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운 사람 버릴 거야 ㅣ 나린글 그림동화
노부미 글.그림, 백수정 옮김 / 나린글(도서출판) / 2016년 8월
평점 :

<미운 사람 버릴 거야> 책 맨 앞장에 미운 사람을 안고 있는 듯한 여자아이의 모습이 담긴 그림이 나와 있다. 노부미라는 일본 작가가 그린 그림 동화책인데 제목 그대로 미운 사람을 버리고 싶어 하는 여자아이가 주인공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내 마음에 딱 맞는 사람만 만날 수는 없다. 어쩐지 미운 사람도 만나게 되고, 나와 생각이 너무 달라서 갈등을 일으키는 사람을 만나다 보면 은연중에 미워하는 마음이 싹트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미워하면 누군가를 미워하는 그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 역시 힘들다. (경험으로 알고 있다) 어떤 사람에게든 각자의 사정이라는 게 있고 입장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깨닫게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미워하는 마음을 감출 수 없을 때 우리는 나도 모르게 "그 인간 꼴도 보기 싫어" "그 사람이 눈앞에서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 생각하기도 한다.
이 그림동화 속에는 인간쓰레기통이 등장한다. 미운 사람을 갖다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이다. 하지만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기 전에 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면서 아이는 그 미운 사람을 안고 돌아간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그 사람이 완벽한 사람이라서는 아닐 것이다. 결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좋은 점들이 있으니까, 내게 다정하게 대해준 사람이니까 사랑하게 되는 것일 것이다. 이 동화책은 그런 점을 깨닫게 해준다. 누구나 부족한 점도 있고 모자란 점도 있지만 그것을 덮을 수 있을 만큼의 좋은 점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이다. 미움이 깊으면 괴롭기 때문에 그 미움이라는 감정을 품고 있는 나 자신이 괴롭고 힘들기 때문에 용서해야 한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읽으면서 뭉클했던 부분도 있었다.
"아빠가 없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사실은 매일매일 함께 놀아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도 영원히 알지 못할까요?"
늘 일이 많아서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남편이 떠올라서 뭉클했다.
"버리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정말 그 사람의 모든 게 싫은가요?"라는 질문으로 끝나는 책이라서 여운도 깊었고 뭔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도 많아서 좋았던 것 같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 읽으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