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우주의 첫 순간

우리 우주의 첫 순간 - 빅뱅의 발견부터 암흑물질까지 현대 우주론의 중요한 문제들
댄 후퍼 지음, 배지은 옮김 / 해나무 / 2023년 10월

언젠가 시간이 나면 꼭 취미로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 중 하나가 천문학이다. 학생 때는 정말 우주에 대해 아무 관심 없었는데.. 나이를 먹고 미디어를 통해 이것저것 접할수록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하지만 우주를 좋아하는 것에 비해 알고 있는 것은 하나도 없어서 다소 부끄럽던 와중에.. <우리 우주의 '첫 순간'>이라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골라 읽게 되었다.

<우리 우주의 첫 순간>에는 어릴 때 공부한 적 있는 기초적인 내용부터 지금껏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자세한 부분까지, 우주론에 대한 지식이 폭넓게 담겨 있었다. 또 급팽창론처럼 아직 완벽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학계에서 상당히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설도 소개하고 있다. 아무래도 우주에 다루고 있기 때문에 책에서는 무한히 작은 단위와 무한히 큰 단위가 번갈아 가며 쓰이는데, 대강 헤아려보려는 시도조차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숫자들에 읽는 동안 기분이 묘했다. 이렇게 아득하고 공허하지만 동시에 두근두근거리는 감정이 우주의 매력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챕터는 역시 외계 생명체와 다중우주에 대해 다룬 11장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줄곧 이렇게 넓은 우주(심지어 계속 커지고 있는)에 살고 있는 생명체가 지구에 있는 것이 전부라면 공간 낭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나의 막연한 바람을 작가는 과학적으로 논증한다. 저자는 우리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하며 '이것은 무한에 관한 문제다. 무한이 없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도 무한 안에서는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무리 작은 유한한 수도 거기에 무한을 곱하면 무한이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한한 공간 안에서 우주는 무한 개 존재하고, 그 우주 안에서는 아무리 가능해 보이지 않는 것이라 해도 뭐든 가능하다'고 덧붙인다.

인류는 마지막 순간까지 우주의 비밀을 완벽히 알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서 우주가 더 궁금하고,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듯하다. 영원히 미지의 영역일 우주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어 즐거웠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우주에 관련된 책을 차근차근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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