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 - 겹겹의 인물을 통해 본 역사의 이면
조한욱 지음 / 교유서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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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에게 '역사'는 너무 어렵고, 무겁고, 복잡한 학문이다. 고대부터 이어지는 연표와 각 시대의 특징들을 달달 외워야 하는 지독한 암기과목이라는 인상이 강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 다닐 때부터 역사에 흥미를 가지는 아이들을 본 적이 없다. 그런 아이들에게 <조한욱 교수의 소소한 세계사>는 흥미의 물꼬를 트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유일하게 교내에서 역사에 미친 학생이었다. 선생님께서 수업에 집중하게 만들기 위해 동기부여 목적으로 틀어주셨던 야사 동영상과 설명들이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정치사와 문화사, 사회사를 딱딱하게 가르치기 때문에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다. 특히 세계사라면 더더욱.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말 그대로 '쇼크'였다. 여러 인물과 사건을 한 장이라는 짧은 길이로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다니. 첫 장을 넘기자마자 심장이 뛰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접하지 못했던 역사에 대한 호기심이 살아나는 순간이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의 독자층은 청소년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 장이라는 길이는 중요한 포인트이다. 적당히 관심을 끌지만 질리지는 않는 길이는 큰 장점이다. 또한 핵심 키워드에 따라 골라서 읽어도 흐름이 끊기지 않기 때문에 완독이라는 부담감을 줄여주기도 한다. 내가 원래 역사를 좋아해서 이 책의 이러한 장점이 눈에 들어오는 건가 싶어 친한 동생에게도 보여 줬다. 몇 페이지를 보던 동생은 푹 빠져서 다 읽으면 빌려달라고 했다. 조한욱 교수의 친절한 설명을 통해 330여 개의 이야기를 모두가 만나보았으면 한다. 특히 역사를 어려워하고, 지겨워하는 청소년들이 과거의 것을 통해 배워나가는 첫 걸음을 이 책으로 떼었으면 한다. 

갓 교사가 되어 한국사를 가르치는데, "왜 우리의 역사는 이렇게도 참담하고 슬픈 이야기로만 가득차 있는가요?" 라는 질문에 대답할 길이 없었다고 한다. 나는 위로하려는 생각에서 한국사만 그런 것이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의 역사도 마찬가지라고 말해주었다. 위로가 아니라 더 큰 참담함을 말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 어느 산천에도 인간의 피와 눈물이 맺히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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