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싸메무초 걷기 100선 - 이야기가 있는 수도권 도보여행 가이드
윤광원 지음 / 흔들의자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이 들 것 같다. 나도 걷고싶다, 나도 걸어서 가보고 싶다. 책을 한장 한장 펼칠때마다 이런 욕구는 불처럼 타올랐다. 기타의 여행지는 가면 좋지만 가 볼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었지만, 이 책이 소개하는 곳은 그런 곳과는 달랐다. 어느 순간 그냥 버스나 전철을 타고 내려서 가 볼 수 있는 우리 주변이었기 때문이다.

여기가 과연 내가 아는 수도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몰랐던 곳, 의미 있는 곳들이 줄줄이 나왔다. 국내는 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오만했고 착각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보고나서부터 지금까지 나의 여행에서 부족한 부분은 뭘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보았다. 그건 이야기가 없는 여행. 여태까지 나의 여행은 그냥 둘러보는 여행.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양 급하게 돌아다니고 보기만 했던 여행, 어디하나 다녀왔다는 목록을 채우는게 중요했던 그런 여행들이었다. 여행의 다양한 목적 중 너무 그 곳의 외형적인 부분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보지 않았나하는 반성 모드가 저절로 생겼다.

작가는 어디서든지 볼수 있는 우리 주변의 동네 이야기를. 학생시절의 딱딱한 역사책과 같은 내용이 아닌 구수한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들려주시던 옛날 이야기처럼 잔잔하고 소박하고 재미있게 들려준다. 여기 지명에 이런 뜻이 있었구나.

여기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여기에 이런 사람이 살았구나. 읽으면 읽을 수록 정감이 가고 나를, 우리를 알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사는 이곳의 세월을, 그 흔적들이 서서히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 고마웠다.

작가는 한번이 아닌 여러번 이 곳들을 걸어 다녔으리라 생각된다. 그렇게 걷고 걷고 쌓은 발품은 독자에게 아낌없이 선물한다. 그것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디가 좋은지 친절하게 알려주면서 말이다. 이것도 참 고맙다.

이제부터 소박하지만 작은 꿈과 목표가 생긴 것 같다. 나 또한 이 곳들을 걸어서 가보리라. 그 곳의 이야기를 들으러, 그 곳을 눈에 담으러, 그리고 가슴으로 느끼러 말이다.

아직 내가 볼 것이, 배울 것이 우리 주변에 이렇게나 많이 있구나하는 기대감과 즐거움에 다시한번 책을 펼친다.

내일은 여기를 가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