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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만개 ㅣ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초엽 지음, 박지숙 그림 / 마음산책 / 2026년 4월
평점 :
📗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작품이 기대되는 그런 작가. 김초엽은 나에게 그런 작가이다. 김초엽의 거의 모든 작품을 읽었다. 작품마다 느껴지는 김초엽 작가의 따스한 시선은 독자들이 한국 SF문학에 보내는 시선이 되었다. 이번에도 기대감을 품고 책을 펼쳤다.
📌 해파리들은 기능이 없고, 쓸모가 없고, 그저 존재할 뿐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존재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할 것이다.
📗 <해파리 만개>. 얼마 전 아쿠아리움에서 해파리를 보고 왔다. 얼마나 환상적인 모습이었는지, 이 이미지만으로 작품을 상상했다. 하지만 <해파리 만개>의 해파리는 나의 상상과는 전혀 상반되는 이미지로 묘사되고 있었다.
📌 해파리, 젤리처럼 투명하고, 바다를 닮은, 살아 있는 물. 그건 내가 처음으로 본 해파리였다. -38p
📗 <해파리 만개>는 '작가의 말'부터 시작한다. 얼마 전 읽은 배명훈 작가의 <SF 작가입니다>에서 작가의 말이 들어갈 거라면 처음에 들어가는 것이 좋겠다라는 대목이 생각난다. 놓을 곳을 상상하며 쓴 작품들. 단아한 작가의 말부터 나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 어쨋든, 멀리 가고 싶어 하던 이 소설들은, 다시 종이 위에 놓였다. -8p
📗 표제작이라 할 수 있는 <해파리 만개에 관한 기록>은 폐허가 된 세상에서 도시를 탐사하는 타래의 이야기이다. 쓰레기 섬에 다녀 온 후 늘어나는 해파리. 나의 상상과는 전혀다른 쓰레기와 비닐로 덮힌 쓸모없는 존재들. 쓸모없는 존재 해파리는 점차 그 수가 늘어가고.. 사람들은 해파리에 대한 자신들만의 의견을 늘어 놓는다.
📌 해파리들이 내 생각에 장난을 쳤거든.... 능력만이 가치 있다는 생각. -58p
📗 수록작 중 가장 마음 아린 작품 <사각의 탈출>은 쓸모없어진 인공지능의 이야기이다. 쓸모를 다한 인공지능을 폐기하러 다니는 주인공은 네모라는 인공지능을 만나고, 그 인공지능의 쓸모에 대해 듣고 새로운 삶은 선사한다. 작품의 마지막 말은 김초엽 작가가 독자들에게 하는 다짐과 같다.
📌 멀리까지 가요. 우리의 말을 아는 사람들을 만날 때까지요. 나는 말할 거에요. 계속 쓸 거에요. 내가 다 닳을 때까지. 그러면 당신은 내 말을 볼 수 있겠죠. -115p
📗 <해파리 만개>는 쓸모없는 존재들의 이야기이다. 쓸모없는 존재, 잊혀진 존재,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존재, 즉 쓸모없어지고 소외된 것들에 대한 이야기. 김초엽 작가는 이러한 존재들에게 한없이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김초엽 작가가 끊임없이 보내는 이 시선이 누군가의 삶의 방향을 조금을 바꾸어 놓을 수 있지 않을까?
📗 과하지 않고, 단아한 문체와 깊은 사색이 느껴지는 문장들. 작은 존재들, 숨겨진 존재들, 세상 바깥의 존재들에 대해 천착하는 김초엽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괜히 나도 주변을 한번 둘러 보게 된다. 그들에게 손 내밀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 있으면 좋겠다.
📌 지금 나는 침몰하지도 죽음을 맞이하지도 않았다. -147p
✅ 본 도서는 마음산책 @maumsanchaek 출판사에서 도서 보내주시고 #SF탐사단 에서 함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