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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실리콘 세계 - STS SF 앤솔러지
단요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평점 :
📗 STS SF라는 개념을 주창한 장강명 작가의 기획 아래 탄생한 STS SF 앤솔러지 <멋진 실리콘 세계>. STS란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의 약자이다. 당장 우리 현실 앞에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SF 작품으로 장강명 작가의 기획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실현 가능한 과학 기술의 사회와 그 기술이 인간 삶과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관한 소설을 의미한다. 평소 장강명 작가의 팬으로서 무척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 그리고 단연 이 앤솔러지가 돋보이는 건 화려한 작가진이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좋아하는 단요 작가를 비롯해서 장강명, 우다영, 윤여경, 전윤호, 조시현 작가와 <삼체>의 류츠신, 그리고 일본의 간판 SF 작가 중 한명인 후지이 다이요가 참여했다. 한중일 작가가 모여 만든 앤솔러지라니! SF 팬으로서 정말 흥분되는 작품이었다.
📗 작품은 단요 작가의 <그들이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로 시작한다. 2024년 12월 3일 계엄이 성공했다는 가정하게 쓰인 작품으로 한국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을 현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단요작가가 제시하는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은 <1984>를 오마주 한 것 같은 비극적인 세상으로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STS SF 앤솔러지의 첫 작품으로 매우 잘어울리는 암울한 작품이다. 단요작가의 이러한 시니컬함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123 계엄을 다시 생각하면 끔찍하다.
📌 그래서 더욱이, 나는 이 땅에 그 장점들이 남기를 바랐으며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진 않기를 기도했다. -47p
📗 두번째 작품은 류츠신 작가의 <중국 태양>이다. <삼체>를 통해 사실상 세계적인 스타작가 반열에 오른 작가의 작품으로 전혀 손색없는 작품 전개와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을 읽고 나면 점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무한대로 이어지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혹시 장편으로 다시 만날 수 없을까 생각할 정도로 좋았던 작품.
📗 윤여경 작가의 <당신의 운명은 시스템 오류입니다>도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세계에 맞서는 인간의 이야기. 기술이 모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를 성찰하고 있다. 수록작 중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작품 중 하나이다.
📌 정말… 그 과학기술의 힘이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 있느냐고요. -214p
📗 마지막 수록작 후지이 다이요의 <빛보다 빠르게 날 수 있다면>. (왠지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생각나죠? :)) 짧은 길이의 작품인데 반해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통신에서의 시간차와 블랙홀, 지구의 멸망, 사건의 지평선 등 SF적 요소를 듬뿍 담고 있으면서도 닿을 수 없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SF의 대가의 작품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깨닫게 한다. 또 한가지 재미있던건 주인공이 한국인이라는 사실 ^^
📌 그리고 지금은 분명, 빛보다 빠르게 날고 있을 것이다. -431p
📗 여기서 언급하지는 못했지만, 장강명, 전윤호, 우다영, 조시형 작가의 작품도 매우 훌륭하다. STS SF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모든 SF가 STS적 요소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개념적 시도와 함께 한중일 작가를 한 작품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었다. SF팬 뿐만 아니라 모든 독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 진정한 우정은 상대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상대의 기억을 멋대로 들여다볼 수 없는 사이에서만 싹튼다. -285p(장강명 동물+친구x 로봇)
✅ 본 게시물은 문학동네 @ munhakdongne 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