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자의 독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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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바선생의 ‘이 세상은 모두 이어져 있다‘는 말처럼 그들의 삶은 모두 이어져 있었다. 초반 장황한 서사에 지루함을 느낀 것도 잠시 그것이 모든 이야기를 탄탄하게 묶어주는 발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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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The Complete Maus 합본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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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치 전범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책, 매체 그리고 이야기를 통해 그 당시 얼마나 끔찍한 일이 행해졌는지 들어본 적이 있었다. 이 책을 읽기도 전에 걱정이 되었었다. 만화라는 장르를 통해 유대인 학살 현장을 더 적나라하게 그려 넣었을 것이란 막연한 추측에 조금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작가의 아버지를 통한 덤덤한 이야기로 이어졌고 중간 중간 부자 간의 다툼을 통해 긴장감이 풀어졌다. 하지만 그래서 더 소름이 돋았다. 평범하게 보이는 내 이웃의 과거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따라서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실감이 났다.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을 보면 더 이상 먼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안심할 수 없다. 

 책의 중간 쯤 작가의 아버지가 흑인에 대해 매우 강한 인종차별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무자비한 학대를 당했다고 해서 내가 가해자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한 개인을 넘어 한 가정을 파괴하는 홀로코스트는 우리가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언제 어디서든 다른 형태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사실이 또 다른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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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정의 - 표창원이 대한민국 정치에 던지는 직설
표창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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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을 맞아 정치 관련 책을 꺼내들었다.
지지하는 당에 관계없이 현 정치의 민낯을 보고 반성하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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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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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이 글이 나를 어디로 인도할 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 글은 자살 충동을 느끼는 자의 삶의 목표를 잡아나가기 위한 여정이었으며 자신의 삶에 대한 고백이자 과학 전문 기자의 한 과학자에 대한 폭로글이기도 했다. 마지막에 가서야 나는 이 글이 앞의 모든 목적을 아우르며 결국에 과학을 바탕으로 삶의 진리를 찾아낸 한 편의 논문과도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초반에는 룰루 밀러가 그녀 자신의 삶,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인생, 그리고 그녀가 만났던 사람들의 일화를 굉장히 두서 없이 서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그것이 마지막에 그녀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그동안 그녀가 얼마나 스스로의 실존에 대해 고민해왔는지를 말해주었다. 

 나는 마지막에 언급된 그녀의 깨달음이 너무나 반가웠다. 

"민들레의 법칙과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현재 백수라서 사회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고 우주적으로 보면 잠깐 스쳐지나가는 티끌에 불과한 존재지만 내 여동생에게는 밤새며 고민을 털어놓은 수 있는 언니이며 부모님에게는 존재의 이유, 미래에는 한 생명을 품을 어머니가 될 수 있다. 나는 중요하지 않지만 중요하다. 그것은 어릴 적 당연히 '훌륭한 사람'이 될 줄 알았던 내가 현재의 모습에 머물러 있으며 스스로에 대해 실망하고 우울함이 하늘을 찌르는 시점에 굉장히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또한 우리가 믿는 사실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 과학을 전공으로 한 나는 항상 믿어왔던 사실에도 의심을 품는 것이 그다지 낯설 지는 않았지만 이 책에 언급된 우생학처럼 아직 우리 사회에는 뿌리 깊은 잘못된 믿음이 많고 그런 것들이 언제 또 누군가의 삶을 파멸시킬 지 모른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존재의 의미를 가지며, 내가 강하게 믿어왔던 것이 항상 옳지는 않을 수 있다는 사실. 이 경이로운 깨달음 앞에 그 누가 상대 혹은 스스로를 해할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이 책이 가질 영향력을 기대해본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pg252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은 그 허구를 쪼개버릴 물고기 모양의 대형 망치다.-pg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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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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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이었다. 지금 내 눈에 나와 달리 많은 것을 이루어낸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죽음 앞에서는 종국에 이와 같은 생각으로 가득찰 것 같다. 


비록 책 속의 주인공과 내가 살아온 구체적인 인생은 다르지만 특정 나이 때 했던 생각들, 그리고 앞으로 해갈 생각들이 너무나 나와 일치되는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이 결국 순간순간의 수많은 자아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순간의 우두머리가 누구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결정되었다고 얘기한다. 나 역시도 그래왔던 것 같다. 최근에는 어떤 경험을 통해 내 안에 보다 용감한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과거에 이 용감한 내가 결정을 내려왔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하면서 여러 후회의 순간들이 머릿속을 지나간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그 때에 경험했던 것을 쌓아온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내 과거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것 

내 모습이 부모를 닮는 것 (타고난 성격이든, 보고 배운 것이든)

타인에게서도 나와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것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모두 평범한 인생이다. 


"세상이란 보다 강하고 용감한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나는 패배자였다. 그것이 평범한 인생의 완성인 셈이었어." 라며 주인공이 말하는 부분이 있다. 나는 항상 그런 생각을 해왔고 어렸을 땐 당연히 훌륭한 사람이 될 줄 알았던 내가 너무나도 평범한 모습에 실망하였다. 하지만 글쓴이 카렐 차페크의 실제 삶을 녹여낸 자전적인 철학 소설책?으로 먼나라 유명한 작가의 생각이 나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읽으니 우리 모두 평범한 인생이라는 것에서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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