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임오렌지나무 (오리지널 커버 에디션)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바스콘셀로스 의 어린 시절 자전적 이야기 #나의라임오렌지나무 가 #동녘출판사 에서 특별판으로 나와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p.290
"왜 아이들은 철이 들어야만 하나요?"
사랑하는 뽀르뚜가, 저는 너무 일찍 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제제의 슬프디 슬픈 이야기이다.

영리하고 착하고 귀염돋는 주인공, 풍부한 상상력과 뛰어난 어휘력을 가진 개구장이 다섯 살짜리 제제의 #성장소설 같지만

마흔 여덟살 어른이 된 제제가 그 안의 그리움과 상처받은 어린 영혼을 다시 꺼내어 보는 치유의 한 과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일자리를 잃은 아빠와 생계를 위해 돈버느라 바쁘고 지친 엄마, 심각한 가정폭력이 이루어지는 가난한 집에서 조숙한 제제는 매맞은 자국과 흉터 가득한 작은 몸으로 라임오렌지나무에 올라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우리의 주인공 제제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도 스스로 문자를 깨칠 만큼 영리해 조기 입학했고, 쉬는 시간엔 백발백중 구슬치기 실력으로 구슬 따먹기 왕이다.
노래를 좋아해 화요일에는 자체 휴교하고 악보파는 아리오발두 아저씨를 따라 유능한 조수로 일한다.
개구진 장난을 좋아하지만 동생 루이스를 잘 돌보며, 자신의 말실수에 상처받은 아빠를 위해 크리스마스에 구두닦이를 해 선물을 사고, 담임선생님 꽃병에만 꽃이 없는 것에 마음 쓰고, 자기보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급우를 배려할 줄 안다.

가끔은 제제를 이용해먹기도 하지만 마음깊이 제제편인 또또까형, 따뜻한 마음씨로 언제나 제제를 돌보아주는 글로리아누나, 제제를 잘따르는 동생 루이스, 제제의 비범함과 착한 마음씨를 알아보고 이뻐해주는 이웃집 에드문두 아저씨와 쎄실리아 빠임 담임선생님 ,진심으로 아들같이 사랑해주고 걱정해주던 뽀르뚜까 아저씨가 있었기에 참 다행이다.


p.100
"있잖아요, 아저씨. 제가 어렸을 땐 제 속에 작은 새가 있어서 그 새가 노래한다고 생각했어요."
(...)
"작은 새는 어린애들이 여러 가지 일들을 배우는 걸 도와주려고 하느님이 만드신 거야. 그래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는 그걸 하느님께 돌려 드려야 해. 그러면 하느님은 그 새를 너처럼 영리한 다른 꼬마에게 넣어 주시지. 아주 멋진 일 아니니?"

p.118
"이 병은 결코 비어 있지 않을 거야. 난 이 병을 볼 때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을 보게 될 거야. 그리고 이렇게 생각할 거야. 내게 이 꽃을 갖다 준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착한 나의 학생이라고. 그럼 됐지?"


뽀르뚜까 아저씨와의 우정어린 행복이 망가라치바에 짓밟힌 결말과 동생 루이스와 글로리아 누나에게 바치는 서문에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면 가슴이 더욱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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