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무 - 자유를 향한 실존적 탐색 e시대의 절대사상 8
변광배 지음 / 살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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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발표할 부분을 읽어보다가 50년대 영향력있는 철학으로 소개된 샤르트르의 실존주의. 아, 철학이란 무엇인가? 일단 '실존'이라는 말부터 너무 어려웠다. 그냥 그런 게 있어나보다 하고 넘어갈까하다가 요새 자주 애용하고 있는 모교의 ebook서비스를 한번 이용하여 철학 개론서 한권 읽었다. 컴퓨터로 책보는 건 아직 낯설긴 하지만, 일없을 때 웹서핑하는 것보다는 이거 더 나은 거겠지?

 

처음에 저자가 샤르트르랑 변광태 두분이 써있어서 역자를 저자로 잘못 표시한 것이 아닌가 했었다. 시대를 뛰어넘어 공저라면 공저랄까? 샤르트르의 철학을 그의 삶과 문학, 원저인 [존재의 무]의 이론 소개로 잘 엮어져있다. 일단 샤르트르의 인생사와 행동, 말을 통해 그의 철학적 기반에 대한 인식을 도우면서 그의 철학이 대강 이런 게 아닐까라는 분위기를 깔아준 다음에 본격적인 소개에 들어간다. 처음부터 실존주의 철학을 설명했었더라면 사실 끝까지 읽지 못했을 거다. 위인전같은 느낌으로 쉬운 글을 앞에 깔고 본론을 뒤에 배치한 저자의 센스. 물론 뒤로 갈수록 이해가 될듯말듯 이런 부분이 좀 많아져서 중간에 개념을 잡느라고 써가면서 천천히. 읽어도 개념이 안잡히는 건 안잡히더라마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철학의 의미나 기초 개념에 대한 개략적 이해만으로도 무식에서 벗어난 듯한 쾌감. 자유로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가치를 찾아가려는 인간의 모습을 규정했다는 점해서 왠지 자기계발서를 읽은 듯한 느낌도 났다는 거. 특히 당근과 말 예일 때. 요새 책을 너무 편중해서 읽어서 그런가봐. 순수문학으로 돌아가야겠어. 파괴란 창조의 역방향이라는 내용은 미술사적으로 이런 게 반영된 건가 하고 혼자 추측도 해보고. 미술사 때문에 읽게 되었는데, 문학의 전공하신 저자와 작가를 겸업했던 저자의 특성상 그의 사상의 반영은 문학 작품으로만 표현되서 또 오바했구나 라는 결론. ㅋ 덕분에 책 하나 읽는 거지 뭐. 앞으로 철학서로 읽어볼까봐. 재미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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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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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아마추어들의 인생사 이야기만 과도하게 읽다가 정말 너무 오랜만에 읽은 full time 작가의 책. 그의 전공인 소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자질이 좋은 건 어디서나 드러난다. 고급 천연 설탕과 고급 프랑스 밀가루와 고급 천연 유기농 버터로 만들어 정말 화덕에 넣고 구워낸 풍미 가득한 빵같은 글의 연속. 그래, 글이란 이런 거였어 라고 새삼 깨닫는다. 정신적 만족을 가져오는 건 이런 사람의 글이다. 물론 인생사 이야기도 배울 점은 있지만 감성의 충족을 채워주기 보다는 세상살이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거라 다른 분야의 문제.

 

지하철에서 혼자 킥킥대면서 읽어서, 주위의 시선이 느껴졌으나,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순 없었다. 특히 이탈리아 부분은 '이건 진짜야'라고 '정말 꼭 좀 믿어줘'라는 그의 마음이 잔뜩 담긴 얘기가 정말 신뢰가 가질 않아서, '니가 그렇게 우긴다면 믿어는 줄게'라는 마음이 든다. 초반부를 읽을 때는 이런 삶이 부럽다 라고만 생각했다. 우리같이 매어있는 사람들도 일주일 휴가도 감지덕지인데, 3년이나 외국을 떠돈다니 이거야말로 꿈꾸는 삶이 아닌가.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느끼는 건 그렇게 사는 것도 역시 꽤 피곤하구나 하는 것. 어떻게 살아도 사는 건 피로는 동반하는 것인가봐.

 

소설과는 다른 아기자기한 맛도 있고, 솔직하게 써내려간 그의 마음 상태가 작가로써의 그를 다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하루키는 일본 작가이긴 하지만 일본적 색채가 별로 보이지 않는 글을 쓴다. 배경이 일본이긴 하지만, 그게 한국이어도 유럽이어도 미국이어도 그냥 상관없을 거 같은, 어디여도 좋을 거 같은 그런 일본. 그게 그의 강점이고 내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에세이에서도 역시나 그런 마인드로 사는 그가 보이고, 소설을 읽는 것과는 다르게, 소설가 하루키보다는 인간 하루키를 만나 이야기를 자분자분 듣는 기분이 들게 한다. 기분이 우울할 때 읽으면 엔돌핀 생성에 도움이 될 거 같은 책이다. 구매 고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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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 세계 카지노 문화 기행
아사다 지로 지음, 구보 요시테루 사진, 이선희 옮김 / 이레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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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노는 것의 가치는 현대 사회에 와서 그래도 많이 인정받는다. 휴가도 우리 아버지 세대보다는 많이 쓰고, 주말에 뭐하고 잘 놀았냐가 이슈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복불복의 휴일을 가지며(진정 휴일은 국가가 합법적으로 보장해주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고작 3,4일 차이지만 업무 효율이 다르다. 전경련 따위에서 계산하는 휴일이 가져오는 경제적 손실은 암묵적 가치를 계산에 넣지 않은 가짜다), 여름 휴가도 길어야 일주일이다. 뭐 물론 길게 쓸 수 있는 곳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년에 한달 정도 쉬는 건 막가자는 거라는 게 보통의 인식. 일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고, 주말에도 회사에 나오라고도 안하는데 잠깐씩 나오고 하는 나이지만, 노는 것도 일하는 것 못지 않게 재밌고 좋다. 주말과 휴일 계획을 세워가며 흥분하는 게 직장인의 낙이지.

 

사설이 길었군. 이 책은 세계의 카지노를 순례(?)한 책이다. 다른 짓은 하지 않고 카지노를 구경하고 갬블을 한다. 300여 페이지 동안 유럽 지역 곳곳을 카지노를 소개하고 돈을 따고 잃었다는 얘기만 한다. 고스톱도 제대로 못치는 나도 빠져들만큼 재미있다. 다음에 외국가면 카지노는 꼭 한번 해봐야겠구나고 다짐했다. 이로서 아사다 지로는 카지노 추종자를 한 명 더 만든 셈이다. 이렇게 추종자가 늘어나면 그의 바람대로 오다이바에 내국인 카지노가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정선에도 생겼는데, 거기라도 안될 리 있겠어? 파칭코와 경매에 무섭게 빠져드는 일본인들을 볼 때 근로를 과하게 장려하는 나라로써(공식적으로) 오다이바는 무리일지도 모르지만(파산자 양산이 100% 기대됨), 카나자와에는 생길 수도 있어. 일단 거긴 휴양지고 아사다 지로의 설명대로 유럽과 비슷하기도 하니까. 고품격의 우아한 어른 놀이터로써 고급스러운 카지노 리조트도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거다.

 

암튼 이 사람, 도박을 사랑함을 당당히 말하고, 그걸로 책까지 써서 또 그 인세로 도박할 걸 생각하면 좀 우습다. 일년에 몇 번은 불법 도박으로 얼굴을 부옇게 가린 채 텔레비전 출현하는 사람들이 보는데, 참 이걸 어찌 받아들여야 하나 싶기도 하다. 도박을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책을 읽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그만 그에게 설득됐는지 나쁜 거까지는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처럼 도박꾼의 재능이라고도 1%도 보이지 않는 사람은 그렇게 빠져드는 일은 없겠지만, 갬블을 당당하고 즐거운 놀이로 즐기를 그를 보며, 또 휴가를 장려하고 일본은 너무 놀지 않는다고 한탄하며 대신 놀아주겠다는 그를 보며, 도박이든 뭐든 진짜 노는 건 역시 중요하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젊어서 놀아야 된다. 늙어지면 못논다고. 앞으로 놀이 계획을 충실히 세워서, 창조적으로 놀자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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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습관 1 - 동사형 조직으로 거듭나라
전옥표 지음 / 쌤앤파커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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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습관2를 읽고 궁금해진 원작. 1과 2는 테마와 출판사만 같은 뿐 작가도 다르고 잘 나갔던 책의 제목을 차용한 것 이외에는 특별한 연관성이 없다. 다만 살기 남기위한(?) 방법의 면에서는 그동안 읽는 자기계발서들과 비슷한 맥락. 열정을 가지고 개선점을 찾아 노력하고, 불가능이란 거는 없으니 열심히만 하면 된다는 얘기. 조금 다른 점은 그런 책 중에서 가장 독하고 솔직하게, 그리고 뜬구름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게 이 책을 잘 팔리게 한 비결이겠지. 어려운 얘기는 없고, 그럴싸한 말로 포장하지도 않았다.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의 생존전략을 까놓고 말한다. 너네 이렇게나 한번 해보고 운 따위를 탓하는 거냐며, 일잘하는 재수없는 상사같은 느낌의 책이지만, 이런 건 아니라고 쉽게 부정할 수는 없겠다. 최소한 먹고 산다는 게 얼마나 치열하고 힘든 것인지 알만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사는 게 사는 거냐는 소심한 반항은 해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경쟁 사회의 논리. 사는 게 좀 나타해졌을 때, 자극이 필요할 때 한번씩 읽으면 좋을 거 같다. 모든 자기 계발서가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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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호 품목의 경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47
토머스 핀천 지음, 김성곤 옮김 / 민음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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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미권 작품은 번역의 문제라든가, 배경 지식 부족의 문제 등으로 잘 읽지 않는데, 아는 분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셔서 손에 잡았다. 처음 읽을 때는 얘가 도대체 뭘하고 다니는 건지 파악이 안되서 책장도 잘 안넘어가고 정신은 계속 안드로메다로. 사실 주인공도 거의 그 수준으로 헤매고 있어서 내가 그렇게 느꼈던 거였다, 이것도 그나마 두번째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 게다가 주인공의 이름과 지명에 숨겨진 의미가 많아서 번역서로만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친절한 주석과 관련 글이 뒤에 실려있지 않았더라면 영구미제로 남았을 책.  
 

  추리 소설같은 구성이며, 딱딱 맞아 떨어진 하지만, 그 정보의 근원조차 의심스러운 상황. 추리 소설이라면 정보에 대한 근본적 의심이 없으니, 설명대로 매트릭스 같은 느낌이다. 그동안 내가 믿어왔던 것들의 진실성에 대한 의심.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은 새로 밝혀진 사실에 대해서도 의심한다는 것. 무엇도 확실한 것은 없으며, 내가 믿어온 세상이 다가 아니었듯 내가 새로 만난 세상도 다가 아닌 것이다. 에디파가 그런 것들을 헤매고 다니는 내내 나도 같이 피로해지고 지쳤으나, 마지막 경매장에 그녀가 나타나는 순간, 나도 함께 안정되었다. 진실이 무엇이든 피하지 않고 만나려는 그 자세, 무조적 반항적이거나 혁명적이기만 했다면 그렇고 그런 소설이 되어버렸을 것이나, 모든 것에 대한 의심이 작품을 복잡하게 하기는 했지만, 또 엄청난 매력이 되었다. 그 후에 어찌되었을까?  

 

사실 아직도 50% 정도 밖에 파악이 안되서 후기 남기기가 좀 그렇긴 하지만, 바로 연속해서 3번 읽는 건 무리. 시간이 지나면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어서, 보통 어려운 책인 경우 2번 정도 연속해서 읽고, 좀 간격을 두고 한 번 더 읽는 나름의 방법에 따라 이 정도에서 정리. 나중에 또 읽어야지. 쉬운 책은 아니지만, 읽으면 빠지게 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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