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콜 - 행운의 문을 여는 열쇠
이계준 지음 / 더미디어그룹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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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콜드콜(cold call), 제목만 들어서는 '차가운 전화? 도대체 무슨 내용이지?' 싶었으나 본문을 몇 페이지 읽자 답이 금방 나왔다. 콜드콜이란 모르는 사람에게 상품 등의 구매를 권유하기 위해 약속을 잡지 않은 채 전화하거나 방문하는 행위로서 세일즈의 가장 기초적인 수단이라고 한다. 저자인 이계준은 연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취업전선에 뛰어들면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자기가 어떻게 역경을 헤쳐나갔고 맨땅에서부터 성공신화를 이루었는지 세세히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는 큰 틀에서 볼 수도 있지만 나의 느낌으로는 자서전에 가깝다. 저자 인터뷰를 찾아보니 1976년생, 올해 44세 여전히 젊은 나이인데 현재는 뉴욕 소재 부동산 투자 운용사 클라리온 파트너스의 아시아 대표로 있다. 그가 왜 이런 젊은 나이에 벌써 자서전 같은 책을 냈나 책을 다 읽고도 사실 의아했다. 대부분의 성공신화나 자서전은 노년기에 집필하기 마련인데 그에게 있어서는 아직 경력의 절반도 안 온 현재진행형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포부도 상당하고 추진력도 발군인 고학력 남자가 40대 중반에 자서전을 쓴다라니.. 나는 자기계발서를 40권 이상 읽은 사람이라 이 정도 수준으로 자기계발서라기에는 포멧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다. 대개의 자기계발서는 자기 개인적인 얘기보다는 어떤 원칙으로 어떻게 행동하면 어떤 목표를 이룰 것이다라고 다양한 사례를 들고 좀 더 법칙에 가까운 목차가 있는데 콜드콜은 철저히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생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목표를 이루어갔는가를 콜드콜이란 단일 소재로 반복해서 풀기 때문이다. 결국 인터뷰를 읽고 이유를 알았는데 취직이 어려운 유학생, 젊은이들이 저자에게 어떻게 성공했나 그 비법을 많이 물어보기에 안타까운 마음에 조언을 하고 싶어서 이 책을 냈다고 한다. 과연, 그런 이유라면 이 책은 취준생에게, 그리고 세일즈맨이나 현재 하는 일이 잘 안되서 고전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거 같다.

 

저자는 대학 졸업후 병역 특례로 건축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첫번째 콜드콜을 한다. 여기서부터 평범하지 않다. 소위 요즘 애들은 문전박대에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모르는 사람에게, 모르는 회사의 누군가에게, 심지어 채용계획조차 없는데 자신을 채용하라고 첫번째 세일즈를 하는 것이다. 병역특례로 채용되기 위해 얼마 없는 그 자리를 위해서 130여 기업을 전화를 걸었다. 취업이 어렵다고 하지만 채용계획도 없는 회사를 포함해서 130개 건설사에 전화하고 심지어 서류봉투에 이력서를 넣어서 인사담당자를 찾아갈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이 정도 노력을 해도 아무 곳에도 취직이 안 되는게 더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어려운 일을 하고도 취직에 실패한다! 다만 1년 후, 이 많은 회사 중 한 곳에서 전화가 오고 그렇게 첫번째 취직이 이뤄진다. 전화를 한 두 통하고 포기했다면 몇 명 뽑지도 않는 병역특례로 취직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이런 현상을 '양질전화'라고 하는데 양의 변화는 질의 변화를 가져온다, 즉 무수히 많은 콜드콜을 통해 양질의 리드(잠재고객, 영업활동의 대상)를 건지고 결국 딜의 성공, 질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뜻한다.

 

 

다음부터의 인생여정은 같은 과정의 반복이다. 리드에게 끊없이 콜드콜을 거는 것. 수많은 실패 중 성공으로 이어질 0.1프로의 가능성을 찾아서 좌절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서 저자는 없던 인맥을 만들고, 자기를 잠재고객에게 계속 어필하고 희박해보이는 사업찬스를 제대로 된 기회로 만들어서 성공시킨다. 도대체 이 남자에게 두려움이란 있을까 싶다. 실패를 해도 그냥 과정으로 치부하고 끝없이 도전하다. 이직도 많이 하고 대학졸업 학과과 관계없는 경영학으로 유학을 가고 자신의 인생을 크게 넓게 보고 잔정이나 그동안 들인 노력, 인맥에 전혀 연연하지 않는다. 건축가라는 게 생각한 직업과 차이가 크자, 자기가 원하던 길이 아니었음을 인정하고 진로를 변경한다. 진로의 변경은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또 제로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인데 크게 망설이지 않는다. 부동산으로 업종을 변경한 후에도 애경라는 굴지의 기업에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단호히 버리고 유학을 떠나고 그 후에도 애경에 도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뉴욕 현지에서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하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학비까지 대준 애경에게는 배신이 될 수도 있는 행위인데 저자는 자신의 인생만을 생각한다. 나는 이 자세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한국사람 중에 가족, 친구, 지인, 직장 동료, 상사 등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꿈과 미래만을 위해 달려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다. 이게 아니다 싶으면 어떤 희생을 치르고라도 돌아가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이직하고, 유학가고, 전회사를 버리고, 현지에서 작은 회사를 다니다가도 회장이나 사장이 나의 큰 포부를 품어줄 사람이 아니면 기회를 봐서 또 이직하고... 멋지다고 느꼈다. 좀 막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처럼 당당하게, 길고 넓은 자신의 인생만을 생각하며 돈에도 연줄에도 연연하지 않고 달려가는 길. 콜드콜 수천통, 수만통을 돌려서 아무것도 아닌 일을 양질전화를 일으켜 큰 건을 만들어내고야 마는 삶. 요즘은 노력하다 지쳐서 대충 사는 삶, 회사에서는 딱 돈 받은 만큼한 일하고 퇴근 후의 개인생활을 강조하는 책이 많지만 저자는 땀방울은 배반하지 않는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얘기한다.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른 것이만 이런 사람이 성공을 안하는 게 더 어렵겠구나 감탄을 하게 된다. 책은 중간에서 뚝 끝난 듯 끝이 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저자의 중년 이후 이력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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