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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리커버, 양장)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평점 :
짧고 쉽게 읽히는 단편 속에 생각할 사회 문제가 잘 담겨 있었다.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옳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자신을 합리화하던 주인공. 그러나 결국 그 문제가 인정이 되고 내면의 죄책감이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야기.
도의적으로 문제에 가까운 행동을 한 감독을 좋아하다 감독이 스스로 그 사건을 시인하고 마음이 불편해진 주인공의 허무가 그 모습을 잘 보여준다. 또한 학대에 가깝게 맹수의 모습을 잃어버린 호랑이를 신혼여행의 체험 일부로 소비하며 겪는 불편한 모럴까지.
스무드
한국계 미국인 3세 듀이가 광화문 태극기 집회의 노인들(일반적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로 여겨지지 않는) 속에서 난생처음 강렬한 환대와 소속감을 느끼는 모습이 매우 아이러니하다. 오히려 매끄럽게 가공된 작품 스무드 같은 아파트에서 그는 불편함을 느낀다. 역사적 맥락이 소거된 채로 가공된 이미지로만 서로를 소비하려는 현대사회를 빗대는 듯 하였다.
혼모노
젊은 시절 누렸던 영광을 잊지 못하고 옆집 신애기를 질투하던 신력이 떠나간 박수무당. 진짜를 증명해야하는 사회적 시선에 갇혀있다 결국 놓여나 가벼워지는 이야기. (하지만 난 그 집착이 결국 광기가 된 것처럼 보였다.)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
한나 아렌트 [악의 평범성]이 떠오르던 이야기. 악이 권력이 된 사회 속에서, 그것에 편승하지 않기란 더 어려운 것이 아닐까.
우호적 감정
타인과 맺는 관계의 취약함을 보여주는 이야기.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른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행동을 오해 없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잉태기
가족의 아이에 대한 일그러진 욕망도 사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
자식의 성공을 위해 교육에 목을 매고 사회적으로 성공이라 일컬어지는 가치에만 매달리는 부모들...분명 자식을 가장 사랑하는 건 그들일텐데. 사랑이지만 잘못된 사랑이다.
메탈
어린 시절의 순수한 꿈과 우정이 현실의 무게 앞에 퇴색해 가며, 결국 우리는 꿈의 일부를 포기하는 어른이 되어간다. 하지만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은 관계 속에서도, 역설적으로 그 시절의 추억을 버팀목 삼아 오늘을 살아내는 것이 결국 인생아닐까.
그런데 왜 생각할수록 더 ...... 허무해질까. ...중략... 왜 지독히 헛헛한가. - P58
떨쳐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중략... 이미 일어난 일은 없던 일이 될 수 없으니까. - P65
구 안쪽에 뭔가 숨겨진 것 같기도 해요. - P71
아버지는 내게 한국 얘기를 한번도 해준 적이 없어요. 나는 아버지에 대해서도 잘 몰라요. 그래서 아버지와 나 사이에 갈등이 없는 거겠죠. 서로를 전혀 모르니까요. 알려고 하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 P104
누구를 위해 살을 풀고 명을 비는 것은 이제 중요치 않다. 명예도, 젊음도, 시기도, 반복도, 진짜와 가짜까지도. 가벼워진다. 모든 것에서 놓여나듯. 이제야 진짜가 가짜가 된 듯. - P153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P201
직원들이 진을 화두로 삼을 때마다 나는 말을 아꼈다. 사람을 판단하기에 넉달은 짧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진이 안쓰러워서였다. - P206
알렉스,너무 애쓰지 마요. 애쓰면 더 멀어져. - P240
의지할 것이라곤 희미한 전조등과 친구들의 웃음뿐이었지만 그들과 함께 달리면 우림은 더 나아질 것도 망할 것도 없는 현실에 가능성이 부여되는 것만 같았다. 녹슬지도 썩지도 않는 꿈을 영원히 꿀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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