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 - 에피쿠로스에게 배우는 덜 두렵고 더 단단한 삶
김용하 지음 / 헤이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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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 | 김용하 지음

서른을 뜻하는 또 다른 말은 이립(而立)이다. 공자는 서른이면 자신의 뜻을 세우고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막상 서른이 되어 보니 현실은 조금 달랐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을 것이라는 사회의 기대와 이제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미래를 걱정하고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한다. 그래서 《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이라는 제목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불안은 정말 극복하거나 없애야 할 감정일까? 이 책은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통해 내가 무엇을 욕망하고 있는지, 그 욕망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차분히 돌아보게 한다. 흔히 에피쿠로스를 '쾌락주의자'로 기억하지만, 그가 말한 쾌락은 순간의 즐거움이 아니라 고통과 불안에서 벗어나 평온에 가까워지는 삶이라는 점을 새롭게 이해하게 되었다. 더 많이 가져야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충분한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더 평온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오래 남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우리는 너무 쉽게 타인을 경쟁자로 여긴다. 나 역시 무심코 다른 사람의 속도와 내 삶을 비교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저자는 경쟁보다 연대를, 성취보다 우정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삶을 든든하게 지탱해 주는 것은 더 높은 자리에 오르는 일이 아니라, 함께 버틸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는 일이라는 에피쿠로스의 생각이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이 책을 읽으며 이립(而立)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서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어른이 되고 흔들리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쩌면 이립은 완성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세워 가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서른의 불안을 다루는 법》은 불안을 없애는 방법보다, 흔들리는 순간에도 삶의 중심을 잃지 않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인생 선배가 후배에게 "불안한 건 당연하다"고 말해 주며, 조용히 등을 토닥여 주는 편지처럼 오래 마음에 남았다.

*위 도서는 헤세드의 서재 서평단, 헤이북스로부터 제공받아 독서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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