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박스 - 남자다움에 갇힌 남자들
토니 포터 지음, 김영진 옮김 / 한빛비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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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본다, 남성성에 대해]
남성성이란 무엇일까?
남성다움이란 무엇일까?
이런 물음이 든다. 학교에서 학습했던 것은, 여성성과 남성성을 확실히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여자는 이래야 한다. 남자는 이래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주관적 기준, 문화가 만들어 놓은 울타리에서 남성성과 여성성을 함부로 나눈다는 것이다. 누군가 차별을 당하던, 누군가 상처를 받던 말이다. 이런 옳지 못한 기준에 갇혀 얼마나 오랜시간 동안 착오를 갖고 살아왔던가 생각해 보게 된다. 맥박스에 갇힌 그 사고들이 폐기돼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맨박스>라는 책은 이점을 끊임없이, 절실하게 강조하고 있다.

남성들은 남자다움을 집단적으로 배워왔다. 이를테면 남자는 여자와는 다른 행동을 하고 다른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거나, 개인적으로 관계를 맺은 몇몇 여성을 제외하고는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교육받아 왔다. 이는 남자가 악하거나 매정해서가 아니다. 모든 남성들이 이런 남자다움의 정의에 일괄적으로 동의한다는 말도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대다수의 남성들이 이처럼 집단적인 강요를 통해 남자다움의 정의를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p.18-19


[한국을 생각해 보자면.]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유교적 사고방식으로 인해, 성차별적 발언은 수없이 범해져 왔다. 이건 많은 남자의 사고방식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본인이 이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들이 문제다. 본인은 그 차별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성차별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유로울 사람은 몇이나 될까. 한국적 상황에서의 차별적 문화는 성찰해야 하며, 올바른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SNS가 더욱 활발해지며, 익명성을 무기로 수많은 성차별적 발언은 아무렇지 않게 공론의 장에서 드러난다.
여기에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성차별적 발언의 대상들은 큰 상처를 받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맨박스에 대해 거센 반발과 반박이 몰려오는 예외적인 장소가 있는데 바로 온라인에서다. … 남성들의 마음속에는 ‘어디서 여자가 자꾸 이런 시비를 걸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르치는 내용을 여성 강연자가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나보다 더 상냥하게 전달한다고 해도 결국 남성들은 같은 남성이 가르치는 것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건 남성들이 착하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다. 대부분 남성들은 이런 식으로 반응한다. 착한 남성들도 다른 남성들만큼이나 성차별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그 어떤 남성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p. 180-181

[우리는 무엇을 상실했나]
우리는 혐오를 넘어야 한다. 혐오를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무감각에서 깨어나야 한다. 책에서 말하듯 인간애의 감성을 회복해야 할 시점이다. 차별적 발언을 그치고, 존중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무너진 균형을 바로 세워야 한다. 아마 이 과정은 많이 아프며, 수많은 비판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끊임없기 고쳐 나가야 한다. 수많은 아픔을 생산해 냈던 지난 날을 성찰하며, 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하기에.
또한 남성성, 여성성을 갇힌 사고를 할 것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인간성을 논해야 할 것이다. 인간답지 못함에 대해 말해야 할 사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책을 통해 한국적 상황에서 올바른 성 관점을 갖길 바라며.

중요한 점은 지배 집단인 남성들이 인간애의 큰 부분을 상실하고도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 집단에게 인간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아채지도 경험하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 그들이 결핍된 인간애를 되찾는 첫 계기가 바로 딸을 낳고 ‘우리 공주님’과 처음 눈을 맞추는 시점이다. 그 순간 남성은 자신의 세계가 변화함을 느낀다. 자신이 지금껏 ㅣ주변 여성들에게 내주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자신의 딸에게 주어지길 바라게 된다. 이게 바로 딸을 둔 아버지들이 겪는 내부적 갈등이다. 딸을 둔 남성들은 자문해야 한다. “나는 내 딸이 나 같은 남자와 결혼하는 게 달가울까?”p.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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