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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가들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40
오동궁 지음 / 네오픽션 / 2026년 4월
평점 :
📗 오동궁이라는 괴짜르스로운 작가의 이름과 독특한 분위기의 노란 표지가 가장 먼저 나의 눈을 사로 잡았다. <미식가들>이라는 제목으로 어떤 SF 작품을 쓸 수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 <미식가들>은 굉장히 충격적인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자신의 손을 먹었다는 기괴한 이야기로 작품의 시작을 알린다. 작품은 주인공 신소민이 새로운 몸을 얻으며 시작한다. 뇌는 연구실에 있고 기계몸이 그 뇌와 연결된 몸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가난한 할머니는 최소한의 기능만 있는 기계몸을 가지게 된다.
📗 최소한의 기계몸에는 미각 장치가 달려 있지 않았다. 더 이상 미각을 느끼지 못한 채, 삶을 살아가게 되는 소민. 성인이 된 소민은 친구 은지가 미각 공유자로 일하다 죽는 모습을 보게된다. 미각 공유자란 외계인인 그로톤인에게 지구의 음식을 먹고 미각을 공유하며 돈을 버는 직업을 말한다. 사람들은 이들을 매춘과 다름없다고 손가락질하지만, 몸 밖에 가진 것이 없는 많은 이들이 이 직업에 도전한다.
📌 한순간에 뚝 떨어져 부드러운 바닥에 안착하는 그 행위에는 마음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온몸이 산산조각 날 것 같은 공포에 숨이 멎었다가, 다음 순간 안정감이라는 담요를 덮어쓰고 긴 숨을 내쉬는 것. 나는 다이빙에 중독되고 말았다. -58p
📗 은지의 죽음으로 소민은 자신의 기계신체를 업그레이드 해 미각을 다시 찾아 미각 공유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새롭게 찾은 미각에서 행복감을 찾으며, 미각 공유자로 활동하던 중 5일간의 특별 미식탐험에 참여하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되는 그로톤인의 진실.. 과연 소민은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 아니, 진짜 다들 먹으려고 태어났나? 할 일이 그렇게들 없나? -62p
📗 <미식가들>을 읽으면서 계속 느낀 점은 오동궁 작가의 필력이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꾸밈없고 세밀한 문장들이 나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이런 문장을 내가 좋아하는구나를 느끼게끔 해준 것에 작가님께 미리 감사의 인사를!
📌 누가 먹을 것을 건네면 맛이라도 봐야지, 받기조차 거부하는 건 상대를 거부하는 것과도 같다. 함께 먹음으로써 너와 나는 '우리'가 된다. -85p
📗 작품은 수많은 현실의 감각들이 얽혀있다. 미각뿐만 아니라 수많은 인체의 감각이 인간을 얼마나 인간답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물에 대한 열망, 소민과 할머니, 은지, 미식탐험 참여자들의 관계들을 통해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데, 이러한 작가의 시선이 무척 좋았다.
📌 아침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편의점 앞에서 삼각김밥을 우적거리며 떠드는 고등학생들. 그래, 지금을 즐겨라. 졸린 눈을 한 채 바삐 걷는 직장인들. 취직하면 사는 게 좀 나아지나요. 24시 국밥 가게를 가득 메운 일용직 노동자들. 오늘은 일을 찾아 저 국밥값을 벌게 되기를. 그리고 내 미래가 저들과 같지 않기를. -107p
📗 충격적인 첫 장면만큼이나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 마지막 장면은 작가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자신의 느낌을 독자가 있는 그대로 느끼기를 바라는 하나의 투쟁과도 같이 끝나는 마지막 장면은 독자를 외계인으로 비유하고 있는 것만 같아서 정말 좋았다. 작가와 독자가 정면으로 충돌하며 감각을 공유하는 일만큼 즐거운 일이 -작가에게나 독자에게나- 어디 있을까?
📌 내가 어든이 된 건 다름 아닌 그날이었다. 중요한 깨달음을 얻은 그날. 세상에는 우리가 넘어지기만을 호시 탐탐 노리는 돌부리가 가득 박혀 있었다. 부조리와 아이러니라는 돌부리가. -135p
✅ 본 게시물은 자음과모음 @jamobook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SF탐사단에서 함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