을 잃은 자살 사별자 엄마의 기록
송지영 지음 / 푸른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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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보낼 용기》, 송지영 저

“우리는 무엇을 놓쳤던 걸까. 아이들이 보낸 신호는 왜 그토록 자주, 늦게 읽힐까.”

양극성 장애로 아팠던 열일곱 살 딸을 먼저 떠나보낸 자살사별자, 송지영 님의 기록이다. 출판사의 책 소개를 처음 접했을 때, 이태원 참사 생존 경험을 기록한 김초롱 님의 《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와 생명의 전화 하상훈 원장님의 《목소리 너머 사람》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그 자리에서 들었다.

작가님은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끝없이 돌아보며, 딸을 기억하는 일기에서 출발해 한국 청소년 사회 전반의 우울과 고립, 그리고 그럼에도 삶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로 글의 지평을 넓힌다.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는 세상의 어떤 단어도 완전한 이름이 되지 못한다. 그래서일까, 담담하지만 숨길 수 없는 슬픔과 딸과의 아름다운 추억이 교차할 때마다 마음이 무너졌다가도 다시 서늘히 다잡힌다.

나는 글을 쓸 때 내 경험을 드러내는 데 늘 서툴다. 내가 쓴 글이 곧 내가 되는 것 같아 타인의 평가가 두렵기도 하고, 타인에게 나를 보여주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런 나에게 작가님이 건네는 솔직한 이야기가 마음에 오래 머물렀다.

“그리워 말고 추억해 주세요.”

환부를 다시 열어 누군가에게 슬픔을 투명하게 보여주기까지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까. 초반에 “난파되었다”고 표현하셨었는데 부서진 자리에서 다시 살아보려는 사람이라서 단단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한 가족의 상실을 넘어, 우리가 외면해온 신호에 대해 조용히 묻는다.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과 어른의 책임, 그리고 슬픔을 견디며 삶을 이어가는 방식까지 넓은 시선으로 깊게 일깨운다. 고요하지만 오래 울리는, 깊고도 단정한 기록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위 도서는 도서출판 푸른숲으로부터 제공 받아 탐독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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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해부도감
카미유 역사편집부 지음, 노경아 옮김, 모토무라 료지 외 감수 / 더숲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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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 해부도감》, 카미유 역사편집부 편저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영어권에서 온 문장들인데, 한국인이라면 한두 번쯤 들어봤을 만큼 익숙하다. ‘로마’라는 단어가 들어간 표현들이 이렇게 많고 또 널리 알려져 있다는 것이 새삼 흥미롭다. 어릴 적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으며 친숙해진 사람도 있을 테고, 반대로 ‘로마’라는 말은 자주 들어봤지만 정작 역사 지식은 부족해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2천 년의 역사를 한 권에 담아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고대 로마 해부도감》은 먼저 로마의 거대한 역사를 큰 흐름으로 짚은 뒤, 역사적 인물과 전쟁사, 건축·토목 기술, 생활과 문화를 알기 쉽게 정리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폼페이까지 다루며 내용을 풍성하게 마무리한다. 익숙하지만 막상 잘 몰랐던 주제들을 다양한 삽화와 함께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특히 매력적이다.

“아, 이런 인물이었구나!”,
“그 시대에 이런 기술이 가능했네!”,
“전쟁에 이런 내막이 있었다고?”

로마를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로마 역사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입문서로 딱 알맞은 안내서다.


*이 책은 더숲에서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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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연결되어 있습니까 ㅣ 교양 100그램 10
고미숙 지음 / 창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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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연결되어 있습니까》, 고미숙 저

혼자가 익숙한 사람에 대해 말하며 책이 시작된다. “홀로이즘”이라고 표현하며 고독과 고립에 대하여 저자는 두 개념에 대해 단호하게 정의한다.

“고독이 내적 성장과 변화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고자 하는 능동적 행위라면, 고립은 자신만의 공간으로 계속 후퇴하는 수동적 행위입니다.”

스마트폰의 등장, 팬데믹, 1인 가구 등 어쩌면 이 삶은 부족하지 않고, 충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혼자만의 방에 스스로를 가둔 요즘 세대들과 연대해야 했던 이전 세대들을 비교한다.

-사실 모두에게는 연결되고 싶은 열망이 있다

책은 전반적으로 결국 연결되어야만 하는 인간, 연대해야 하는 사회에 대해 강한 어조로 말하고 있다. 이렇게 혼자가 편해진 우리는 어떻게 서로의 손을 맞잡을 수 있을까? 저자는 읽고, 말하고, 쓰는 것이 연결의 첫걸음이라고 말한다. 나 자신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면 이것이 타인을 위한 사유로 뻗어나가는 매끄러운 전개를 보여준다.

나는 혼자가 꽤 편하다. 타인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서 사는 게 재밌다. 동시에 타인과 교류하고 싶다는 욕망도 있다. 어떠한 무리의 일원이 되고 싶다 보다는 좋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을 내 옆에 많이 두고 싶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자꾸 독서모임을 하고, 멀리 살아도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꾸준히 만나려고 하는 거겠지?

연결과 교류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이라 연결의 필요성에 의문을 가진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위 도서는 창비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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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의 문법 - 그 우주에는 인어와 화성인과 주머니고양이가 산다
백승주 지음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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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의 문법》, 백승주 지음

책은 파블로 네루다의 시 「점」을 인용한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언어는 공간이 없는 점과도 같다. 그 점은 접속 지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의 경험이 그 접속 지점과 만나는 순간, 이 점은 우주가 되어 이 세계를 만든다.”

면적조차 갖지 못한 ‘점’과 같은 언어가 어떻게 우주를 채울 수 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한 답을 아홉 개의 세계를 통해 풀어낸다. 각 단편은 음성학,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의미론, 화용론 등 언어학의 핵심 개념을 다루며, 언어학 개념에 상상력과 픽션이라는 낯선 장르를 결합한다. 저자는 자신이 깊이 아는 분야를 탁월한 재능으로 견고하게 엮어내면 어떤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하는지를 보여준다.

각 장의 도입부는 언어학 이야기로 시작해 처음엔 ‘왜 이런 이야기가 등장하지?’ 싶지만,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저자의 의도가 선명해진다. 아홉 편의 단편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퍼즐을 맞추듯 읽는 재미도 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을 함께 공유하고 배우는 것”이라는 문장이 특히 여운이 남는다. 저자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며 스스로 “난파된 듯한” 감정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한국인인 나는 당연하게 여겨온 언어적 개념들을 통해서 특정한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사고의 방식과 세계를 가능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다른 우주의 문법》은 언어학을 설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익숙한 언어의 틀을 잠시 벗어나 다른 우주의 문법을 상상해보는 경험은, 내 세계가 얼마나 단단한 동시에 얼마나 쉽게 뒤흔들릴 수 있는지 깨닫게 한다. 언어를 좋아하는 사람은 물론,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싶은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이 책이 열어주는 ‘다른 우주’의 감각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이다.

*위 도서는 김영사로부터 제공 받아 독서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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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혁신 - 우연을 전략으로 설계하는 힘
권오상 지음 / 날리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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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범한 혁신》은 뜻밖의 발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혁신을 떠올릴 때 보통 계획, 능력, 노력의 결과로 생각하지만 의외로 많은 혁심들은 의도하지 않은 데서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자신의 삶에 이뤄낸 “혁신”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우연한 발견의 뜻을 가진 단어에 대해 이야기하며 저자는 이 책을 앞으로의 혁신에 영감이 될 수 있을만한 것들만 골랐다고 했다. 성인부터 청소년들까지 모든 연령층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써 내려간 글이 이 책의 장점이다.

나도 일상에서 즐거운 발견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위 도서는 비욘드 날리지에서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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