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금도끼 > 2.처녀귀신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마땅히 우산 살 곳이 없이 젖은 채로 정독도서관 도착. 지난번보다는 사람이 적은 듯했지만 그래도 앞자리를 꽉 차 있었다. 비오는 여름밤에 처녀귀신 강좌라니, 어째 좀 으스스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처녀귀신 이야기가 갖는 마이너리티 문화의 특성, 그 이야기 속에 숨겨진 사회성을 다양한 설화나 민담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셨다. 세한도 강좌 때는 불을 꺼서 심히 졸렸는데-그 시간은 불을 켜놔도 졸린 시간이긴 하지만, 불을 끄니 한층 더!- 이번에는 밝은 분위기에서 강의가 진행되었다.
   한창 공포 영화가 유행하던 시절에 어느 평론가가 그랬다. 유신 시절이나 사회가 무서웠던 시절, 즉 무서운 존재가 실재하던 시절에는 공포 영화는 별로 제작되지 않았다고. 강사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이런 무서운 이야기들이 계속 되고 있다는 것은 사회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이며,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모순된 부분, 그에 의한 희생과 상처를 계속 논의하게 된다는 것.
  나약한 존재인 처녀가 귀신이 되어서야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슬프면서, 요새의 공포 영화는 귀신이 학생이나 어린이가 되는 것도 이해가 됐다. 전래동화나 옛날 이야기가 가지는 그 숨겨진 의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 이면의 이야기까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재미도 있었고, 생각의 폭을 넓어지는 느낌이 드는 좋은 강의였다.  

http://banjiru.tistory.com/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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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키터리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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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하고 좋은 사람과는 거리가 먼 올리브 키터리지. 처음 헨리 키터리지의 이야기에서부터 만난 그녀는 결코 아름답지 않았다. 좋은 얘기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남에게 친절한 사람도 아니며,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는 있지만 스스로의 문제에 전전하여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나쁘거나 못된 마음에 그러는 것도 아니다. 교사이자 어머니로서 우리가 그리는 이상의 희생 정신과 참됨으로 가득한 사람은 아니고, 사이코같다는 말을 들을 법하다. 그렇다고 그녀의 속이 좋은 건 아니다. 그녀는 왜 사람들이 그러는지, 왜 내가 상처받아야하는지, 이런 게 상처인데 왜 몰라주는지 고민하고 힘들어한다. 그녀의 자리를 찾기 위해, 그리고 그녀의 불행이 혼자만의 것임이 아님을 인정받기 위해 애쓴다. 

   난 참 완벽한 엄마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내겐 완벽한 엄마이다. 자식에게 희생정신이 가지고 있으면서 자식을 구속하지 않는 엄마. 우리 엄마는 나한테 그런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절대 그런 엄마가 될 생각이 없다. 내가 엄마가 되면 올리브 키터리지같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난 내가 중요하고 그래서 이런 엄마를 갖게 될 내 아이는 운이 별로 없는 편에 속할 것 같다. 

  올리브는 교사로써도 마찬가지. 교사와 부모는 학생 혹은 자녀에게 있어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며 그래서 엄격한 능력이 요구된다. 참, 안어울리는 조합이다. 생각해보면 현실에는 이런 부모도 이런 선생도 있다. 올리브 뿐 아니라 책 속에 등장하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 역시 그렇다. 아닌척 하는 속내가 어느 순간 드러나고 비틀거리는 모습들. 재미있는 건 좋은 모습들이 별로 나타나지 않는데, 따뜻한 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비뚤어져 있기는 해도 사랑이 있다는 점은 유효해서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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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미술관 - 그림이 즐거워지는 이주헌의 미술 키워드 30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아트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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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에 읽었던 박찬일의 와인컬렉션의 미술 버전인 듯한 느낌. 맘에 들었단 소리다. 

  미술사적인 요소부터 미술적 기법에 관한 이야기, 미술 시장 등 30가지 키워드에 대해 설을 푼다. 이만한 지식을 담으면서도 이 정도로 재미있게 책을 썼다는 것이 놀랍다 싶다. 술술 읽히면서도 한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한테는 드문 경우인데, 그만큼 담긴 것이 많다는 뜻도 되겠다. 

  미술의 감상 방법으로 제시한 직관에 대한 이야기와 그 직관을 키우게 하는 책의 지식이 재미있었다. 도판도 다양하게 실려있고 그림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실려있어서 미술에 큰 흥미가 없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한번 읽고 나면 미술관 가는 재미를 알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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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안 내고 떠나는 세계 여행 BEST 15 - 여행 고수 조은정이 콕 찍어 주는 알짜 테마 여행
조은정 지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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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다리고기다리던여름휴가시즌이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며 휴가 날짜만을 째려보며 이 시기를 보내고 있을 듯. 점심 시간의 테마로써 [여름휴가 어디로 가세요]는 5월부터 화두에 오른다. 누구나 떠나기에 복잡대고 정신없지만 그래도 이때가 아니면 언제 떠나랴는 심정으로 다들 떠난다. 1년에 한번이기에 더 열심히 놀아야겠다는 의지와 사명감(?)에 불타오르는 여름휴가. 

  이 책은 여름 휴가시즌에도 유용하지만 빨간날로 인해 연휴가 만들어졌을 때 더욱 유용한 책이다. 누구나 유럽이나 미주쯤으로 떠나고 싶지만 메인 몸의 직장인들에게 그건 꿈같은 얘기. 일단 가까운 곳으로라도 가보자. 떠나는 것만으로도 이미 즐겁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 여러 나라 등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4박5일까지 다양한 코스들을 소개하고 있다. 한 지역에 대한 꼼꼼한 정보는 적지만, 4,5일 정도 시간이 생길 때, 도무지 어디로 가야할 지 감이 안잡힐 때 보면 참고해서 보면 딱 좋을 책. 남들이 꼭 간다는 그곳에 대한 정보는 다 실려있으므로 일단 이 책으로 기초 코스 잡고 다른 정보 플러스하면 멋진 여행을 완성할 수 있을 듯. 특히 2011년은 연휴도 많고 징검다리 휴일도 꽤 있어서 통장씨만 잘 합의가 되어준다면 이 책의 코스들을 시험해볼 수 있으거라는 기대에 차서 좀 신나했다. 
 
  다만 2008년에 나온 책이라 약간 시의성이 떨어지는 정보들도 있고, 여행 정보책으로는 자료도 부족하기 때문에 여행 계획을 세우는 사이드 책자로 활용하면서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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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의 와인 셀렉션
박찬일 지음 / 예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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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 입문자를 위한 책은 참 많다. 와인을 어느 정도 즐기는 사람들에게 읽을만한 책은 많지 않은 듯. 이 책은 와인을 조금 아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나는 와인의 입문자 수준의 입맛을 가지고 있지만, 와인 수업을 한번 들은 관계로 지식은 초급은 땠다 싶다. 그러나 알다시피 와인 지식도 암기라, 암기하고 있는 포도 종류와 도멘 따위는 얼마 되지 않는다. 이런 나한테 와인을 보는 안목+재미를 더해줄 책이 없나 찾다가 발견한 책. 결론은 몹시 맘에 듦. 와인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담겨 있으며 지식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또한 벨류 와인을 소개해 주어서 앞으로 와인을 구입하는데 정말 좋은 참고가 될 듯.  

  내가 와인에 흥미를 가진 계기는 맛도 아니고, 돈이 있어서도 아니며, 색깔이 예뻐서도 아니고, 프랑스에 흥미가 있어서도 아니다. 소설에 흥미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만큼 이야기를 가진 술이 있을까 싶어서였다. 이름이 만들어진 계기 혹은 라벨의 모양, 또 그 와인이 비싸진 계기며, 와인을 훔쳐간 도둑의 이야기 등등. 유명한 미술작품만큼이나 와인의 이야기도 다양하다. 그런 이야기들은 꽤 아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해줄 수 없는데, 이 책은 그런 이야기부터 우리나라 와인 시장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까지 좋은 글로 재미있게 들려줘서 와인에 관한 지식이라기보다는 재미난 옛날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또 와인에 관한 실질적 정보-와인 경매, 벨류 와인, 어울리는 치즈 등등-도 잘 실려있어서 와인을 조금 알고 즐기기 시작한 사람에게도 좋고 와인을 꽤 즐기고 있으신 분들에게도 좋을 책이다. 책에 소개된 와인들을 앞으로 조금씩 마시면서 조금 더 와인에게 한발짝 다가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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