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겨울
아들린 디외도네 지음, 박경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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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정원 뒤편에는 프티팡뒤, 즉 '교수형에 처해진' 혹은 '목 매달린 어린이들' 이라는 뜻의 숲이 있고, 지하실에는 아버지가 밀렵해 온 동물 사체들과 박제가 놓여있다.

밀렵꾼으로 사냥하러 나가지 않으면 TV앞에서 위스키를 즐기는아버지와 남편의 무차별적 폭력과 무시에 무기력하게 삶을 연명하는 어머니, 따뜻함을 찾아볼 수 없는 가정에서 서로 의지하며 자라는 남매가 있다.

네살 어린 남동생 질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나.
질과 나는
계곡 깊숙한 곳 낙엽에 반쯤 파묻힌 모니카 할머니 집에 들러 옛날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폐차장에 가서 주인 몰래 자동차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며 놀기도 하고,
차이콥스키의 <꽃의 왈츠>를 울리며 아이스크림 트럭이 오면 상냥한 할아버지한테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러 가곤한다.

그 날도.
아이스크림 할아버지한테 가서 마지막 순서로 휘핑크림을 얹은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나와 질은 바로 눈앞에서 휘핑크림을 만드는 사이펀이 폭발해 할아버지의 얼굴 반쪽이 날아가 즉사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남매는 피와 공포의 공황 상태에 빠졌지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아버지는 TV앞에 앉아 있고, 어머니는 새장 앞에서 청소할 뿐 모두 무관심하다.

그 사건 이후
동생 질의 커다란 녹색 눈은 텅 비어 버리고 침묵 속에 영혼이 파괴되어 간다.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던 바로 그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아 질이 다시 예전처럼 미소짓게 하고 싶다.

조숙하고 영특한 주인공은 오직 동생의 웃음을 되찾기 위해서 시간여행에 관심을 갖고 물리학 공부에 열의를 쏟는데...


p.112
나는 단지 기생충이 내 동생의 뇌를 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평생을 보내야한다는 사실을, 그 애를 영원히 잃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뿐이었다. 내 존재 전부를 희생해야 한다 하더라도,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는 살 수 없었다. 다른 방법은 아무것도 없었다.


예쁜 책표지의 #성장소설로 읽기 시작했는데 #스릴러 #공포소설 로 나아간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는 책이었다. 끔찍한 사고와 학대, 뉴스에 크게 날만한 여러 가지의 놀라운 범죄 사건들이 진행되는 데 파격적이고 안타까운 결말에 그 이후의 삶에 대한 따뜻한 격려를 보내고 싶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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