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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ㅣ 피디아 Pedia A-Z
로렌스 밀먼 지음, 에이미 진 포터 그림, 김은영 옮김 / 한길사 / 2024년 7월
평점 :
균류에 대한 소개를 중심으로 우리가 몰랐던 세계의 면모를 성실히 살피고 있는 책. 이 책이 다른 백과사전과 차별화되는 점이 있다면, 상상력이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안나 카레니나>에 버섯이 나오는 장면이 있음을 언급함로써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버섯을 다시금 바라보게끔 한다. 또, 개인적으로 책 속 균류학자에 대한 정의도 인상적이었다. 균류 전문가와 아마추어를 포괄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버섯"은 균류를 매개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면을 밝힌다. 실력이 뛰어남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지 못한 균류학자의 이름을 적극적으로 호명하는 대목을 읽으면서 나는 균류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인간의 단순한 호기심이나 열정에서 비롯된 게 아님을 알았다. "균학자들은 스스로를 아름답고 환상적인 모습들로 가득한 숲을 방랑하는 개척자들로 비유할 만하다"라는 책 속 문장처럼 책은 버섯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 어떤 백과사전보다 자유롭고 통통 튀는 시선을 가진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