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말을 쏘았다
호레이스 맥코이 지음, 송예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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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소설이란 무엇일까. 이 책의 추천사를 읽고 이 소설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책 속의 글로리아와 로버트는 마라톤댄스대회에 참여한다. 겉보기에 댄스와 마라톤이라는 즐거워 보이는 단어의 연결 같지만, 바로 이 대회야말로 당시 경제 대공황을 겪고 있던 미국의 젊은이들의 절망을 나타내는 것을 소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실제로 이런 대회가 존재했고 대공황 속 일자리를 잃거나, 집을 잃은 많은 이들이 춤을 추며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이 대회에 참가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상황이 힘들고 어두울 때 자신의 악하고 악취나는 모습을 내보이는 듯 하다. 이런 대회라는 명목 하의 '쇼'를 통해 참가자의 고통이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유희거리로 전략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첫 장에서 재판장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점점 이 책의 결말과 연결지어 생각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결국 그들이 원하던 상금도 꿈도 행복도 얻지 못했다. 그 시대에 예상할 수 밖에 없었던 결론이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청춘들이 생각나며 이것이 비단 대공황 속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과 후의 제목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사실 책을 읽기 전은 '말'을 동물의 말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말이 아닌 우리 입 밖으로 나가는 말에도 해당 되는 말이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감상의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 책이 그토록 실존주의라는 평을 받는데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고 이 책이 시대의 과거 뿐만 아니라 현재, 나아가 미래까지 그려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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