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인생 수업 - 길다고 자르지 말고 짧다고 늘이지 마라
임재성 지음 / 문예춘추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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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인생 수업》 | 임재성 지음

《장자의 인생 수업》은 장자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인문 교양서다. 장자의 원문을 학술적으로 해설하기보다 현대인의 일상과 고민에 연결해 풀어내기 때문에 철학책이라는 부담감 없이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장자의 메시지를 중심으로 비교하지 않는 삶,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태도,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지혜를 다양한 고전의 구절과 함께 소개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읽었던 책과 이어지는 독서라서 운명론자는 설렐 수 밖에 없었다.

자리에 앉아 한 번에 읽어도 좋겠지만 챕터의 구성이 짧아 잠들기 전 머리맡에 두고 한 챕터씩 읽는 재미가 있ㄷ한 편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하루를 돌아보게 되었고,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 느낌도 받았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크게 보면 하나의 주제를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인용되는 고전과 사례가 매번 달라 같은 이야기도 새롭게 다가왔다. 그래서 오히려 천천히 음미하며 읽기에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인 임재성 작가는 장자를 비롯한 고전을 어렵게 해설하기보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연결해 풀어내는 데 강점이 있는 작가라고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른 저서인 《질문하는 독서법》이나 《삶의 무기가 되는 글쓰기》도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고전을 삶의 언어로 번역해 주는 그의 방식 덕분에 이제는 장자가 친근하게 느껴진다.

장자를 깊이 연구하는 학술서와는 결이 다르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들기 전 하루를 떠올리며 나만의 속도로 곱씹기 좋은 책. 서둘러 결론을 내리기보다 삶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여유를 선물해 주는 독서였다.

*위 도서는 문예춘추사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문예춘추사 #장자의인생수업 #임재성 #인문교양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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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 - 에피쿠로스에게 배우는 덜 두렵고 더 단단한 삶
김용하 지음 / 헤이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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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 | 김용하 지음

서른을 뜻하는 또 다른 말은 이립(而立)이다. 공자는 서른이면 자신의 뜻을 세우고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막상 서른이 되어 보니 현실은 조금 달랐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을 것이라는 사회의 기대와 이제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미래를 걱정하고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한다. 그래서 《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이라는 제목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불안은 정말 극복하거나 없애야 할 감정일까? 이 책은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통해 내가 무엇을 욕망하고 있는지, 그 욕망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차분히 돌아보게 한다. 흔히 에피쿠로스를 '쾌락주의자'로 기억하지만, 그가 말한 쾌락은 순간의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나 평온에 가까워지는 삶이라는 점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충분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더 평온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오래 남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우리는 너무 쉽게 타인을 경쟁자로 여긴다. 나 역시 무심코 다른 사람의 속도와 내 삶을 비교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저자는 경쟁보다 연대를, 성취보다 우정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삶을 든든하게 지탱해 주는 것은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일이 아니라, 함께 버틸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는 일이라는 에피쿠로스의 생각이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며 이립(而立)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서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고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쩌면 이립은 완성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세워 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은 불안을 없애는 방법보다, 흔들리는 순간에도 삶의 중심을 잃지 않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인생 선배가 후배에게 "불안한 건 당연하다"고 말해 주며, 조용히 등을 토닥여 주는 편지처럼 오래 마음에 남았다.

*위 도서는 헤세드의 서재 서평단, 헤이북스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헤세드서평단 #헤이북스 #서른의불안을다루는법 #김용하 #에피쿠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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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라이팅 - 첫 문장의 부담을 내려놓고 누구나 막힘없이 쓰는 법
바버라 베이그 지음, 박병화 옮김 / 부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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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를 제대로 배우는 기회가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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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작별 - 돌보고 사랑하며, 살아가고
남유림 지음 / 도서출판 독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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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작별》 | 남유림 지음

📝 “가장 순수한 사랑의 기록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것은 죽음이 아니라 사랑이었다.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죽음을 갈망했던 사람이라고 고백한다. 사랑받고 싶었지만 끝내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다고 믿었던 시간은 삶을 살아내기보다 죽음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성인이 된 뒤에도 학교와 사람, 어머니의 돌봄으로부터 끊임없이 도망치며 살아왔지만, 해든을 만난 뒤 그의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시설에 보내지 않고 끝까지 곁을 지키기로 한 선택은, 결국 해든이 저자에게 남긴 가장 큰 선물처럼 느껴졌다. 책의 첫머리에서 이 기록을 '가장 순수한 사랑에 대한 기록'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 “사랑받고 싶었을 뿐인데. 그저 단 한 번만 온전히 나를 궁금해 해주었으면 했는데. 끝내 지지받지 못했다고 생각한 마음에 나를 사랑하는 법도, 상대에게 사랑받는 법도, 다른 이에게 사랑을 주는 법도 모르는 어른으로 자랐다.”

저자의 어린 시절도 인상 깊었다. 모든 걸 잘했던 언니와 마침내 태어난 아들, 남동생 사이에서 둘째로 자라며 사랑을 갈망했던 모습은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를 떠올리게 했다. "단 한 번만 온전히 나를 궁금해해 주었으면 했다"는 고백은 결핍이 한 사람의 삶을 얼마나 오래 따라다니는지 보여준다. 그래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까지 저자의 손을 꼭 붙잡고 놓지 않았다는 장면은 더욱 뭉클했다. 뒤늦게 전해진 사랑이었을 수도, 둘째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했다는 어머니만의 미안함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해든이 처음이다. 나를 100% 믿어준 사람. 나에게 자신을 온전히 내밀어 맡긴 사람. 완전한 사랑이 완전한 믿음에서 시작한다는 걸 알려준 사람.”

엄마와 자신의 관계 다음 자신과 딸의 관계에 대해서 나온다. 저자는 해든을 "먼저 믿는 사람", "나를 100% 믿어준 사람"이라고 말한다.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을 믿어주는 존재를 통해 저자는 비로소 사랑받는 법과 사랑하는 법을 배워 간다. 완전한 믿음이 완전한 사랑을 가능하게 한다는 문장은 이 책을 끝까지 읽는 내내 생각났다.

📝 “이 글을 쓰며 이상하게도 행복했습니다.
해든의 사랑이 더 선명해지는 것 같았거든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슬픔은 어떤 말로도 다 담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 슬픔을 과장하거나 극복의 이야기로 바꾸지 않는다. 오히려 끝까지 사랑했기에 담담하게 아이를 보내주는 법을 보여준다. 그래서 책을 덮고 나니 《단정한 작별》이라는 제목이 더욱 깊게 다가왔다. 상실 이후에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끝내 흐트러지지 않아서가 아닐까?


#도서출판독 #단정한작별 #남유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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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와 블루
마테오 부솔라 지음, 이현경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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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와 블루》 | 마테오 부솔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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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은 남자애들 색이야. 넌 여자애니까 분홍색을 좋아해야지!"

성별에 대한 선입견은 언제부터 인식하기 시작하는 걸까? 나는 외동이었기 때문에 가정에서보다 학교에서 그런 경험을 더 많이 했다. 여자라서 가장 서러웠던 기억은 급식 시간이었다. 나도 고기 반찬을 많이 먹고 싶었는데 선생님들은 남자아이들에게만 넉넉하게 퍼주곤 했다. 축구 대신 피구를 해야 했고, 회장과 반장은 남학생의 몫처럼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다. 반대로 남자아이들 역시 "남자는 태어나서 세 번만 운다", "남자는 울지 않는다" 같은 말 속에서 다른 방식의 답답함을 겪었을 것이다. 어린아이들에게는 모두 가혹한 기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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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들은 자유로운 여자의 상징이거든. 누가 시키는 대로 행동하지 않고, 누가 정해준 대로 살지 않는 여자들. 그런 여자들을 사람들은 항상 두려워했지."

"아빠, 난 남자의 자리가 있고 여자의 자리가 있다는 게 이해가 안 가요. 왜 정해진 자리가 있어야 해요? 모두 자기가 원하는 곳으로 가는 게 좋은 거 아니에요?"
"넌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어, 비올라."

질문이 많은 비올라를 보며 자꾸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왜 나는 안 돼요?"라고 물으면 "왜요는 일본 말이야."라는 엉뚱한 대답으로 질문을 흘려보내던 어른들도 함께 생각났다. 그래서인지 비올라와 아빠의 대화가 더욱 따뜻하게 다가왔다. 나에게도 이런 다정한 어른이 가까이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책을 덮으며 문득 다짐했다. 나는 비올라의 아빠처럼 아이와 눈을 맞추고, 질문을 끝까지 들어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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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들이 어떤 직업을 가지면 이상한 이름으로 그들을 부르는 게 비올라는 이해되지 않아요. 여사장, 여변호사, 여자 기사…. 이렇게 부를 때면 마치 그 일들이 남자들만을 위한 것처럼 들려요. 공평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비올라는 커서 가수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가수는 남자든 여자든 구별하지 않고 똑같이 부를 수 있는 직업이니까요."

이 책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청소년 소설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책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내가 어린 시절 겪었던 일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럽은 조금 다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성별에 따라 색을 구분하고 역할을 나누는 모습은 익숙할 정도였다. 오히려 명사마다 남성과 여성의 성을 구분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라서 비올라가 혼란을 느끼는 장면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파란색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놀림받는 여자아이, 색칠 공부를 하고 싶지만 시선을 의식하는 남자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새삼 깨달았다. 세상은 넓지만 사람 사는 모습은 참 비슷하다는 것을. 2026년인 지금도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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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난 반대하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어요. 우리를 있는 그대로 놔두기만 하면 되지 않아요? 난 아무것도 반대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나로만 있고 싶어요."

10여 년 전 위스퍼 광고가 떠올랐다. 어른들과 청소년들에게 "여자답게 뛰어보세요", "여자답게 공을 던져보세요"라고 했을 때는 어색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어린 여자아이들은 망설임 없이 있는 힘껏 뛰고 공을 던졌다. 편견은 그렇게 자라면서 배운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장면이었다.

《비올라와 블루》를 읽으며 그 광고가 다시 생각났다. 비올라가 바란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었다. “그냥 나로만 있고 싶다”는 아주 단순한 바람이었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그 한마디인지 모르겠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나 역시 있는 그대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 이 책은 그 당연한 바람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위 도서는 청어람미디어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비올라와블루 #청어람미디어 #아동문학 #성장물 #여성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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