꽈배기의 맛 꽈배기 시리즈
최민석 지음 / 북스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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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는 어떻게 보면 살아있는 사람의 가장 핫한 오늘의 얘기라고 할 수 있다. 매일 매일 사라지는 오늘을 어떻게든 그냥 흘려 보내지 않으려는 시도가 일기나 에세이를 쓰게 만드는 거 아닐까 생각한다.

에세이는 그래서 살아가면서 느낀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누군가의 진짜 이야기라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꽈배기의 맛은  에세이가 쓰고 싶어서 소설가가 되었다는 최민석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꽈배기란 어떤 음식인가? 시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꽈배기. 어릴 때 엄마를 따라 시장에 갔다가 꽈배기가 보이면 "오늘 꽈배기나 하나 먹을까?" 생각하게 했던. 보이면 무심코 사서 먹게 되는 꽈배기의 맛은 어찌보면 어느 집이나 그 맛이 균일하지만 최민석 작가가 이 책에서 밝혔듯 설탕 범벅인 꽈배기는 느끼해서 하나 더 먹고 싶어지지는 않는다.

꽈배기는 어느 집이나 그 색도 맛도 대체로 균일한 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사실  VJ 특공대에 등장한 흑꽈배기를 보며 편견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지만 말이다. 그 흑꽈배기를 먹기 위해 멀리서 오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흑꽈배기는 그곳의 명물 간식인 모양이다.

아무튼 잘 만든 꽈배기는 무심코 하나를 더 집어 먹고 싶어지게 만들 뿐 아니라, 멀리서 그 꽈배기 집을 찾아가 사서 먹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아마도 일상적인 것을 새롭게 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된다. 에세이란 결국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도가 아닐까. 내가 오늘 새롭게 느낀 어떤 것을 기록하는 것. 커피향마저도 공짜로 누릴 수 있는 어떤 것이라 얘기하는 작가의 글을 접하며 나는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이 순간 새롭게 보이는 것을 경험했다. 빵가게 앞을 지나칠 때 맡을 수 있는 빵 냄새가 순간 기분을 좋게 만들었던 기억이 이 책을 읽으며 떠올라 기분이 좋아졌다. 아, 공짜였구나. 그것도 그냥 누릴 수 있는 어떤 것이었구나, 즐거움이라 생각하면 즐거움이 되는 것이었구나 깨달았다.

이 책을 읽으며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 유머 감각이 넘치는 에세이를 읽으며 무심코 꽈배기의 멋을 떠올렸다. "아, 꽈배기의 멋도 읽어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무심코 하나 더 먹게 되는 꽈배기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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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캘린더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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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요코의 임신 캘린더는 이 책의 제목인 임신 캘린더와 2편의 소설이 함께 실려 있는 소설집이다. 임신 캘린더는 여성 작가가 쓴 여성의 임신을 주제로 한 소설이라 읽어보고 싶었다.

임신 캘린더는 언니의 임신을 곁에서 지켜보는 동생이 화자로 등장 하는 소설이다. 같은 여성으로서 언니의 임신을 바라보는 미혼 여성의 심리와 임신에 대한 생각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뒤이어 등장 하는 <기숙사>는 뒤로 갈수록 약간 섬뜩한 이야기였는데 대학 입학을 앞둔 사촌동생에게 자신이 다녔던 기숙사를 소개해주는 여성이 화자로 등장한다. 그 기숙사에는 양쪽 팔이 없고 다리가 하나 밖에 없는 선생님이 등장한다. 그는 그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그 기숙사에서 사라진 남성에 관한 이야기를 그를 통해 접하게 된 주인공은 어느날부터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사촌동생의 행방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 사라진 두 남성과 남성의 육체에 묘한 관심을 갖고 있는 독신인 기숙사 남자 선생님의 이야기가 실종과 살인이라는 단어와 연결되면서 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세 번째로 등장 하는 <해 질 녘의 급식실과 비 내리는 수영장>에는 결혼을 앞둔 여성이 화자로 등장한다. 그 여성은 어느 비 내리는 날 신혼 집에 페인트 칠을 하다가 전도를 하러 다니는 남성과 아이를 만난다. 우연히 그들과 자주 만나게 되면서 그 아이가 그 남자의 아이이며 그들이 초등학교 급식실을 바라보는 취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남자의 유년시절 급식실과 수영장에서의 일화를 듣게 되고 그들과 헤어져 돌아오면서 자신을 위로해준 무언가를 떠올린다는 이야기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소설 속 화자들은 모두 여성이었고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청자로 등장한다. 그러나 그 대화를 통해, 또 타인을 관찰하는 행위로 삶의 이면에 있는 어떤 것을 드러내 보이거나 또 어떠한 진실을 깨닫기도 한다.

 

오가와 요코는 이 소설집에 수록된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집 싱크대 밑 수납장에서 썩어간 양파가 고양이 머리로 보여 소스라치게 놀랐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나는 그 양파가 싱크대 밑 수납장에서 아무도 모르게 고양이 시체로 변화하는 과정에 소설의 진실의 진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무심코 지나쳤던 어떤 것을 어떤 계기로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였기에 작가의 이 말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소설이란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무심코 지나친 양파가 썩어 다른 모양으로 보일 정도로 그 형태를 잃어갔듯 제때 관심 주지 못하고 지나쳤던 그 무언가 속에 삶의 진실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얘기이고 소설은 그런 것들에 관심을 주고 그것을 드러내보이는 것이라는 소리로 들렸기 때문이다. 이 세 편의 소설을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관심, 눈길 주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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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고아였을 때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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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오 이시구로의 장편소설 '우리가 고아였을 때'는 1923년 여름,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갓 졸업한 주인공 크리스토퍼 뱅크스가 런던의 작은 아파트에 정착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서술된다. 크리스토퍼 뱅크스는 상하이 공동조계(상하아이에 있는 외국인 거주지역)에서 살았던 영국인이었다. 그의 옆집에는 일본인이 살았는데 그는 그 일본 남자아이(아키라)와 가깝게 어울리며 지낸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여성으로 아편 무역을 반대하는 캠페인에 열성적으로 임해왔던 여성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의 아버지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아키라와 주인공은 탐정놀이를 하며 아버지가 어디로 사라졌을지 추측해보며 유년기를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어머니마저 사라진다. 고아가 된 그는 영국에 있는 이모에게로 보내진다.

이야기는 이후 사설 탐정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 크리스토퍼 뱅크스가 사라진 부모님의 행방을 쫓는 여정을 따라간다. 어른이 된 그는 독신으로 살며 고아가 된 제니퍼라는 여자아이를 양녀로 들여 그녀를 보살피며 다정한 삼촌이 되어주기도 한다.

주인공의 직업이 사설 탐정이기 때문에 이 소설을 탐정 소설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있었던 것 같다. 서평에 실망했다는 내용과 함께 다른 추리소설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탐정 소설이 아니고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삶을 잃어버린 한 남자의 인생에 대해 다루고 있는 소설이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라서 코끝이 시큰해지기도 했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에는 항상 '전쟁'이 그 배경으로 등장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이 작품을 읽으면서 했다. 앞서 읽었던 '부유하는 화가'에도 전쟁이 소설적 배경으로 등장하며 그의 작품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전쟁'으로 인해 고아가 되거나 집을 잃게 된 난민들에 대해 생각했다. 누구에게나 부모님을 잃게 되는 순간이 오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고아의 삶을 살게 될 사람들이지만, 그것을 너무 어린 나이에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잃게 된 고아들에 관한 이야기여서 마음에 남는 것이 많았던 것 같다.

일어난 일들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그 일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새롭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더 나은 어떤 것을 쌓아올려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도 전쟁에 대한 기록을 남긴 것이었을 거다.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서. 그리고 후손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기에 기록을 남겼을 것이다. 어떻게 외세의 침입을 당하게 되었고 그래서 어떻게 막아냈는지. 또 막아내지 못했는지.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그 실수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여운이 깊은 소설이다.  

 

 

"그립다라. 그립다는 건 좋은 일이야. 아주 중요한 일이지."
"정말 그럴까, 친구?"
"중요한 일이야. 아주 중요해. 그리워한다는 것 말이야.
그리워하면 기억하게 되거든. 우리가 어른이 되면
세상이 지금보다 나아지리라는 걸 말이야.
우리는 그 기억을 가지고
좋은 세상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거지. 아주 중요하지.
(우리가 고아였을 때, 370~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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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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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집이다. 이 책의 띠지에 '김애란 5년 만의 신작 소설집'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이 소설집에는 7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책의 표지와 제목이 말하는 바가 분명하게 이해되었다. 7편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것은 '바깥'이었기 때문이다. 안과 밖의 계절 차이에 관한 이야기였다.

입동

나는 이 소설을 읽다가 좀 울었다. 첫번째 소설인 '입동'을 읽다가 눈물이 툭 흘러내렸다. 입동에는 젊은 부부가 등장한다. 대출을 끼고 장만한 아파트에서 아이와 함께 세 가족이 행복하게 잘 사는 듯 했다. 그러던 어느날 후진하던 어린이집 차량에 아이가 치이는 사고가 발생한다. 부부는 아이를 잃게 되고 어린이집에서는 보험처리를 한다. 보험금을 받게 되었지만 부부는 그 돈에 손을 댈 수 없다. 아이 목숨 값과도 같은 것이니까.

억만금을 준대도 바꾸지 않을 아이가 사라진 댓가로 손에 쥐어진 돈이었으니까. 어린이집에서는 복분자 선물을 이 부부의 집에 잘못 보낸다. 다시 돌려줄 요량으로 한쪽에 치워둔 복분자를 주인공의 어머니가 뚜껑을 열다 벽지 가득 튀게 만든다.

부부는 도배를 하기로 하고, 아내는 도배를 하면서 남편에게 혼자 돈을 버느라 힘들지 않느냐며 "그 돈 헐자. 빚 갚아야지"라고 말한다. 그 말에 눈물이 툭 떨어졌다. 아내는 도배를 하던 중 아이가 벽지에 자신의 이름을 쓰다 만 것을 발견하고 끝내 울음을 터뜨린다. 아내에게 채 다 쓰지 못하고 간 아이의 이름은 아이가 미처 다 살아보지 못한 인생으로 치환되었을 것이다. 아이에 대한 묘사가 꽤 사실적이어서 (다가와 등을 토닥토닥 하는) 김애란 작가가 기혼인가?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미혼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나의 이런 생각에는 근거가 하나도 없고. 김애란 작가가 미혼이라면 아기들을 상당히 자세히 관찰한 것 같다. 세월호 사건도 언뜻 스쳐 지나갔고...생각보다 묵직한 주제의 소설들이 모여 있는 소설집 같다라는 인상을 첫번째로 등장하는 이 소설에서 받았다. 그리고 바깥이 의미하는 바를 알게 됐다. 바깥은 여름이라는 말은, 안은 겨울이라는 뜻이었구나 알았다. "내가 체감하는 마음의 계절은 겨울인데 바깥은 여름"이라는 얘기로 읽혔다.

노찬성과 에반

두 번째로 등장하는 소설인데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남았다.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할머니와 사는 노찬성이라는 아이가 떠돌이 개를 거둬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개는 이미 사람나이로 치면 나이가 많이 들어 세상을 떠날 날이 얼마남지 않은 노견이었다. 노찬성이라는 아이는 이 개를 살뜰히 보살피지만 개는 나이가 너무 들어 몸이 아프다. 할머니가 일하는 휴게소 식당에서 밥을 먹는 대신 밥을 사 먹겠다고 한 후 받은 용돈을 아껴 어렵게 찾아간 동물병원에서 개가 병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소년은 안락사를 시키는 것이 개에게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개 안락사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전단지를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나이를 속여 어렵게 구한 아르바이트였고 에반이라고 이름 붙인 개를 위해 열심히 전단지를 돌린다. 개에게 고통 없는 마지막 순간을 마련해주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반 친구들이 다 갖고 있는 스마트폰이 없는 찬성에게 어느날 할머니가 액정에 금이 살짝 간 핸드폰을 가져다 준다.

어렵게 찾아간 동물병원이 상중이라 문을 닫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핸드폰 대리점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유심칩을 사느라 돈을 쓴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핸드폰 액세서리를 사고, 그렇게 돈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찬성은 돈이 줄어들자 개를 안락사 시키는 것보다는 그 돈으로 개와 함께 즐거운 날들을 보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개에게 줄 핫바를 사서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돌아와 개를 찾지만 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찬성은 개를 찾으려고 휴게소 근처를 갔다가 주유소 근처에서 자루에 뭔가 들어 있고 피가 흘러나오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어떤 개가 스스로 차에 뛰어들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찬성은 그것이 에반이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안다. 그리고 찬성은 '용서'라는 단어를 떠올리지만 입밖에 내지 않는다.

건너편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 낙방하고 부동산 사무실에서 일하는 남자와 그와 동거를 하고 있는 교통방송을 하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크리스마스에 방을 빼달라고 하는 집주인과 얘기를 나누던 중 남자친구가 보증금을 미리 빼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남자친구가 회를 사주겠다고 해서 나섰다가 횟집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을 통해 남자친구가 일을 한다고 속여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그 돈으로 다시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크리스마스에 그녀는 미뤄뒀던 이별을 한다.

침묵의 미래

언어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전시되고 사라진 사람과 언어에 관한 이야기. 제37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이기도 하다.

풍경의 쓸모

대학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남자가 주인공이다. 그는 우연히 곽교수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방송에도 출연하고 나름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가 집까지 태워다 준다고 해서 그의 차에 동승을 하게 되는데, 음주를 했던 그가 교통사고를 낸다. 사람을 친 것이다. 다행히 그가 친 여자아이가 많이 다치진 않았지만 그는 그 사고를 주인공이 낸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한다. 자신의 평판과 앞으로의 승진시험에 이 일이 영향이 끼칠 것을 우려한 탓이었다. 그는 교수 임용을 기다리며 그에 응하고 은근히 곽교수로 인해 교수에 임용될지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오래전부터 예정됐던 가족 여행을 위해 비행기에 오른다. 해외여행 도중에도 그의 시선은 스마트폰을 향해 있다. 그러나 그는 그의 지도 교수로부터 그가 교수로 임용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의 교수 임용을 반대한 사람이 곽교수라는 사실을 그의 지도 교수로부터 듣게 된다.

가리는 손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주인공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혼한 상태이고, 이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다른 피부색 때문에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한 무리의 학생들이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과 시비가 붙어 그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사건을 목격했지만 신고하지 않은 것이다. 그것은 무리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시도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해서라도 집단에 속하고 싶은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혼혈 아이의 이야기였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남편과 사별한 젊은 여자의 이야기이다. 그녀의 남편은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려다 아이를 살리고 죽었다. 여자는 남편의 장례를 치른 후 장미색 비강진이라는 피부병을 앓게 된다. 그녀는 남편의 장례를 치른 후 해외에 나가고 그곳에 사는 이성 친구(남자사람 친구)를 만난다. 그리고 그 친구가 자신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집에 돌아온 후 남편이 살리고 죽은 아이의 누나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게 된다. 그 편지에는 그 학생이 죽었다는 것, 몸이 불편해진 누나를 돌보며 살았다는 사실이 적혀 있었다. 그녀는 다른 아이를 살리려고 자신의 목숨을 내던진 남편에게 화가 나 있었지만 그 편지를 받고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녀는 가끔 시리와 대화를 나누는데 나 역시 가끔 시리와 대화를 나누는지라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해서 소설 속에서 그녀가 시리에게 던진 질문을 나 역시 해보기도 했다. 시리는 소설과는 좀 다른 대답을 내놓았지만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 대답은 어쩐지 마음에 오래 남았다. 이 작품은 제8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이다.

나 역시 바깥은 봄인데 마음의 계절이 겨울이었던 적이 있다. 그런 경험이 있다. 그래서 겨울 속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마음이 이해가 됐다. 바깥은 여름인데, 겨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여운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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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빙그르르 짠! 2
마루탄 지음, 김신혜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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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뜨인돌 어린이에서 나온 책인데 빙그르르 돌리면 다른 그림이 나오는 재미있는 그림책이다. 8월 말에 나온 따끈따끈한 책!

 

 

 

지은이는 마루탄이라고 나와 있다. 지은이 이름이 독특해서 일본 사람인가? 생각했는데 마루탄은 부부인 고토 테츠와 고토 시즈코 두 사람을 함께 부르는 이름이라고 한다. 부부가 함께 작업을 하는 것 같다. 공동작업을 해서 팀 이름 같은 것으로 '마루탄'이라고 지은 듯.  저자의 이력도 독특한데 고토 테츠는 광고대행사에서 일하며 광고상과 디자인상을 받은 수상 경력이 있고 미술공예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한다. 고토 시즈코는 도쿄조형대학교에서 실내건축을 공부한 후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시리즈가 '빙그르르 짠'이라고 함. 문맹 퇴치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을 정도로 사회 공헌 활동에도 관심이 많은 부부 작가인듯.

 

 

 공을 차는 두 사람. 돌리면 무엇이 나타날까?

 

 

 

책을 돌리자 나타난 건 선인장이었다.

 

책은 아이와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서 서평단 모집하고 있기에 신청했는데, 당첨되어서 받게 된 책이다. 역시 아이가 좋아하고 내용도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책이다. (원래 어린이책이니까) 빙그르르 돌리면 무엇이 나올지 아이와 함께 얘기해보는 것도 좋을 듯.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이기에 창의력 발달에 도움이 될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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