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의 위로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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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톤텔레헨 은 네덜란드 의사로 딸에게 이야기를 지어 들려주다가 동화작가가 되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힐 수 있는 #동화소설 #우화 로 실려있는 51편의 글들은 짧지만 생각이 오래 머문다.

주인공 다람쥐.
친구들의 걱정을 들어주고 같이 고민해주고 위로해준다. 가끔 울적해하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잘 위로하고 다독인다.

다람쥐의 절친인 개미.
다람쥐와 맛난 너도밤나무꿀을 함께 나눠먹고,이심전심 말을 다 안해도 뜻이 전해지는 사이로 서로 바람결에 편지를 띄운다.
아는게 많아 머리가 가끔 무거울 때가 있다.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남겨지는 다람쥐와의 이별이 신경쓰여 쉽사리 떠나지 못한다.
다람쥐한테 자기가 지겨워질 때가 있는지 묻기도 하고 둘 사이가 언젠가 끝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는 애정어린 사이이다.

다람쥐의 각별한 친구 코끼리.
한 가지에 꽂히면 계속 도전하며, 죄충우돌 어딘가에 계속 부딪히고 떨어진다.
춤추고 우당탕거리며 움직이는 걸 좋아해 실수도 하지만 미워할 수 없다.

그외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종이 매우 다양하여 작가 주변 인물들에게서 연상한 별명은 아닐까하는 생각들기도 한다.

51편 중 인상적인 한 꼭지를 뽑자면

이른 아침 장수말벌이 다람쥐집을 방문한다.
장수말벌이 작은 상자 속에 태양을 담아왔다.
밖을 보니 숲이 춥고 어두우며 도와달라는 외침으로 가득하다.
장수말벌이 상자를 열자 태양은 다람쥐집 천장으로 빠져나갔다.
장수말벌은 자신의 벌침을 다람쥐에게 주며, 태양을 혼자서만 가질 것이라고 한다.
천장에 있는 태양의 빛과 열기로 다람쥐는 힘들다.
장수말벌이 태양을 다시 집어넣으려했지만 태양은 창문 밖으로 미끄러져 나가 원래 있었던 하늘 위 높이 올라가버렸다.
장수말벌은 우울해했지만 밖은 다시 빛이 들고 바람이 잠잠해지고 새가 우는 아름다운 날이 되었다.
장수말벌은 자신이 가진, 달보다 더 큰 것이 담겨있는 보이지 않는 상자를 보여주고는 날아가버렸다.
자신의 벌침을 남겨두고서.
다람쥐는 벌침을 스스로도 찾지 못할 서랍장 깊숙한 곳에 넣어둔다. 개미가 벌침은 아무 데도 쓸데가 없다고 했기에.

자신의 욕심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피해를 입히는데도 자기 욕심을 채우려는 장수말벌.
장수말벌에게는 중요하지만 다른이에게는 쓸데없는 벌침.
장수말벌은 자신에게 제일 중요한,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벌침을 내팽개치고, 허황된 것을 갖겠다고, 모두의 것을 혼자 갖겠다고,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가로채겠다고 하는 캐릭터같다.
아...어디서 본 듯도 한데...


책장을 넘기며 삽화를 보고 있자니 다람쥐와 너도밤나무꿀을 넣은 차 한잔하며 담소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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