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어릴 적 할아버지가 내게 해주던 옛이야기가 어렴풋이 떠올랐다. 격동의 한 세기를 겪은 할아버지의 생생한 이야기가 나의 간식거리가 되었던 그때.

그 시대 사람들에 비해 유난히 키가 크고 호랑이처럼 무서웠던, 할아버지 모습이 오버랩됐다. 살아계신다면 책 내용 속 궁금한 일들을 묻고 싶어진다.

호랑이를 사냥하지 말라던 정호의 할아버지가 진심으로 남기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잠깐씩 언급되었던 호랑이가 당시를 살았던 조선인이 아닐까 싶다. 절대 쉽게 사냥할 수 없고 사냥을 위해서는 목숨을 바쳐야 할 정도로 용맹한 동물. 읽는 내내 그녀가 남기고 싶었던 의도가 궁금했다. 가독성 있게 술술 읽혔고 대하소설 속 주인공이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두께가 제법 있음에도, 아껴 읽고 싶은 리스트로 등극!

'파친코' 와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한국인들의 이야기지만, 가난한 이들의 생존에 대한 강렬한 이야기, 청년들의 사랑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로 세계적 공감을 확보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시처럼 삶을 건드리는 시적인 문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저절로 떠올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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