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가게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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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재미있어보여서 덥썩 구입. 제목만으로는 어둡고 쓸쓸하지만 문장력이 살아숨쉬면서 좀 어렵고 이럴 느낌이었는데, 거의 이라부 수준이었다. 이라부 보다는 기발함의 디테일이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발상 자체가 재미있고 그것을 뒤집어가며 희망을 물들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설득력이 있거나 변화를 보여주는 탄탄한 구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내용적으로 재미있었다. 

그런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 늘 옆에 있다면 정말 '시나브로' 변해하는 것이 사람인 것 같다. 사람만큼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건 없는 거니까. 기대하지 않았던 유쾌한 이야기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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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199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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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쿤데라 작품이라 최소 2번은 각오하고 읽었는데 생각보다는 쉬워서 1독만 하고 감상 남기기로 결정. 한번 더 읽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긴 들지만 좀 시간이 지난 다음에 읽어도 좋겠다 싶어서.

한번이라도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소스들이 많다. 연애 이야기는 아니고 정말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정체성을 고민을 해야할 시기라고 배운 사춘기가 아니라 다 큰 어른, 아니 겉으로만 다 큰 어른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정체성의 고민은 혼자하는 게 아니라 관계 속에서 스스로가 규정되는 것이니, 가장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자발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관계인 사랑 조금 넓혀 우정 정도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하는 거의 유일한 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혈연이나 비지니스 관계에서 나타나는 나도 또 다른 모습이고 그것도 중요하지만, 진짜 나랄까 나다운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관계는 그런 관계는 아닌 것 같다. 처음에는 샹탈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내가 여자다보니 아무래도 여자 주인공에 감정 이입하는 경향이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둘 모두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라는 걸 알았다. 내가 나일 수 있는 곳은 홀로 서 있을 때인가, 누군가의 옆에 서 있을 때인가? 그런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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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A NOTE 나라 노트
나라 요시토모 지음, 신희경 옮김 / 시지락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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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개성적인 일러스틱한 그림이 인상적인 요시모토 나라. 중고책을 잔뜩 사면서 눈에 띄어서 장바구니로 GOGO. 그의 일기와 그림들이 편하게 놓여있는 책. '실려있는'이란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고 그냥 얹어놓은, 어떤 계산이나 집필의 의도가 있기보다는 그냥 그랬어 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독특한 그만의 그림 스타일은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계기로 그의 삶이랄까 제작과정을 조금 엿본 느낌. 그림도 참 잘 실려있고. 읽기보다는 보는 책에 가깝고 보면서 왠지 뿌듯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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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 뱀파이어 연대기 1
앤 라이스 지음, 김혜림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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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와 브래드가 연기한 치명적 매력의 뱀파이어가 나오는 영화가 생각나서 구입한 책. 저런 뱀파이어라면 언제든지 내 목을 내어주마 하는 마음이 들만큼 옴므파탈의 최고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지금 생각해도 완성도 있는 좋은 영화. 영화의 이미지가 워낙 좋아서 원작도 기대하면서도 또한 실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책은 역시 이건 옴므파탈로만 귀경지을 수 없는, 인생에 대한 철학과 인간으로서 가지는 본질적인 고민들이 녹아있는 작품이었다. 인간의 죄의식이란 무엇인가, 살인을 한다는 것이 쥐를 한마리 죽이는 것보다 과연 더 나쁜 일일까, 사랑과 집착, 애증은 어떤 형태인가.

어둡고 음침하면서도 경이로운 존재로서의 뱀파이어. 내가 인터뷰를 했다고 해도 나도 뱀파이어로 만들어 달라고 했을 거 같다. 시간이 의미를 갖는 건, 내 하루하루가 소중한 건 결국 죽음이라는 결론이 있기 때문일 것이지만 그것이 사라진다면, 죽음을 내가 결정할 수 있다면, 내가 경이로운 존재가 된다면,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천국의 과일같은 그 열매는 너무 탐스럽고 그 향내 또한 달콤해서 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설사 그 결론이 아름답지 못하다고 해도 그래도 그 매력에 취해버리기에 인간이며 또한 뱀파이어가 아닌가.

뱀파이어 연대기 나머지 책들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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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할머니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나라 요시토모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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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몇년전에 전집을 팔아서 한 여섯권을 대량 구매해서 읽고 또 읽고 하면서 많이 친해진 그녀의 문장. 시크한 듯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이 맘을 끌었다. 이 책도 마찬가지. 요시모토 나라의 그림이 있어서 다른 책 사는 김에 같이 샀는데 역시 그녀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그림도 예뻐서 동화책을 읽는 느낌. 추워지는 날씨에 만나는 낡고 따뜻하고 오래된 난로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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