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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인문학 - 천재들의 놀이터,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박중환 지음 / 한길사 / 2023년 11월
평점 :
숲과 인문학. 서로 상반된 단어의 조합을 가진 제목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숲과 같은 녹색 공간이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다만, 이 책은 숲에 대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아니, 간과하고 있던 사실을 더 깊게 파고든다.
책은 세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숲, 지구, 도시라는 소제목을 갖고 있다. 1부에서는 천재들이라 불리는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며 그들의 업적이 자연에서의 생활에 바탕에 두고 있음을 밝힌다. 그렇다고 이들의 생애를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이에 대한 대안까지 명료하게 제시한다.
2부에서는 진화와 세계사를 자연사의 시각에서 접근해 소개한다. 개인적으로 한때 세계를 휩쓸었던 제국들의 흥망성쇠 뒤에 자연이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세계 역사의 중심에 자연이 있었다는 시각으로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자연이 인류에게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3부는 도시에서 녹색 공간의 중요성 그리고 녹색 공간을 형성하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점들을 서술한 대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숲, 더 나아가 자연에 대한 작가의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에 여러 번 놀라며 읽었다.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지식들을 명료한 문장으로 설명해 어렵지 않게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기후 위기, 라는 말을 매일 듣지만, 저자가 지적했듯 지금 우리는 정작 그 문제에 너무나 민감한 듯하다. 책은 그런 우리가 지금 당장 실현해야 하는 방안은 무엇인지 알려주면서 또 다른 방안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실천하는 책이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