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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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김훈 작가님의 역사 소설은 어디서 숨을 쉬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고통받는 이들의 삶을 엿보는 건 시간이 흘러도 고통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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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 김훈 장편소설
김훈 지음 / 학고재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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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이라는 꼬리표 

(순전히 개인적인 나누기 -_-) 

생몰년도에 관계없이 

하나에 꽂히면 

전부를 찾아보는 몹쓸 습관. 

이야기와 작가를 동일시 하는  

환상의 세계에 갖혀 허우적대는. 

허나, 

김훈 작가님은 

그럴 수 없는. 

등장인물 속 누구와도 동일시 되지 않는. 

칼의 노래를 시작으로 

차분 차분 읽어나간 김훈 작가님의 글들이 

어느 지점에선가 ' 턱 ' 하니 숨통을 조여온다. 

'흑산'에선 모두가 주인공이다. 

그러니, 

나같은 인간에겐 집중력이 요구될 밖에.   

불편하니 피하고 싶고, 

피하고 싶으니 

책읽기가 싫을 밖에. 

휘리릭 넘긴 책말미에

'흑산'의 물고기가 반짝 울음 울었던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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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정치 - 김어준의 명랑시민정치교본
김어준 지음, 지승호 엮음 / 푸른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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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 풍자... 

이런 단어들과 거리가 있는 나는, 

진지한(?) 인간이란 말을 종종 듣는다.

컴으로 밥을 빌어먹고 살면서도 

말 그대로,

업무 외적인 일에는 

컴을 사용하지 않는다. 

재미없음으로. 

TV , 라디오도 없는 내게 

유일한 앎은 책을 읽는것.

어느 때부터인가 

밖으로의 나들이조차 삼가하게 되니, 

싫어도 인터넷 서점을 이용할 밖에. 

비속어를 사용하면 

아주 나쁜 아이인 줄 알았던 유아기.

비속어와 폭력이 난무하는 학창시절을 거쳐, 

어찌어찌하다 보니, 

욕도 못하게 된 등신같은 나. 

[ 닥치고 정치 ] 

잊고 지냈다. 

내 미침은 열정이 아닌, 

미친년으로의 종지부였음으로.

살았으나 죽은사람에게 

'  쫄지마, 씨발' 

이라 말해주는 김어준씨의 어투에 

그만 눈물이 왈칵.  

알면서 모르는척 하는것이,

비겁한 취급받는 사회이기에,

아예 '모른다' 라고 일축했던 

십오년의 세월이 겁나 부끄러워진. 

감정이 북받쳐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이 책. 

'두고 볼만 하다'

정보에 어두운 인간이라 

늘 뒷북을 치는 내게 

김어준씨의 사인회 소식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고마워요 김어준 형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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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가 있어, 목구멍에 풀칠하며 사는 나는 

'PC 없는 세상' 을 바라는 

모순투성이 인간. 

 

TV도 보지 않고, 

네트워크상의 익명들과 소통하지 않는 내게 

김.어.준 이란 사람은 외계인보다 더 낯선 존재. 

 

유행처럼 번지던 [ 딴지일보 ] 에 대한 소문(?)은 

내게 흥미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 나는 꼼수다 ] 에 열광하는 친구들에게도 

이방인 취급 받는 인간.

 

카드대금을 갚고(?)나면, 

맨먼저 하는 짓이 

인터넷 서점에 들러 책을 주문하는 것.

 

한달에 한번 하는 

나의 쇼핑은 

매우 진지하고, 더디며 

꼼꼼하다 못해 사람을 지치게 하는.

  

이것 저것 장바구니에 구겨넣고 

클릭하려는 순간. 

 

[ 닥치고 정치 ] 

 

' 닥치다 ' 라는 말을 

태어나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내게 

음... 

' 이 아인 뭐냐? ' 

호기심으로 읽기 시작. 

 

출.퇴근 시각. 

빽빽한 2호선에서 미친듯이 웃다 

미친년(?) 취급받았다. 

 

음습한 반지하방에서 

하와이 1집 

[ 어서와 ] 를 B.G.M 으로 

울컥. 

조금 눈물도 흘렸다. 

 

김어준아저씨의 '무학의 통찰'을 100% 받아들인다해도  

그의 인터뷰에 100% 공감할 순 없겠지만,

깨닫게 해 준 하나가 있다. 

 

'정치'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 라는 것.

  

눈감고, 귀막고, 입닫고 사는 내게,

' 그건 아니야, 그렇게 살면 안돼 ' 

라고 조근조근 나긋나긋 말해주는 사람.

 (나긋나긋. 이라니! 

  이게 김어준 아저씨께 어울리는 의태어일까?)

 

무튼, 

외면했던 '정치'란 녀석에게 

' 눈길 함 줘 볼까 ' 라고 생각하게 만들어 준 책.

 

이것 또한 오래가지 못하겠지만 -_-   

 

역시, 

마지막 문장이 가장 오래 이 책을 기억하게 만들꺼 같다. 

 

' 이 긴 대화를 끝내며 이제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한마디를 

  해두고 싶다. 

' 나는 잘 생겼다! 크하하하. ' 

 

김.어.준. 

 

건필하시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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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야마구치 마사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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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마구치 마사야 '

 

생소한 이름의 작가 책을 손에 쥐고,

한참,

난감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검색창에 야마구치 마사야 라고 친다.

 

' 와세대대학 법학부 졸업 ' ......

 

편견을 지니는 것 만큼,

책읽기에서 위험한 것이 없다.

 

라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한다.

 

예사롭지 않은 ' 발리콘 가 계보 ' 가 눈에 뛴다.

 

꽤나 낯선 풍경.

 

툼스빌(묘지 마을)의 3대 장의사 일족의 이야기.

 

라고 하면, 너무 간단한 설명이 되려나?

 

등장인물들의 면면이

기실,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

현기증이 일었다.

 

우선, 미국 장례 풍습의 낯설음.

 

'사화장' 이라 하여,

죽은 이를 예쁘게 포장(?)

조문객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게 하는 풍습.

 

고인의 모습을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 엠바밍' 이라는 기술.

 

묘지 마을과는 어울리지 않는

펑크족 아마츄어 탐정 ' 그린 ' 과 ' 체셔 '

 

이야기는 ' 피해자 = 죽은 사람 ' 이 되살아 나는

사건에서 시작된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별로 놀라진 않았다.

 

21세기에는 너무나도 황당 무계한 일들이

연일,

매스미디어를 통해 전달되고 있기에

이 구절을 읽으면서도

 

' 뭐, 죽은 이가 되살아 날 수도 있지 '

이러곤 콧방귀를 뀌었다.

 

무대가 바뀌고, 툼스빌.

 

' 스마일리 ' 일족이 모여

' 임종 ' 예행 연습이나,

그 밖의 소소한 다툼들이 일어난다.

 

이 책을 읽어 나가며 나 역시 공감한건,

 

' 죽은 이가 되살아나는데,

  살인자를 찾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였다.

 

비논리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한 내가

논리력을 요하는

추리 소설을 읽는 것 자체가 이해 못할 일이지만.

( 이럴땐,

  에퀼 포와로의 회색 뇌세포를 빌려오고 싶다 -_-)

 

추리 소설의 결말을 이야기하면,

정말이지

' 식스센스 ' 의 결말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기에

그저 이 책이,

책의 부피(?)에 비해

술술 잘 넘어간다는 사실.

 

' 야마구치 마사야 '

 

이 분.

굉장히 박학다식하다.

 

성서 구절들을 적재 적소에 잘 배치해 두고,

때론,

롹, 펑크 혹은 클래식이라는 음악을 잘 버무려서

철학적 사고까지 하게 만드는 놀라운 필력을 보여주신다.

 

무식한 내게는 일일이 찾아보는 수고로움까지 떠 안겨 주시는 -_-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현실인지

구분되지 않는 묘한 리듬감.

 

죽음과 삶의 경계가 모호한 것처럼 말이다.

 

어떤 이는 죽어서도

재물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해 되살아 자작극을 벌이고,

어떤 이는 죽었으나, 되살아난 것이 치욕(?)스러워 숨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자신이 왜 죽었는지 모르나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해

정신질환을 앓으며 엽기적 행각을 벌이기도 하는,

참으로 질리지 않고,

독자를 흡입하는 마력을 지닌 책이다.

 

문득,

아마츄어 탐정 ' 그린 ' 의 수사 결과 발표문에서

단 하나의 문장의 자꾸만 나를 낚아챘다.

 

' 미치광이란 이성을 잃은 사람이 아니라,

  이성을 제외한 모든 것을 잃은 사람을 말하지 '

 

' 종말론 ' 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 세태에

꽤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 죽은 이가 두번째 죽음을 맞이한다 '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육체적 죽음과 정신적 죽음.

 

어떤 것이 당사자에게 더 끔찍할 것인가?

 

자주 듣던 말이 이 책속에서도 역시

반복 된다.

 

' 메멘토 모리 '

 

------ > 죽음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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