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 자리에서 거침없이 책장을 넘긴 만화는 오랜만입니다. 여성 서사 / 우정 / 구원 / SF / 역사까지 여러 키워드를 다 담아냈음에도 매끄럽게 스토리가 진행되는 데에서 작가님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어요. 누구 하나의 시점으로 흘러가지 않아 각각의 인물이 가진 입체적인 성격이 잘 보이는 책입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여성 인물들의 “야망”이에요. 보통의 범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욕망 / 우정을 향한 마음 /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 등 여러 야망을 볼 수 있어 기뻤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이 타인을 물리적, 심리적으로 해하는 위치에 앉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과 자신의 상황을 되돌아보는 것이었어요. 이 부분에서 잠시 잊었던 선함에 가까운 무언가를 떠올려볼 수 있었습니다. *이 리뷰는 서평단을 신청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받아 작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좋아해서 고등학생 때부터 혼자라도 자주 보러 갔다. 영화를 보며 비하인드가 궁금해져서 인터뷰 기사를 전부 찾아보기도 했다. 이 책의 인터뷰는 그런 기사와는 조금 달랐다. 어제와 오늘, 미래가 자유롭게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냈다. 어떤 하나의 영화에서 끝나지 않았다.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시간선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대부분의 감독님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았다. '우리 삶에 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좋은 질문이 좋은 답변의 기반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저자인 민용준 작가는 최대한의 답변을 끌어내는 힘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감독 한 명, 한 명에게 온전히 집중해 깊이있는 대화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귀한 말들을 볼 수 있어 감사하다.<아가씨 아카입>을 주어로 한 박찬욱 감독님의 답변이 인상적이었다. 내게는 그 답의 주어가 <어제의 영화, 오늘의 감독, 내일의 대화>처럼 느껴졌다. 우리에게는 이 책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소중해질 수밖에. 이런 책이 더 많이 나오길, 더 많은 '내일의 대화'가 이루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