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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달리다 - <배철수의 음악캠프> 배순탁 작가의 90년대 청춘송가
배순탁 지음 / 북라이프 / 2014년 11월
평점 :
나는 음악을 잘 모른다.
어쿠스틱이 어쩌고, 사우드가 어쩌고 이런 전문적 용어들은 글로 봤거나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본 게 다일뿐이고, 학창시절에도 일명 ‘빠순이’처럼 어떤 특정한 가수를 좋아해서 그의 앨범은 다 사 모으고, 콘서트도 찾아다니고 이런 열정을 가져본적도 없다.
음악을 듣고 그냥 좋으면 계속 흥얼거리게 되고 조금 나아가서는 가사를 외우고 싶어지면 찾아서 열심히 외우는 정도일 뿐이다.
‘비슷한 세대를 살아온 음악평론가 배순탁이 말하는 90년대의 음악은 어떤 것일까?’
‘혹시나 음악평론가라는 직업 특성상 전문적인 용어들로 지루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책을 펼쳤다.
음악평론가 배순탁은 솔직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내가 학창시절에 라디오를 통해서 들었던 노래들을 이 사람도 좋아했었구나하는 생각에 동질감을 느껴지기도 했다.
전에는 그냥 좋아서 들었던 음악이 그의 글을 통해 스토리가 보태져 듣는 음악은 뭔가 더 성숙되고 새로운 것 같다.
세상과 불화한 인텔리겐치아 양아치 신해철
[청춘을 달리다]에서 처음으로 배순탁이 언급한 싱어송라이터는 신해철이다.
작가가 고등학교 시절 그의 신보를 사기 위해 복도를 열심히 뛰어 학교 앞 문방구까지 뛰어갔을때의 심정이 이해할 수 이해할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신해철을 알게 된 건 ‘그대에게’라는 노래를 통해서였다. 그 노래를 제일 좋아한다는 친구가 노래방에서 그 노래를 불렀을때 신해철의 매력에 빠졌던 것 같다. 그래서 그의 갑작스런 세상과의 이별은 그의 이름 석자를 듣는 순간 울컥하기에 충분했다.
왜 우리는 항상 그게 마지막이었다는 걸 모른 채, 그 마지막 순간을 무심코 흘려보낼 수밖에 없는 건지요. ---- 본문중에서
서태지, 이소라, 윤상, 이적, 언니네 이발관, 윤종신, 크라잉넛, 이승환, 자우림 등의 듣는 음악이 아닌 읽는 음악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다.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시청률이 최고였던 [응답하라 1994]라는 드라마가 떠올랐다.
드라마에서 흘러나왔던 90년대 듣고 다시 들어도 질리것 같지 않은 노래들.
그래서 였을까 책속에서 언급했던, 한때는 몇 번씩 듣고 또 들었던 음악들을 다시 찾아 듣고 싶어졌다.
윤상의 가려진 시간 사이로, 윤종신의 너의 결혼식, 신해철의 그대에게, 이소라의 기억해줘, 서태지의 난 알아요 ......
역시 좋은 음악은 세월이 흘러도 좋은 것 같다.
당신의 귀는 소중하다.
당신의 귀는 좀 더 좋은 사운드를 누릴 자격이 있다.
아마도 토라져 있을 당신의 귀를 이 앨범을 포함한 이승환의 작품들로 호강시키주기 바란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이승환의 음반들을 다시 꼼꼼하게 들어봤다. 그래서일까. 요즘 내 귀가 나를 참 좋아한다. 그의 음악이 연출하는 사운드는 그야말로 ‘쓸데 있는 고퀄’이다.
----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