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옳다
길리언 플린 지음, 김희숙 옮김 / 푸른숲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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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옳다는 확신은 어느 때 필요할까? 아마도 어떤 일을 자신감 있게 밀어 붙여야 할 때나, 반대로 어떤 일에 대한 확신이 부족할 때 '옳은 선택을 했다'는 자기 확신이 필요한 것 아닐까 생각한다.

 

어떤 사람을 속이고자 할때는 사람들을 속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마술사가 눈속임을 하기 전에 사람들을 속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장착하고 무대 위에 올라서야 하듯이 말이다. 어쩌면 마술사 자신도 자신의 마술이 진짜라고 속아야만 남을 속일 수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이 단편 소설은 그저 그런 눈속임에 관한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역시 교묘하게 사람을 속이는 이야기이며 속고 속이는 싸움에 대한 이야기이다. 때론 알면서 속아주기도 하고, 속이는 편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덜 주는 행위가 될 때도 있다. 거짓은 나쁘다고 인식되지만 때론 진실이 더 나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무엇이 옳고 나쁜지 확실히 구분할 수 없게 된다. 그럴 때 나는 옳다는 확신이 조금의 안도감을 주는 것은 아닐까?

 

주인공은 싱글맘에게서 자랐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그녀는 어릴 때는 구걸을 해서 먹고 살다가 크고 나서는 손일(수음)을 해주며 먹고 살게 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가짜 점쟁이 노릇을 하게 된다. 그녀에게 수전이라는 여자가 손님으로 찾아온다. 진짜 점쟁이가 아니므로 그녀는 대략 눈치로 수전의 상황을 알아 맞힌다. 수전에게는 아들이 둘 있다. 그녀의 첫째 아들은 의붓 아들로 남편의 아들이다. 밑으로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7살짜리 아들이 있다. 의붓 아들의 이름은 마일즈. 마일즈는 기이한 행동으로 수전의 속을 썩이고 수전은 새로 이사한 대저택에 무슨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녀는 주인공에게 어떤 퇴마의식을 원하고 주인공은 '집 정화 사업'이라 명명한 이 일을 통해 한 몫 챙길 궁리를 한다. 그리고 그녀의 집을 들락거리게 된다. 수전의 아들은 자꾸 이 집에 오면 죽게 될 것이라는 이상한 소리를 한다. 주인공은 왠지 모를 오싹함을 느끼지만 개의치 않는다.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러다가 어떤 사실과 마주하게 된다. 반전에 반전이 더해져서 종국에는 유쾌함으로 책장을 덮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소설이다. 인생은 때때로 우리를 속이지만, 속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뭐 어떠랴. 오랜만에 독서하는 즐거움을 크게 느끼게 해준 작품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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