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엄마와 연애할 때 - 칼럼니스트 임경선의 엄마-딸-나의 이야기
임경선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7월
평점 :
판매완료


- 피플 플리저(People-pleaser): 나보다 남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무리하며 노력하는 성향

성인이 되어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된 가장 큰 발견은 내가 여태껏 상당한 피플 플리저로 살아왔다는 점이다. 어렸을 적부터 전학을 하도 많이 다녀서 새로운 환경에 빨리 받아들여지고자 애썼던 습관이 남아서 그랬을까? 아니면 아무리 뭘 잘해도 시원하게 칭찬 한 번 안 해준 부모님 탓이었을까? 결과적으로 학교 다닐 땐 선생님들께 딸랑딸랑 종을 울렸고 회사에서는 흡족해하는 상사의 표정을 보기 위해 신체 일부의 마비 증세를 무시했다. 가만 보자, 연애할때도 간 쓸대 다 빼주고, 분위기 업 되면 빳빳한 현금도 빼줬던 것 같다. 그렇게 착하고 친절했던 이유는 내 오른쪽 어깨에 천사가 앉아 있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그 대가로 사랑받고 감사받기 위해서였다. 내 행동은 의무감이나 죄책감에서 비롯된 친절함이었으니 상대의 욕구에 진정한 관심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니 기대했던 만큼 돌아오지 않으면 상처 받았다. 가슴속 깊이 분노를 차곡차곡 쌓다 보면 삐져나오기도 했다. 화내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니 입 다물고 토라질밖에.

‘내가 이유 없이 삐친 것 같으니 너도 괴롭지? 그러니까 눈치껏 좀 알아서 내가 원하는 걸 해줘! 민망하게 꼭 내 입으로 말해야 되겠니?’ 다행히 상대가 눈치채고 내가 원했던 것을 주었다 해도 여전히 섭섭함을 느꼇다. ‘내가 이렇게까지 해줬는데 겨우 돌아오는 게 이거니?’ 나 자신을 포기하면서까지 베풀어서 남은 것은 더 공허해진 마음과 더 커진 수치심뿐이었고, 다음에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오히려 더 큰 투자를 강행해버리고 ‘이 정도 해주면 충분하겠지?’ 라며 상대에게 호의를 가장한 부담만 줬다. 속으로는 분노를 느끼면서도 겉으론 친절히 행동하는 모순을 발견하고, 난 양자택일을 해야만 했다.

 

 

 

임경선 이라는 이름을 알게 된 건,

<대한민국에서 일하는여자로 산다는 것은>이란 책을 읽으면서이다.

그 책을 읽으면서 참 대단하다. 이런 언니 있으면 좋겠다 등등 멋있어 보였는데 어느덧 그 언니는 예쁜 딸아이를 둔 대한민국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있었다.

 

딸 윤서를 키우면서 자신이 엄마일때와 자신이 딸이었을때의 이야기를 적절히 섞어 육아에세이를 써나갔다. 나는 아직 아이가 없지만 읽는 내내

나도 아이가 있었으면 이랬을까 싶을 정도로 나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는 느낌이었다.

(기분이 나쁠래나?ㅋㅋㅋ)

 

행복할땐 글발이 후져지는것도

가난뱅이 근성

손해보는 거 싫어하고 자기주관 있고 조금은 이기적이고

체력은 약하면서 감당하지 못할 예민함과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내세우는 것.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점들을 발췌하면서 밑줄 그어가면서 꼼꼼히도 읽어댄 것 같다.

 

저기 발췌한 피플플리저는 거의 유일하게 나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라고 느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나에게도 조금의 기질은 보이는 점이었다.

 

왠지 내 마음을 기분 좋게 대변하는 것 같고,

대차지도 못하면서 직설적이라서 뱉어놓고 내내 눈치보는 나대신

속시원히 내뱉으면서도 그럴수도 있겠다 호응과 지지를 보내줄 수 있는 그녀의 글발에

또 한번 감탄하며 그녀의 다른 책들이 다시 내 손에 쥐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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