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식물을 키웁니다 - 내 하루를 싱그럽게 만들어주는 그리너리 라이프
김현경 지음 / 빌리버튼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빌리버튼이라는 다소 생소한 출판사의 식물 에세이, '오늘부터 식물을 키웁니다'는 전직 패션잡지 에디터가 집안에 식물을 들이면서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 생활의 변화를 담았다. 그저 화분 하나 들여놨다고 보기에는 저자의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마치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정도의 책임감으로 식물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 어떻게 다양한 식물을 잘 키우게 되었는지 그 세세한 과정이 잘 드러나있다.

나 역시 저자처럼 미니멀리스트라고 할지 집안에 쓸데없는 것을 잘 안 사들이고 꼭 필요한 물건만, 장식없이 꾸미는 주의인데 우리집에 놀러오는 사람 중에는 너무 훵하다는 평이 많다. 아무래도 흰벽에 딱 필요한 가구 외에는 없다보니 그런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플랜테리어가 저자 뿐이 아니라 우리집에도 필요할 것 같아서 어떤 식물을 초보자가 키우기 좋은지 유심히 읽었다. 다만 책 사이즈도 앙증맞고 내용도 퇴근하고 가볍게 읽기 좋은 에세이인데 사진이나 그림이 너무 없는 게 아쉽다. 책표지와 내용은 딱 20~30대 여성 취향이니 생소한 식물 이름만 줄줄히 나오는 것 말고 저자가 키우는게 도대체 어떤 모양의 식물이고 정확히 어떤 잎파리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침대에서 자기 전에 슬렁슬렁 읽다가 극락조화는 무엇인지 수염 틸란드시아는 어떻게 생긴 건지 궁금했지만 다시 핸드폰을 키고 뒤적거리기는 싫었다. 책 읽는 시간까지 또 핸드폰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였다. 편집할 때 알아서 따악 책표지 스타일로 삽화를 쓱쓱 그려넣었으면 식물 초보자가 대다수일 독자들에게 적절한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책 중간 쯤에 "사진 좀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식물이 필수라던데?" 챕터에서는 식물 액자라는 생소한 개념도 소개되는데 역시 읽어도 도대체 어떻게 찍어야 식물 액자가 된다는 것인지 정확히 와닿질 않았다. 저자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편집의 미학이 필요한 부분이다.

 

 

 

저자는 초반에는 화분 하나 들이는 것도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뒤로 갈수록 자신감이 붙어서 더 많은 화분을 들이고 꽃꽃이도 하고 부케도 만들고 취미의 범위를 늘려간다. 특히 비오는 날 식물을 바라보면서 빗방울이 잎사귀에 맞아서 톡톡 튀는 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는 장면에서는 절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극성일 때는 집안에 식물을 들이면 미세먼지가 다소 줄어든다는 실용적인 면도 있고 책을 다 읽고 나니 나도 초보자에게 적당한 화분 하나를 들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졌다. 저자와 같은 애정을 가지고 식물을 키운다면 반려식물이란 말을 써도 되지 않을까 싶고, 동물이든 식물이든 보호자의 사랑이 없이는 생명유지가 안되는 구나 싶어서 저자의 신중한 마음이 이해가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