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포인트 - 그저 행동만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올바른 말을 해야 한다
슬라보예 지젝 지음, 이혜진 옮김, 배세진 해제 / 우중몽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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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장르 이외에도 20세기 철학 사상에 꽤나 관심이 많은 편이라, 철학에 관련한 책들은 꾸준히 읽고 있다. (서평에는 잘 안올리지만..) 이때 만나게 된 슬라보예 지젝의 <제로 포인트> 마르크스와 라캉의 영향을 받은 철학자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그리고 제로 포인트는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 '제로 포인트'는 시작점으로 되돌아야 하는 등반가를 비유하며, 지젝은 현대 국제 정세와 사유에 대한 제로 포인트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급진적인 좌파 지식인으로서 현대 사회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국제 정세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 트럼프의 집권은 이 세상의, 우리 문명에서 가장 귀했던 거의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다. -30p

📗 1부에서는 트럼프 시대가 낳은 수많은 문제점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책은 철학서를 읽는다기 보다는 철학자가 대중에게 자신의 신념을 꽤나 강성한 태도로 말하는 연설과 같이 들린다. 이렇게 강력한 문체로 이야기하는 책을 보았던가? 다행이(?) 지젝의 주장은 평소 나의 생각과 무척이나 많이 겹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젝의 주장들을 통해 나의 생각이 다시 차곡차곡 정리 쌓이는 느낌이랄까?

📌 뭔가 하지만 말고 제대로 된 말을 해! -39p

📗 2부는 지젝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개막 연설과 그 후에 그에 대한 비평과 재반론 등이 나열되어 있는 에세이 모음이다. 1부보다 2부가 훨씬 흥미롭고, 더 강렬하고, 신랄하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데, 누가 옳고 그른가의 문제를 논하는 것이 아닌 지금 우리는 세계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로 귀결되는 듯하다.

📌 따라서 '존엄'은 권력자들의 노골적인 냉소주의, 또는 더 정확히는 그들의 뻔뻔함에 대한 대중의 답니다. -44p

📗 특히 서안지구, 가자지구에서 '부수적 피해'를 입는 민간인들에 대한 애정과 네타냐후 정부가 저지르고 있는 수많은 일들, 하마스, 레바논 등 복잡한 국제 정세를 자신만의 철학적 렌즈를 통해 풀어나가는 글들을 통해 철학자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

📌 우리는 극단적인 경험에서 무언가 해방적인 것이 있어서, 그로부터 우리가 혼란을 수습하고 상황의 궁극적인 진실에 눈뜨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126p

📗 그리고 마지막 배세진 교수님이 쓴 해제는 지젝의 본문만큼이나 깊은 통찰을 가지고 있다. 사실 지젝의 글보다 더 인상적이었다. 알튀세르 연구자로서의 지젝과의 비교 부분과 지젝이 말하고자 하는 방향을 정확히 짚어내는 통찰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온라인 서점에서 배세진 교수님의 책을 주문했다...)

📌 우리는 '그저' 행동만 할 수는 없다. 우리는 올바른 말을 해야 한다. -167p

📗 20세개 철학이 무엇인지 몰라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가 정확히 몰라도...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세계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하는가? 어떤 질문을 해야하는가?를 다시금 상기시키게 된다. 철학자란 무엇인지, 철학이 단순히 형이상학적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 철학의 쓸모에 대해 절감하게 해준 책이다.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 독서를 통해서만 우리가 상황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헌은 여전히 우리가 처한 곤경의 난해한 모호성과 복잡성을 뚜렷하게 만들어 주는 특권적인 수단입니다. -217p

✅ 본 게시물은 우주님 @woojoosstory 모집으로 우중몽 @woojoongmong.books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우주클럽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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