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창비청소년문학 122
이희영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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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한 책 소개였지만, 이미 재미있을 거라는 예상과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속도감있게 읽힐 수 있는 흥미 뿐 아니라 굵직한 질문과 여운을 주는 작가님의 전작들이 이미 있기도 했고, 게다가 이번엔 '사랑'과 '그리움'라는 키워드까지 있었다. 미래지향적인 소재들을 자연스럽고 현실감있게 풀어내는 것처럼 이번에도 메타버스라는 공간이 있었다.

사실 코로나 이후 메타버스라는 말이 퍼졌고 이미 자연스러운 메타버스 세계가 펼쳐지고 있겠지만, 아직 나에겐 어색하고 잘 와닿지 않는 세계이다. 그런데 메타버스 속에 이미 세상을 떠난 형의 공간과 친구와의 만남이라니.. 환상인 듯 현실인 듯 미래인 듯한 이야기 속 비밀을 찾아가다 보면 결국 이 이야기는 키워드처럼 사랑하는 사랑했던 이들에 대한 고백이요 그리움이요 애도이다.

책을 읽은 후 뒷표지를 보았다. 이미 써놓은 소감들이 너무나 하나 하나 와닿았고, 그 이상의 어떤 소감을 쓰기 어려워졌다.

나 역시 고등학교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유독 많다. 입시라는 현실앞에서 가장 많이 힘들고 갑갑했을 텐데 남녀공학 특목고라는 특수성, 꽤 멀리 위치해있어서 통학거리와 수단이 길고 어려웠던 현실, 그리고 일찍 세상을 떠난 나의 친구들..여러 가지 여건들이 한데 어우러지고 시간의 흐름이 더해져 가장 아프지만 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때가 떠올랐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슬퍼하고 그리워하는 것이 사랑이며 애도라는 것을..

과일을 썩 좋아하지도 않고, 먹을 때도 살짝 귀찮아하지만, 한겨울 뜨신 바닥에 배깔고, 손쉽게 까먹으며 책보는 즐거운 로망때문에 그나마 좋아하는 과일인 귤. 이젠 겨울귤이 아닌 '여름귤' 도 궁금해지고, 귤을 떠올리면 이 책이 같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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