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서평은 서평을 읽은 사람으로 하여금 구해서 읽게 끔 만드는 것이라 알고 있는데, 추천한다.
이 책에는 누가 대통령이 될지, 누굴 뽑아야 할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이제 20대 대선이라는 데 처음이든, 몇 번 했든지 간에 이번에 뽑는 후보를 내가 왜 뽑으려 하는지 되돌아 볼 수 있었다.
혹은 투표를 안하려 했었던 이유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투표 그거 남들은 주변에서 하라는 데 어쩌란 건지 찝찝하던 기분에 선거만이 민주주의를 체험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떠올리게 한다.
냉소 사회(로 진단 할 수 있는 한국은) 저쪽이 싫어서 (이쪽에) 투표하는 민주주의 꼴을 보인다.
전작(냉소 사회)에서 저항과 통치에 대한 구분을 지었던 것이 생각난다.
책 귀퉁이에 원샷게임, 게임이론(플레이어, 룰, 보상)따위의 것들을 적어두었더랬다.
뽑을 인물이 있냐는 반문이 지겨워 누굴 뽑을 거냐는 질문도 안한다.
그렇지. 인물이 없지.
경제학에선 "균형"을 찾는 일에 골몰한다.
가격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서 찾을 수 있단 식의 소리다.
정치경제학에서 정체세력은 점점 중도를 균형점으로 찾을 거란 모형을 본적이 있는데,
반대 쪽이 싫어 대척점에 표를 행사하는 민주주의와는 다르다.
다시 생각해 보니,변화를 바라지만 결국 한 몸에 머리 둘 있는 새 꼴이다.
다수가 권리를 행사하는 민주주의가 통치가 아니라 소비로 행사하면 실패한다.
반대를 불매하는 것만이 남은 민주주의는 기능과 목적을 수행하지도, 달성하지 못한다.
이에 큰스승님(저자)은 전면적 통치자로서 민주주의를 권한다.
냉소 사회에서도 읽을 수 있었던 내용을 한국, 미국, 일본 등의 사례와 평가로 결을 더 채워 왔다.
민주주의의 적극적인 행동이 투표만이 아님을 환기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내 표가 사표가 될까 걱정하면서 유사경험하면 퇴적이 안된다.
앞에서 주억거렸던 원샷게임입네 하고 끼적였던 것은
아마도, 과거에 했던 투표에 대한 기억만으로 오늘의 투표를 했던 것을 잊지 않기 위함이었으리라 추측해 본다.
이렇게 끼적여 놓으니까 비교도 하고 좋다.
하물며 민주주의라는 것을 피곤하고 힘든 사람들아 오늘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어렵겠지만 조금씩 해보자.
마무리 하면서 능력주의에 대해 언급이 있었는데 박권일님의 최근 저작「한국의 능력주의」이 생각난다.
알면 행한다고 그리스인들이 그랬다던가.
적어도 모르고 행하진 않겠지.
그 길이 어렵고 좁은 길이라면 더더욱.
쉬운 응원도, 좌절도 싫다.
대신에 이 책을 주변에 알리고, 이야기 해보자.
길은 처음부터 거기에 있던 게 아니라 자꾸 다니고 이어져야 길이라고 했다.
다시 읽어보니 이글은 좋은 서평은 아니다.
염치불구하고 그래도 이 책을 권한다. 읽어보시라.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실패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오늘의 실패가 내일의 더 나은 실패를 위한 근거가 될 수 있다면, 세상은 조금씩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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