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수사
연여름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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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에 로맨스까지 고루 갖춘 작품이라 드라마로 만들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김선우와 한재은의 시점이 교차되어 나오며 중간중간 두 사람의 과거도 보여준다. 사실 이런 소재를 다루는 작품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인물의 입장에서 전개될 때가 많은데 이 소설은 김선우의 시점이 먼저여서 신선했다.
사이코메트리 능력과 과거에 얽힌 두 사람의 서사가 인상 깊었다. 내가 좋아하는 혹은 나와 가까운 사람이 나의 감정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결코 유쾌하진 않을 것 같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숨기고 싶은 모습이 있기 마련이다. 그걸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들켜야 한다니. 상상만 해도 고개가 옆으로 왔다갔다하는 일이라 소설 속 선우와 재은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달빛 수사>라는 제목은 선우가 근무하는 회사의 간판 게임 이름과 같다고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잘 지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이코메트리라는 소재가 주는 신비함, 게임이라는 단어가 주는 경쾌함, 달빛이라는 표현이 주는 낭만. 달빛이 깜깜한 밤하늘을 비취주듯이 다소 서늘할 수 있는 장르 속에서도 따뜻함을 엿볼 수 있었기에.
추운 겨울, 이불 속에서 코코아를 마시며 읽기 좋은 글이다. 색다른 방식의 따뜻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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