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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물을 보았니? - 물살림 지구살림그림책
조은수 글.그림 / 창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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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가기 전 양치질 3분이 아니라 물장난 삼매경에 빠진 큰아이 생활습관을 고치기 위해 엄마의 잔소리 대신 선택한 책입니다.  물의 순환을 우리나라에 한정해서 말하지 않고, 지구 전체로 시야를 넓혀 말하고 있네요.

우리가 날마다 쓰는 물건 하나를 만들고 쓰고 버려서 처리하는 데까지 드는 땅과 물의 양을 생태발자국으로 나타내는데, 이산화탄소를 생겨나는 발자국이라고 해서 탄소발자국이라고도 부르는 이것이 클수록 지구를 더럽힌다고 합니다. 우리가 놀랐던 부분은 종이컵 한 개보다 감자칩 한봉지가 6-7배나 생태발자국이 큰 거였어요. 그냥 맛있게 먹었을 뿐인데 지구에 더러운 발자국 그렇게나 많이 남긴다는 게 참 씁쓸하더군요.    

그러면서도 오늘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 과자한봉지 뜯었으니 그 순간엔 까맣게 잊은 거죠.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선택한 책이었지만, 책을 읽은 뒤로 제가 살림하는 동안 얼마나 물을 마구마구 쓰고 있었는지 그제서야 보이더군요. 

지난주엔 우리 아파트 옥상  수조 청소때문에 8시간동안 물이 나오지 않았더랬죠. 주전자에 한 가득 담고, 욕조에 한 가득 물을 담아놓았는데, 단수가 끝난 뒤보니 욕조에 담아놓았던 물이 많이 남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이렇게도 물을 안쓸 수 있나 조금 의아했답니다. 단수였을 때는 물이 부족하니까 소변을 몇 차례 본 다음에 변기물을 내리고 양치물은 컵에 담아서 하고, 손은 세수대야에 받아서 했거든요. 하지만 습관이란 무서운 거예요. 다시 물이 예전처럼 나오고 나니 언제그랬냐는 듯 물을 막 쓰고 있네요.

아이는 책을 읽고 조금 겁을 먹었는지, 언제 지구 숲이 다 사라지냐고 우리나라에 물이 언제 부족해지냐고 묻습니다. 그래서 당장은 아니겠지만, 10년후가 될 수도 있고, 100년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해주니 100년후면 자긴 없을거라네요. 그렇지만, 네가 결혼해서 낳은 아이가 살고 있을 거고, 그 아이의 아이가 살고 있을거라고, 그러니까 물을 아껴써야한다고 하니 알았다는 표정을 짓는군요.

나참, 양심의 가책을 느낍니다. 물을 아끼라고 잔소리하지만, 정작 이 엄마는 물을 마구마구 쓰고 있으니 말이지요. 아이가 먹을 간식을 사주고 아이에게 필요한 물건을 사주는 사람은 엄마잖아요.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은 어쩌면 아이가 아니라 엄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몇십년 몸에 벤 습관을 바꾸기가 힘들지만, 우선 이거 하나부터 하겠습니다.

 

쌀뜨물 그냥 버리지 않기, 일단은 설겆이 물로 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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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질 한 번에 1초 - 시간이란 무엇일까?
헤이즐 허친스 글, 이향순 옮김, 케이디 맥도널드 덴톤 그림 / 북뱅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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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큰애는 숫자에 관심이 많아서 시계를 본 지도 꽤 되었고, 달력도 꼬박꼬박 챙겨보며 비교적 시간개념이 일찍 잡혀있어요. "얼른 밥먹어, 30분까진 다 먹어야해. 가서 양치질 해, 그만 나와, 옷갈아입어야해. 50분이다. 나갈 시간이야." 아침마다 이런식으로 말해왔어요. 

처음 이 책을 읽어준 이유는 그간 아이에게 시간개념을 너무 사실적으로만 가르쳐서 재미없고 딱딱하던 차에,  좀 색다른 느낌으로 시간을 '가르쳐'주고 싶었습니다. 엄마의 바램대로 정겹고 따스한 그림과 노랫말같은 내용으로 1초,1분,1시간,일주일,한달,1년... 시간의 흐름을 잘 짚어주었네요. 


헌데 일 주일이 지나서 이번엔 다른 다른 마음으로 읽게 되었어요.
작은애가 폐렴으로 입원해서 엄마인 저는 병원에서 지내고, 야근이 잦은 아빠대신 할머니댁에서 큰애가 몇일 지냈는데요, 4일밤을 떨어져 지내고 만난 큰애는 만나자마자 제 품에 와락 안겼습니다.
"엄마, 사랑해." 평소에는 그런 말 잘 하지 않던 녀석인데 순간 울컥했어요.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건 시간개념이 아니라 엄마아빠에게 사랑받는 다는 사실확인이었지요.
그래서 다시금 이 책을 함께 보며 여길 강조하며 읽어주네요.
"딸꾹질 한 번에 1초, 딱 1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처럼 네가 사랑을 받는 것, 이건 절대로 변하지 않는거야."
 

그리고는 시간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
"승준아! 엄마가 네 이름 부르는 데 1초!, 사랑해...하고 안아주는 데 1초, 2초, 3초!"
"엄마, 나는 10초동안 안을 수 있어."
"그래? 엄만 1시간도 안을 수 있어. 그치만 그건 좀 덥겠다. 그 안에 화장실도 가야하고, 그치?"
"엄마, 내가 태권도 하는 시간 1시간."
"넌 일주일 중에 어느 요일이 좋아?"
"월요일, 금요일, 일요일, 토요일."
"왜?"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고, 아빠가 회사안가니까."(품앗이하는 날과 아빠가 쉬는날이라 좋다네요)
"한달은 어떤거같아? 2월과 3월, 뭐가 달라졌지?"
"겨울에서 봄이 됬잖아요."
"응, 그래, 그리고 승민이가 이젠 걸음마를 잘 하네."



시계도 만들어보고, 

시계그리기
 

 

 

 

 

 

 

 

  

훌라후프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재보고 (3초를 못넘기지만요.^^)  




집에 있는 책 중에서 이 책과 관련해 다른 책도 읽어보고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버트 먼치, 북뱅크
Just in time, 매직빈

 
이 책을 통해 여러가지를 하며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네요.
흐르는 시간속에 많은 것들이 변해도 아이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이젠 아이도 알까요?
그동안 다 큰 사내아이라고 잘 안했는데 1초밖에 걸리지 않는 뽀뽀, 좀 더 해보겠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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