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임의 비밀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6
로버트 오브라이언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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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오브라이언'의 작품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치밀하다. 줄거리는 대략 지능이 발달한 쥐들이 쥐들의 문명을 이룩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줄거리만으로는 작품을 제대로 말하기 어렵다. 이 작품을 그야말로 읽어야 작품의 진가를 알게된다. 쥐들의 심리 묘사, 사실성에 기반한 치밀한 사건 전개, 단 며칠 동안의 일을 270여 페이지에 기록하는 진지함에 난 푹 빠져 버리고 말았다.  그 며칠 동안의 일을 어찌나 빨리 전개하던지 손에서 책을 떼고 여유를 부릴 기회를 주지  않는다. 짧은 시간을 그토록 많은 분량으로 다스리면서도 사건 진행이 무진장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깊이 있고 치밀한 작가의 사고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디오나 영화를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영상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

 개인적으로 난 쥐를 무척이나 싫어하고 혐오하는 편입데 결국 난 주인공 쥐 프리비스 부인에게 매료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시궁쥐(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돋도록 징그러워 했다.)나 들쥐 들에게 그들의 삶을 인정하고 이해하게 되었다.  작가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가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난 그 동안 단지 쥐만을 혐오했던 것이 아니다. 내가 잘 모르는 것, 내가 잘 이해하지 못한 것들을 가볍게 생각하고 쉽게 혐오했다. 그러나 이 책을 계기로 난 쥐들의 진지한 삶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었고 동시에 내 인간성에 대한 오만을 다시 한 번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는 인간이 쉽게 싫어하고 쉽게 말하는 생명체를 대변해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것을 확대하면 지금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피해를 받고 있는 다른 나라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될 수 있고, 낯선 생명들 모두엑 적용해 볼 수 있다. 작가는 단지 시궁쥐들의 문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진지한 이해를 말하려고 했을 것인지도 모른다.

  쥐들이 문명을 이룩하고 나니까 오히려 인간보다 우월한 모습을 보여준다. 쥐들은 서로 협력하며 민주적으로 돕고, 어려운 일에 자발적으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인다. 인간의 문명이 이미 오래 전부터 극소수 인간만을 위한 문명으로 전락하여 인간의 역사가 상처 투성이로 반복되고 있는 반면, 쥐들은 그렇지 않았다. 작가가 의도적으로 쥐들의 모습을 영웅화했기도 하지만, 소규모 집단이 이룩한 자영농 형태의 쥐들의 집단은 마치 우리 인류의 국가 형성 이전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듯하다. 국가 이전의 소규모 부락 단위 자영농이던 때가 인간에겐 가장 민주적이며 가장 순수한 문명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슐츠 박사는 60 마리의 쥐를 대상으로 연구를 한다. 생명을 연장하고, 머리를 좋게 하는 약을 만든 것이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을 위해서다. 누구든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머리가 좋기를 바란다. 박사는 그것을 실현한 것이다. 그리고 그 약을 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한다. 그런데, 머리가 좋아진 쥐들이 탈출하여 쥐들의 문명을 이룩하게 된다. 쥐들은 다시 다 패로 나뉜다. 여전히 인간에게 기생하는 쥐들과 새로운 개척지를 찾아 자립하는 패다. 여전히 기생하는 패는 자멸해 버린다. 그러나 개척지를 찾아 낯선 모험을 감행하는 패는 더 건강하게 자립하여 살 터전을 마련해 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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