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호의 선장 - 세계 미스터리 단편선
아서 코넌 도일 외 지음, 지식여행 편집부 엮음 / 지식여행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조지 맥도널드, 아서 코난 도일, 너대니얼 호손, 알렉산데르 푸슈킨, 찰스 디킨스, 기 드 모파상 등 유명한 작가 8인이 쓴 중단편을 모은 미스터리 단편선이다.

 

다양한 작가의 소설을 한 권에 묶어 놓은 소설집을 개인적으로는 선호하는 편이다. 책 한 권으로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는 모두 매력적이어서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리고 읽으면서 이 책을 만날 수 있어 좋다고 느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가 주는 즐거움을 오랜만에 만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시인으로만 인식되어 있었던 푸슈킨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좋았고, 좋아하는 작가인 너대니얼 호손과 아서 코난 도일의 작품을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첫번째로 등장하는 조지 맥도널드의 작품인 <거울 속의 미녀>를 읽으면서부터 이 책에 정신없이 빨려들어갔다. 이야기가 사람을 홀리는 느낌이랄까. 골동품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는 젊은 남자가 골동품점에서 구입한 거울에 나타나는 미녀를 보고 사랑에 빠져 일어나게 되는 이야기인데 기이하면서 조금은 무섭고 또한 묘하게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두번째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이 책의 제목이 된 아서 코난 도일의 <북극성호의 선장>이다. 한 의사가 고기를 잡으러 승선한 북극성호에서 만난 선장에 대해 서술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얼음으로 인해 북극성호가 고립되게 되고 그곳에서 맞닥뜨리게 된 선장의 기이한 죽음을 목격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세번째로 등장하는 이야기인 <라파치니의 딸>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너대니얼 호손의 작품이었는데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한 청년이 미모의 아가씨에게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의 아버지는 라파치니라는 의사인데 자신의 딸을 대상으로 위험한 실험을 감행한다. 청년이 위험한 사랑에 빠졌다는 걸 알고 그를 구해주기 위해 청년의 아버지와 친구 사이인 한 의사가 개입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이야기이다.

 

네번째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알렉산데르 푸슈킨의 <스페이드의 여왕>이다. 이 이야기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다. 한 청년이 카드 도박으로 부자가 된 노년의 여성에게 그녀의 카드 도박에 무조건 이길 수 있는 특별한 비결이 있음을 알고 그녀에게 접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그는 노년의 여성에게 접근하기 위해 그녀의 젊은 하녀를 교묘히 이용한다.

다섯번째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에른스트 호프만의 <폐가>인데 첫번째 이야기와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폐가에 얽힌 비밀을 알고 싶어하는 남자가 등장하며 폐가에 얽힌 비밀이 주된 줄거리를 이룬다.

 

여섯번째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앰브로즈 비어스의 <요물>이다. 친구와 사냥을 나갔던 남자가 시체로 발견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대한 인간의 공포심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이다.

일곱번째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찰스 디킨스의 <신호원>이다. 한 남자가 철도 신호원을 만나며 겪게 되는 기이한 이야기이다.

 

여덟번째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기 드 모파상의 <유령>이다. 굉장히 묘한 이야기였다. 한 남자가 친구의 부탁으로 친구의 집에 가서 어떤 서류를 가져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여덟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치 실제 일어난 일을 접하기라도 하는 듯 세밀한 묘사에 등장인물의 감정에 이입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내려갔다.

 

여덟편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죽음인 것 같고 사랑과 광기, 무언가 형체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인간의 공포심을 폭넓게 다루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람은 알 수 없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상상하게 되고 이로 인해 어떤 공포심을 자가생산해내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할 때의 감정조차 그 감정이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 두려움을 느끼고 멈칫하게 되는 거 아닐까? 겁을 먹고 뒤로 조금 물러서게 되는 거 아닐까? 그게 흔히 '밀당'이라 부르는 연애의 한 형태는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모든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것을 확인해야 안심이 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좀 들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인지 죽기 전에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거 아닐까?

 

요물이라는 작품 속의 "우리는 자연의 법칙 중에서 가장 익숙하게 보아 온 것과 가장 보편적인 것만을 신뢰한다. 뭔가 색다르고 의심스러운 것을 보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불길한 재앙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242쪽)라는 문장을 곱씹어 생각하면서 그런 두려움 역시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느끼는 것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기에 느끼는 보편적인 불안함과 두려움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에 어쩌면 이 세계미스터리 단편선은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 한없이 약해지고 또한 가장 용감해지며 죽음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의 민낯이 가장 잘 담겨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인간의 가장 인간적인, 인간다운 모습이 담긴 작품들의 모음집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보다 재미있고 환상적인 8개의 이야기가 독자를 매료시키는  '북극성호의 선장'이다. 환상 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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