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푸른책들 동시그림책 2
신형건 지음, 남은미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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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들이 늘 겪으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던 것들을 꽉 움켜 잡아 보여 주는 시인의 솜씨가 대단하다.

시인은 분명 어른이지만 아이들보다 더 아이다운 눈으로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목표만 보고 달려가는 아이들, 일상에 아무런 재미를 못 느끼는 아이들, 아이다움이 도통 왜 행복한지 모르는 아이들이 이 시를 읽는다면 좋겠다.

목표만 보고 달려가는 아이들에겐, 일상의 풍요로움을 안겨 줄 것이며

지루한 일상에 아무런 재미를 못 느끼던 아이들에겐 일상의 재미를 안겨 줄 것이다. '비누','부러진 연필심','발톱''눈을 감으면'을 보라. 그 속엔 아이들의 지루한 일상이 알콩달콩 재미있는 일상으로 그려져 있다.

아이다움이 왜 행복한지 모르는 아이에겐 아이다움을 지니고 있는 순간이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임을 알게 한다. '새해가 시작되기 5분 전에' '엘리베이터가 고장났을 때', '할아버지의 주름살','크는 이에게 주는 수수께끼'를 보라. 행복해지기 위해 조금 차분히 생각할 기회를 주는 이 시들은 아이들이 자신의 현재를 사랑하게 하고 또한 아이다움을 잃지 않는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일부분 도움이 될 것이다.

시인은 아이들이 시를 쉽게 읽고 재미 있게 읽도록 많은 배려를 했다. 시가 어렵다거나 혹은 지루하다거나 단순한 말놀이 수준의 뻔한 글이라는 기존의 틀을 비껴간다.  아이들은 마치 줄글처럼 풀어서 잘 보여주는 시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수수께끼처럼 물음표로 끝맺음하는 마지막엔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 시에 동참하게 된다. 동참하는 시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 시를 마음에 담게 될 것이다.

익살 맞은 그림은 남은미 님의 솜씨다. 마치 아이가 그린 듯이 거칠게 표현했다. 울통불통한 선들이 아이의 표정을 잘 살려준다.  그림이 시의 상상력 속에 빠지지 않고 외면적 의미에만 치중했다는 게 한 가지 아쉬운 점이다. 그러나 이건 옥의 티, 전반적으로 그림 동시책이라 좋았다.  흔히들 동시집은 조금 지루하게 편집된 책들이 많은데 동시집도 깔끔하게 그림책으로 편집되어 손이 자꾸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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