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스피치 스피치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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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이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님의 3주기를 맞이하여 출판된 이어령, 스피치 스피치는 기업경업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 중 9개의 강연을 모아 엮은 내용을 담고 있어요.


 "돈과 칼은 억지로 굴복시키지만 말은 상대방을 스스로 무릎 꿇게 합니다"


 이 한 문장을 통해 말이 갖고 있는 힘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요.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창조적 상상력'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어요. 목차를 살펴보며 눈에 많이 띄는 단어는 역시 창조이지만, 자연, 문화, 생명, 상상력 등 우리가 깊이있게 살펴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 짐작해 볼 수 있어요.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지만 평범한 우리에게도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며 중요하게 갖고 가야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이라 생각해요.   살아있음과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그리고 그 환경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을 어떻게 강연으로 풀어나갔을지 기대되었어요.





 3번째 강연에 담긴 '언어의 영혼' 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무게를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특히 요즘 아이들과 대화하다보면 어색하게 느껴지는 '나'라는 단어가 생각났는데요. 우리가 당연하게 써오던 '우리' 라는 단어 대신 '나'라는 단어로 지칭대명사가 많이 대체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아이들도 국어보다 영어를 더 많이 접하다보니 영어식으로 생각하고 이것을 그대로 가져와 '나'라는 지칭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우리 나라의 '우리'가 포함하고 있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었어요. 또, 은근 흔하게 사용해서 많이 사용한다 느끼지 못했던 '죽인다'라던가 '먹다' 등이 갖고 있는 포괄적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의 표현들 중에 왜 이 단어를 쓰게 되었는지 살펴보며 사용하는 단어는 많지 않을거에요. 그렇지만 언어가 단순히 의사소통의 도구로써의 역할 외에도 그 문화와 정서가 담겨져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어요. 그리고 한글이 자음과 모음의 변화를 통해 생성하는 문자라는 관점은 인상깊었는데요. 우리가 이 부분을 인식하며 언어를 대한다면 좀더 풍성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 와닿은 강연이었어요.





 창조에 대한 4번째 강연을 통해 지금까지 내가 주변을 바라볼때의 관점이 얼마나 편협되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어요. 특히나 강조되고 있는 말의 힘(언어의 힘)에 대해서 어쩌면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것 같아요. 창조는 인간의 머리로 한다는 문장처럼 빠른 시대의 변화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말을 창조한다'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인데요. 돈을 들이지 않으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해서 훈련을 해보아야겠다 결심해 봅니다.




 옷으로부터 시작된 글은 바지를 통해 우리 나라 바지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뒤이어 우리 나라의 자유 분방한 디자인의 바지로 부터 문 디자인까지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을 통해 선생님의 사물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어요. 일부러 딱 맞추지 않고 자유로운 디자인을 하는 우리의 민족성은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추어 가는 유연성을 삶의 태도로 가져봤고 다양한 디자인적 요소로 발휘되고 있다는 점을 마주할 수 있었는데요. "있다, 없다"로 정의하는 디자인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마주해야 할 미래 산업이 무엇이고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시각을 엿볼 수 있어요.


 이 책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에는 말의 중요성과 강연에 대한 내용이라고 상상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읽는 동안 왜 말의 힘을 생각해 두어야 하는지, 우리는 어떤 역사를 갖고 말을 통해 창조를 향해 가는지에 대한 여정을 함께 밟아볼 수 있었어요. 창조를 이루기 위한 첫 번째 단계를 "말"로 정의하신 선생님의 마음을 엿보며 소프트파워가 갖는 힘과 창조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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