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민에 칸트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 흔들리는 선택의 순간, 나를 지키는 생각 매뉴얼
아키모토 야스타카 지음, 김슬기 옮김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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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고민에 칸트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키모토 야스타카 지음

📌
저는 칸트 윤리학이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하나의 확고한 지침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나는 철학책이 늘 어렵다. 이전에 읽었던 칸트는 ‘정언명령’, ‘의무론’, ‘보편 법칙’ 같은 단어들로 하나하나 찾아보고 이해하려다 완독을 실패한 경험이 있는 철학자였다. 설령 검색을 통해 일부 이해했다고 해도 끝에는 “그래서 이걸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서 멈추곤 했다. 그런데 《그 고민에 칸트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는 칸트 철학을 설명하려 하기보다, 우리가 실제로 부딪히는 고민 속에 칸트를 데려온다. “정직하면 손해 아닌가?”, “결과만 좋으면 괜찮은 거 아닌가?”, “왜 인간관계는 원칙대로 되지 않을까?” 같은 누구나 고민할만한 질문을 미리 받아 저자가 칸트의 사유를 대입해 설명하는 방식이라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읽기 쉬웠다. 덕분에 어렵게만 느껴졌던 철학을 일상 속에서 한 번 쯤은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AI와 알고리즘의 시대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었다. 우리는 점점 추천받고, 대신 판단받고, 생각 없이 선택하는 삶에 익숙해지고 있다. 취향도, 소비도, 심지어 감정의 방향까지 타인의 알고리즘에 기대는 순간이 많아졌다. 저자는 그런 시대일수록 칸트가 말한 “스스로 생각하는 용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내 행동의 원칙이 모두의 법칙이 되어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은 단순한 철학 문장이 아니라, 흔들리는 순간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기준처럼 느껴졌다. 누군가 정답을 알려주는 시대일수록, 오히려 내 기준으로 판단하는 힘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오래 남았다.

저자는 칸트의 철학을 마치 법처럼 따르는 사람일까? 그렇지 않다. “결과보다 원칙이 정말 더 중요한가?”, “거짓말은 어떤 상황에서도 안 되는가?” 같은 반문도 함께 던지며 독자와 함께 고민한다. 《그 고민에 칸트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는 딱딱한 철학 입문서가 아닌 삶의 기준을 점검하는 사고 훈련에 가깝다. 빨리빨리의 시대 속에서 오래 남는 질문을 건네는 책이다. 칸트를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으나 나는 어떤 원칙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인지는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철학책을 읽어보고 싶지만 철학책이 어렵다고 느껴졌던 사람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다. ‘오늘의 선택’을 고민할 때 칸트의 언어를 빌릴 수 있기를 바란다. 돌아오는 토요일에 김영사 감각클럽 활동으로 책을 읽은 분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게 될텐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문장에서 멈췄고 어떤 질문이 가장 인상 깊었는지 궁금한 마음이 읽을수록 커진다. 누군가는 정직보다 현실을, 또 누군가는 인간관계에서 원칙이 얼마나 가능한지에 대해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이 책의 진짜 재미는 삶의 정답을 배우는 데 있지 않다. 각자의 다른 삶처럼 서로가 가지고 있는 기준과 생각을 마주하는 데 있지 않을까.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읽고, 서로의 답을 들어보고 싶은 책이다.

*위 도서는 김영사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칸트 #그고민에칸트라면이렇게말할것이다 #아키모트야스타카 #김영사 #감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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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
민지형 외 지음 / 라우더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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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 | 민지형, 임소라, 류시은, 정재윤, 미역의효능, 들깨이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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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11월 1일 기준 한국의 총인구는 5177만 명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2590만 명, 여자는 2587만 명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3만 명 더 많아, 성비(여자 100명당 남자의 수)는 100.1이다.
연령대별 성비는 30대가 112.7로 가장 높고,
20대 112.4, 10대 106.2 순이며, 90세 이상이 29.1로 가장 낮다.

책 제목으로 인해 고의적으로 편향된 자료를 가져 온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을까봐 하단에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진미정 교수님의 《가족이라는 사치》에 있는 본문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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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선호는 어떤가? 여아 100명이 태어날 때 남아가 몇 명 태어나는지를 나타내는 출생 성비를 살펴보자. 1990년 에 최고점(16.5)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해 2016년에, 최저점(105.0)을 기록했다. 자연 성비는 지역에 따라 조금 편차가 있지만 대체로 103~107 범위로 남아가 여아보다 조금 더 많이 태어난다. 성비 116.5는 인위적인 개입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수치다. 116.5도 놀라운데, 성비를 출생 순위별로 비교해보면 더 놀라운 수치가 보인다. 1993년 셋째 이상 출생 에서의 성비는 무려 209.7이다. 남아가 여아보다 두 배 많이 태어났다. 같은 해 첫째 출생 성비는 106.4로 정상 범위 였다. 1993년 합계출산율은 165로 인구 대체 수준보다 낮다. 이런 상황에 셋째를 낳았으며, 그 성비가 209.7이라는 것은, 당시 사람들이 선택적으로 아들을 골라 낳았다(실제로는 여아를 인위적으로 낳지 않았다)는 뜻이다.

📚
출판사 라우더북스의 교환독서 이벤트로 당첨되어 받은 책인데 아무래도 책을 주고 받고 서로의 독서하는 속도가 다르다보니 리뷰가 늦어졌다. 교환독서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독서모임과 다른 점은 누군가가 읽고 남긴 리뷰를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재밌었다. 뭔가 수업시간에 재밌는 교과서 본문을 읽고 키득거리는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한국에 남자가 너무 많아서》는 앤솔러지 시리즈로 3편의 소설과 3편의 만화가 실려있다. 소설, 만화가 번갈아 자기의 매력을 뽐낸다. 각 작품마다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담고 있다. 네일숍을 운영하는 킬러, 수영 수업을 듣는 주경, 군청 주관 데이트 프로그램에 참여한 스펙이 빵빵한 남자들과 여자 참여자가 없어 차출된 공무원들, 작고 얇은 이파리를 지녔던 완도 미역, 파견지 홍일점 미지, 여자로서 공감할만한 어릴 적 여자 아이의 감정 묘사가 인상적인 만화가 유응 등. 단편을 거듭할 수록 ‘오, 이 소설 좋은데? 이 만화 재밌는데?’ 결국 여섯 편의 이야기를 다 좋다고 말하는 자신를 발견하는 책이다.

🔖 <BUBBLE POP>, 정재윤 글, 그림
몸은 그냥 몸일 뿐이라고 주문처럼 되뇌며 주경이 자신의 세상 안에서 여러 성공과 실패와 혼란과 질문을 거듭하는 동안 주경 밖 세상에서 몸은 정말로 몸만 남아버렸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정재윤 작가님의 만화 <BUBBLE POP>, 임소라 작가님의 소설 <순수 러브 캠프>를 재미있게 읽었다. 같이 읽은 다른 친구들과 겹치는 선택도 있지만 서로 다른 작품을 최애로 고르고 ”나는 이게 왜 좋았냐면~“의 대화를 나누었다. 서로의 최애 단편을 영업하기 위해 열변을 토하는 걸 보며 앤솔러지를 같이 읽으면 이런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곧 라우더북스에서 《이제 진짜 남자 안 만날거야》라는 제목의 다음 앤솔러지 출간을 준비 중이다. 이미 나온 책들도 다음 책들도 함께 읽으며 출판사의 활동을 계속 따라가고 싶다.

*위 도서는 라우더북스로부터 제공받아 교환독서 후 대표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라우더북스 #한국에남자가너무많아서 #앤솔러지 #소설 #그래픽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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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의 얼굴들 - 철학은 지적장애를 어떻게 보아왔는가
리시아 칼슨 지음, 이예린.유기훈 옮김 / 심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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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장애의 얼굴들》 | 리시아 칼슨 지음

《지적장애의 얼굴들》은 부끄럽게도 나에게 어려운 책이었다. 책에 대한 소개만 보고 ‘내가 좋아하는 내용이네.’ 르포 형식의 책을 기대하며 펼쳤는데 보다 철학적이고 내용이 깊이가 있어 많은 것들을 검색하며 읽어야 했다. 책을 다 읽은 후 마지막에 적힌 옮긴이의 글은 나에게 이 책 최고의 반전을 선사했다. 나는 이 책의 내용이 전혀 옛스럽지 않다고 느꼈는데 원서는 이미 2009년에 출간되었다고 한다. 옮긴이 이예린, 유기훈 님은 “16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이야기하면서도, 이 책이 “불과 며칠 전에 쓰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나는 이 문장을 16년이 지났지만, 지적장애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었다. 인간을 분류하고 가치화하는 비장애인의 시선은 여전히 낡은 기준에 머물러 있다.

리시아 칼슨은 지적장애를 단순한 의학적 상태가 아니라 철학, 의학, 교육, 윤리 담론 속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져온 “얼굴들”로 바라본다. 특히 푸코의 문제의식을 따라가며 “지적장애에 관한 지식이 어떻게 생산되고 어떤 권력이 그 범주를 유지해왔는가”를 집요하게 묻는다. 책 속 시설은 단순한 보호 공간이 아니다. 사람을 분류하고 교정하며 “생산적인 인간”으로 만들기 위한 통제의 장치다. “시설은 단순히 보호적 공간에 그치지 않고 교화적이고 생산적인 공간으로 그려지게 된다”는 문장은 한국 사회의 장애인 거주시설과 탈시설 운동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장애인을 사회 밖에 두고 보호라는 이름으로 관리해온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지금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데 도수가 잘 맞는 안경처럼 느껴졌다. 전장연의 이동권 시위를 향한 냉소, 죽음으로 반복되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비극, 장애등급제를 둘러싼 논쟁은 모두 “누가 정상 시민인가”라는 질문과 연결되어 있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독립적이고 생산적이며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인간을 정상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 기준에서 벗어난 존재는 쉽게 보호의 대상이 되거나 사회의 부담처럼 취급된다. 칼슨은 바로 그 정상성의 기준 자체를 흔든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철학조차 지적장애를 “최악의 악몽”처럼 다뤄왔다는 지점이다. 인간을 이성과 자율성 중심으로 정의해온 철학은 결국 지적장애인을 인간성의 경계 바깥으로 밀어냈다. 그래서 칼슨은 지적장애인의 인간성을 흐리게 만드는 철학의 시선을 비판한다. 한국 사회 역시 장애인의 삶을 너무 쉽게 비극과 고통으로만 묘사한다. 하지만 책은 묻는다. 정말 고통의 원인은 장애 자체인가, 아니면 장애인을 배제하고 낙인찍는 사회인가.

물론 이 책은 쉽지 않다. 문장은 추상적이고 철학적 논의는 때때로 지나치게 관념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지적장애의 얼굴들》에서 리시아 칼슨은 장애를 특별한 예외가 아니라 인간 사회가 스스로를 조직해온 방식을 드러내는 거울로 바라보게 만든다.

책을 덮고 나면 결국 이런 질문이 남는다. 우리는 누구를 완전한 시민으로 인정하는가, 인간의 가치는 정말 생산성과 자율성으로만 판단될 수 있는가. 《지적장애의 얼굴들》은 이 질문들을 외면하지 못하게 만드는 불편한 책이다.

“장애”라는 관념 너머, 그들의 “얼굴”과 구체적인 “삶”을 복원하는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다.

*위 도서는 푸른숲으로부터 제공받아 탐독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푸른숲 #지적장애의얼굴들 #리시아칼슨 #철학 #도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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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삶 - 디지털 세계에서 인간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에릭 사댕 지음, 박지민 옮김 / 김영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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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령의 삶》 | 에릭 샤댕 지음

“우리는 접속하고 있는가? 소멸하고 있는가?”

《유령의 삶》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기술 비평가인 에릭 사댕이 디지털 시대의 인간 존재를 탐구한 책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AI와 디지털 기술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읽을수록 이 책은 기술 자체보다 “기술 속에서 인간이 어떤 존재로 변해가고 있는가”를 묻는 철학적 질문에 더 가까웠다.

책은 크게 기술과 신체, 현실의 변화, 인간관계, 그리고 ‘탈주체화’의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저자는 스마트폰과 알고리즘, 생성형 AI 같은 기술들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사고와 행동을 조직하는 ‘유령’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추천 시스템과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방향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도 무언가를 검색하면 비슷한 영상과 광고가 끝없이 등장하는 게 알아서 비교해주니까 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거부감이 들 때도 있다.

책에서 말하는 ‘스크린의 질서’나 ‘초개인화된 삶’은 지금 우리의 일상과 너무 닮아 있었다. 사람들은 직접 경험하기보다 검색하고 공유하는 데 익숙해졌고, 관계 역시 화면 속 이미지와 텍스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지하철만 타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 화면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다. 예전에는 그저 익숙한 풍경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고 나니 인간이 점점 현실보다 스크린 속 세계에 더 오래 머무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낯설고도 섬뜩하게 느껴졌다.

“노동이 아닌 인간의 사유까지 대신하는 생성형 AI"

특히 생성형 AI를 다루는 부분은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이제 AI는 단순히 정보를 찾는 수준을 넘어 글을 쓰고, 그림을 만들고, 번역과 상담까지 해낸다. 나 역시 AI를 활용해 자료를 정리하거나 글을 적은 후 퇴고를 할 때가 많다. 분명 편리하고 효율적이나 저자는 바로 그 편리함 속에서 인간이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는 힘을 잃어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책에서 말하는 ‘인류의 식물인간화’라는 표현이 과장처럼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쉽게 부정하기 어려웠다.

에릭 사댕의 시선은 다소 비관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기술의 긍정적인 가능성보다는 위험성과 부작용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단순히 “AI는 위험하다”는 식의 주장에 머물지 않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끝까지 질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기술을 거부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편리함 속에서도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읽는 동안 쉽지 않은 철학 용어와 긴 문장들 때문에 여러 번 멈추었지만, 책을 덮고 난 뒤에도 머릿속에 남는 문장들이 많았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할 것인가보다 그 안에서 어떻게 인간다움을 잃지 않을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유령의 삶》은 그런 불편하지만 중요한 질문을 끝까지 남기는 책이었다. 생성형 AI와 디지털 기술이 일상이 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꼭 읽고 스스로 사유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위 도서는 김영사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김영사 #유령의삶 #에릭사댕 #과학철학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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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의 인생 수업 - 세기의 지성이 건네는 24가지 지혜
성기철 지음 / 을유문화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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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셀의 인생 수업》 | 성기철 지음

끊임없이 비교하고 증명해야 하는 시대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평가하고, 더 빠르게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살아간다. 쉬고 있어도 불안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만 같다. 현대인들은 교양서를 통해 위로나 날카로운 통찰을 동시에 기대한다. 최근에 읽은 《러셀의 인생 수업》은 조금 다른 방향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러셀의 철학을 난해한 이론으로 설명하기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 가까이로 조용히 데려온다. 우리가 덜 소모되고 더 건강하게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조용히 환기한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다.

버트런드 러셀은 놀라울 만큼 현대적인 철학자다. 그는 사랑, 지식, 행복, 교육을 이야기하면서도 결코 추상적인 말에 머물지 않는다. 특히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에 타인을 갈망한다”는 문장은 지금 시대의 외로움을 정확히 짚어낸다. 연결은 넘치지만 관계는 얕아진 시대에 러셀은 사랑을 소유가 아니라 존재의 방식으로 바라본다. 그는 사랑을 상대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독립된 존재로 인정하는 태도로 바라본다.

러셀은 누구보다 이성과 논리를 중시했지만, 동시에 인간에 대한 연민과 다정함을 잃지 않았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지식을 연마하는 데 사랑이 없다면 큰 의미가 없다”는 문장은 러셀 철학 전체를 설명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정보는 넘치지만 깊이 생각하는 힘은 약해진 시대에, 러셀은 끊임없이 사색하고 의심하라고 말한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사회의 흐름에 휩쓸릴 뿐이라는 그의 메시지는 지금 읽어도 낡지 않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행복에 대한 태도였다. 러셀은 “오직 어제의 나와 경쟁하라”고 말하며 끝없는 경쟁 대신 균형 있는 삶을 강조한다. 행복은 대단한 성공이 아니라, 여가를 즐기고 삶을 건강하게 누릴 수 있는 상태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철학 입문서가 아니라, 지친 현대인에게 삶의 방향을 다시 묻게 만드는 책처럼 느껴졌다. 책장을 덮고 나면 결국 중요한 것은 더 많이 가지는 삶이 아니라, 덜 소모되고 오래 지속 가능한 삶이라는 생각이 남는다.

*위 도서는 을유문화사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을유문화사 #러셀의인생수업 #성기철 #을유문화사_서평단 #러셀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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