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용 캡슐 - SF 앤솔러지 라임 청소년 문학 51
김소연 외 지음 / 라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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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재난영화를 즐겨봤어요.
세상에 일어나지 않을 것만 같은
SF 공상과학에서나 나올법한 비현실적 스토리라고 생각했어서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은데,
이젠 너무나도 우리 현실에 가깝게 다가와서
이런 영화들을 보면 두려움이 생기는 요즘이예요.

이 책은 4명의 작가들이 쓴 4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고,
기후위기와 펜데믹을 겪은 조금 미래의 '우리들'의 이야기예요.

🌏<가이아의 선택, P12>
2050년 기준 인구의 80%가 기아에 허덕이고,
쉴 새 없이 창궐하는 전염병에 시달리며,
주거 환경의 70%는 지진, 산불, 해일, 폭우,
가뭄 등의 자연재해로 초토화된 상태.
국가 간 국경 분쟁, 경제 위기로 터지는 내전,
대륙을 떠돌아다니는 기후 난민 무리까지.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상이변과 생태계파괴,
재앙 수준의 환경 변화에 어찌할 지 모르고 있던 인류 대신,
기후 관리 시스템의 리더가 된 인공지능 '네오 가이아'.
네오 가이아의 계획 마지막 단계는 과연 무엇일까요..

🚀<일인용 캡슐, P56-57>
캡슐에서 눈을 떴을 때 지구여야만 했다.
우주를 날고 있는 캡슐 안에는 나 혼자다.
화성을 거주지로 만들기 위한 테라포밍 작업은 더뎠다.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수많은 생물들이 사라졌고,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했다.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나라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시작했다.
더 견고해질 거라 예상했던 마지막 저지선이었던 기후 협약이 깨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난민과 팬데믹은 점차 같은 이름으로 불리었다.
정체불명의 공포와 혐오가 먼저 자리했다.
그 위에 싹을 틔운 불신과 폭력은 무럭무럭 자라서
세상의 가장 취약한 곳부터 공격해 파괴하기 시작했다.

AI 인류 분석기에 걸러져 화성으로 내쫓긴 기후 난민들,
지구에 버리고 온 것을 찾기 위해, 잡히지 않는 지구로부터의
신호를 찾아 다시 한번 목숨을 걸고 지구로 돌아가는
캡슐에 탑승하는 결과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에피소드죠.

🔗<코찌, P.97>
온난화는 수만년 동안 빙하 속에 동결돼 있던 고대 바이러스를 깨웠고,
인류는 신종 바이러스 헥타드의 역습으로 절반의 인구를 잃었다.
기후 정부는 팬데믹의 종식을 위해..(중략) 1마이크로다 작은
바이러스까지 감지할 수 있는 전자센서(코찌5)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끝나지 않는 팬데믹의 시기.
기술이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거라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다시 불어닥치는 위기에 대한 이야기.
15세가 되면 마스크를 벗고 '코찌5'를 착용할 수 있는
'민낯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시대.

​🕯<빛을 찾아서, P147>
공기중에 살갗이 몇 분만 노출되어도 동상에 걸리는 지금과는
너무다른 세상이었다. 모든 게 풍족해서 지금처럼 목숨을 걸고
밖으로 나가 생필품을 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부러웠다.
정착지 바깥세상은 추위뿐 아니라 위협적인 약탈자와 떠돌이들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승환은 부럽고 궁금했다.

갑작스러운 빙하기의 도래로 인류 멸종이 코앞에 다가온 미래에도
늘 히어로처럼 선의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안심하게 해 준
에피소드예요.

각 에피소드의 배경을 알 수 있는 부분만 발췌를 했어요.
뭔가 크게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서글픈 시대예요.

오늘은 문득, 개인으로서의 우리의 끝없는 소비가
이 모든 것들을 불러온 것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지구의 자원들을 끊임없이 파괴하는 이유는
그 모든 소비들을 충당하기 위한 기업의 활동 때문일테니까요..

지구는 이미 스스로 최대한 자정작용을 하고 있다가
지쳐가고 있는 상태라고 해요. 마음이 참 아프지요.
우리의 미래 세대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들을 이용해서
행복하고 편안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우리가
만들어낸 무수한 지구/우주 쓰레기들과, 오염된 환경속에서
생존의 길을 찾으며 힘겨워 할 지도 모릅니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어요.
좋은 책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lime_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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